• 아이들의 세상을 생각하라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키우고 싶은 엄마는 사고방식부터 많이 달라져야 합니다. 남이 추구하지 않는 것을 과감하게 추구하고 실천하는 결단성이 필요합니다. 좋은 학교, 좋은 학원, 이런것에 집중하기보다 자녀의 두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는 게 비결입니다. 그 두 날개만 튼튼하면 성인이 되어 어디든 마음대로 자신만만하게 날아 다니며 살아 갈 수도 있습니다.

    엄마들이 지금 이 시점에서 최상을 생각할 게 아니라 그들의 세상, 지금부터 10년 20년 후의 세상을 미리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녀와 또 학원에 다니는 풍토가 안타깝습니다. 물론 그것이 한국실정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학원에 가서 조금 더 학과공부를 하여 성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그 아이가 장래에 글로벌 인개가 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현명한 엄마라면 글로벌 인재는 학교 성적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시겠지요.


  • 엄마의 불안감 해소책?

    좋은 학원, 비싼 학원은 솔직히 엄마들의 위안이 아닐까 합니다. 엄마 본인이 스스로 시간을 내서 아이들을 직접 도와주지 못하기 때문에, 또는 그 외의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져서 최고로 비싼 학원으로
    대신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밤 늦은 시간까지 여기 저기 학원으로 돌아다녀야 하는 아이들이 참 가엽습니다. 오래 전에 이런 이야기를 텔레비전 방송(아침마당)에 나가서 했다가 많은 학부모들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방송이 나간후 방송국에 하루 종일 항의전화가 빗발쳤다고 합니다. 그날 텔레비전에서 이런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방과후엔 논다고요?"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지 않습니까?"
    "피아노나 기계체조, 태권도 등, 방과후에 그런 특별활동은 하지만 학과공부를 더 하기 위해 다니는 학원은 별로 없습니다. 대학준비반인 SAT학원 같은 곳을 제외하고는요."
    "그럼 학생들이 방과후 뭐 합니까?"
    "방과후엔 당연히 놀아야지요."
    "논다고요?"

    진행자(정은아씨?)가 깜짝 놀라 되물었습니다.

    "그럼요, 한참 자라나는 아이들이 놀아야지요. 학교 다녀와 숙제 한시간 정도 하고는 밖에 나가 노는 게 정상 아닐까요? 그래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라지요."

    그 뿐 아니라 촌지에 대해서도 그가 물었습니다. 미국 학교에도 촌지가 있는가고, 그 때 나는 만약 미국학교에서 선생님에게 학부모가 돈을 준다면 선생님이 모독을 당했다고 생각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왜 정상적으로 월급을 받는 선생에게, 부모가 돈을 주는가? 의아해 할 것입니다. 나중에 미국에 돌아와 동료 선생들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만약, 학부모들이 선물로 돈 봉투를 준다면 어찌 하겠는가, 대답은 이랬습니다. 돈 봉투를 왜 주는가, 선생님을 그렇게 무시하는가, 돈 봉투 주는 부모의 정신이 좀 이상한 게 아닌가고.

    물론 한국과 미국의 교육풍토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비교할 수는 없지만 돈 봉투나 야간학원 다니는 풍토는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졸업했다하여 출세 길이 열리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미국에서 명문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도 정상급 기업체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런 사실을 엄마들이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글로벌 인재 자격은 세계가 원하는 국제인입니다. 국제적 감각과 국제수준의 실력, 이것은 명문대학이 아니어도 가능하고 학원 교육이 아니어도 가능합니다. 이런 말을 아무리 강조해도 많은 경우 엄마들은 본인 스스로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보내는 듯 싶습니다.

    두개의 날개

    자녀들이 성장해서 그들 세상이 되었을 때 필요한 두개의 날개. 문화의 날개와 영어의 날개. 문화의 날개는 누누이 지적했듯 엄마의 문화와 엄마의 교양이 고스란히 아이의 날개가 되는 것입니다. 무지, 무식한 사람이 벼락부자가 되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고급의상으로 칭칭 감고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해도, 그의 문화수준은 언제든 쉽게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한 두 마디 대화속에서 금방 알 수 있는 것이 상대방의 문화수준입니다.

    가장 손쉽게 알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화장실 문화입니다. 화장실을 사용하고 거울 앞으로 다가가 화장을 손질하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는 습관, 이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사람이 엄마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손을 씻지 않는 엄마라면 그 엄마의 아이 역시 손을 씻지 않습니다.

    미국학교선 3년간 화장실 사용법 교육

    미국 학교에서는 유치반부터 아이들에게 화장실 사용법을 가르칩니다. 매일 똑 같은 시간에 반 아이들 모두 줄을 세워서 화장실에 갑니다. 당장 화장실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아이는 줄에 서 있다가 한 발자국 옆으로 비켜나 있습니다.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오는 아이는 모두 손을 씻어야 합니다. 선생님은 옆에서 꼭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또 한 줄로 서서 물 마시러 갑니다. 물 마시고 싶지 않은 아이는 이번에도 옆으로 비켜서 있습니다. 유치원 1년 내내, 그리고 1학년, 2학년까지 꼬박 3년정도를 이런 식으로 길들입니다. 그러고 나면 아이들이 줄 서기와 화장실 사용법, 손씻기가 생활화 되는 것입니다. 나는 한국에서 영어 수학 학원보다 교양, 매너 학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국제시대에 꼭 필요한 매너 교육을 시킨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매너 학원'은 왜 없나?

    미국에는 '에티켓 스쿨'이라는 곳도 있습니다. 열 여섯살이 되기 전에 아이들은 음식 먹는 법부터 세련된 매너를 배우는 것입니다. 물론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만 국제교류가 필수적인 시대에 세련된 인재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부모에겐 좋은 곳입니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잘 교육시킨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너에 대한 책을 구해 아이와 함께 엄마도 공부하고 하나하나 실천해 보는 것도 좋겠지요. 자녀에게도 엄마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영어는 잘하는 사람이 매너가 엉망이라면 국제적인 대화에서 그것이 국가 외교문제든 비지니스 상담이든 개인적인 사교이든 효과가 반감될 것은 뻔한 입니다. 한 사람의 매너가 그 나라의 문화는 물론 그가 일하는 기업의 이미지와 상품의 신뢰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매너 교육이 없다는 것이 참 이상합니다.

    김유미 작가의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