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음과 억양

    원어민 선생님도 위험하고, 조기유학도 불안하다면,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학생들오과 영어가 모국어인 학생들은 영어습득 방법부터 다릅니다. 영어가 모국어인 어린이들은 글을 알기 훨씬 전부터 자연스럽게 말을 합니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글을 알기 전에 말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 태생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많은 단어를 알고 의사소통을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아이들은 영어의 기본인 발음의 법칙, 즉 소리공부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미국 학교에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 학생들이 제일 먼저 들어가 공부하는 ESL(English as Second Language) 교실에서 제일 먼저 공부하는 것이 바로 이 기초 발음법칙과 억양 공부입니다. 동화도 동요도 비디도도 다 그 다음입니다.

    각 글자가 가지고 있는 발음과 억양만 올바르게 이해하면 책을 읽게 됩니다. 책을 읽을 수 있으면 문법 사용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문장도 쓸 수 있게 됩니다. 굳이 명사, 동사, 형용사 등등, 딱딱하게 문법 형식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문법에 맞는 문장을 쓸 수 있게 됩니다.


  • 단어 외우기는 금물!

    아이들에게 단어 외우기를 유난히 강조하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어는 따로 외우기보다 각 글자가 가지고 있는 소리를 알게 되면 훨씬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쉬운 책부터 시작합니다.
    초등하교 3학년이지만 1학년 영어 책을 읽어도 괜찮습니다. 3학년이라고 꼭 3학년 수준의 책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흥미이며 내가 이 책을 이해한다는 자신감입니다.

    책을 읽을 때 대강의 소토리만 알면 그 다음 책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처음부터 100% 이해를 기대한다는 건 무리입니다. 처음에는 대충의 뜻만 알면 됩니다. 그런 방법으로 책을 많이 읽다보면 어느 시점에 가서는 90% 이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 모르는 단어를 일일이 찾아가면서 읽기 않도록 합니다. 그런 방법은 아이들로 하여금 책을 싫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책은 우선 재미있어야 합니다. 재미있어 자꾸 읽다보면 어휘력과 독해력이 저절로 늘기 마련입니다.

    의사소통은 단어가 아니라 발음과 억양!

    왜 발음과 억양 공부가 그토록 중요한가?

    의사가 통하지 않는 영어는 죽은 영어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 고등학교나 대학까지 졸업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영어실력이 상당합니다. 독해력은 물론이고 문장력도 당당해 번역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외국인을 만나면 벙어리가 될까요? 바로 그 이유가 발음과 억양이 다른 영어를 하기 때문인것입니다.

    거의 30여년전 이야기입니다. 한국 서울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20년이 넘도록 영어 선생님을 하셨던 분이 미국 시카고에 이민 오셔서 영어가 통하지 않아 직업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회사에도 은행에도 물론 학교에도 취직이 되지 않아 결국은 공장 일을 하셨습니다. 내가 나가던 학교에 한국인 보조 선생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 역시 한국에서 10년 이상을 교직에 계셨던 분인데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보조선생님을 해야 했습니다. 이런 예를 들자면 끝이 없습니다.

    몇 해 전, 한국 TV뉴스를 볼 때였습니다. (미국 TV에 한국 TV 시간이 있습니다. 여러민족이 시간제로 TV채널을 사용합니다.) 한국인 앵커가 최근 부시 행정을 비난해 화제가 되고 있는 책 'State of Denial'이라는 책을 소개합니다. "스테이트 오브 대니얼"이라고 말했습니다. '디나이얼'이라는 발음을 '대니얼'이라고 한 것입니다.

    '초이'가 아니고 '최'

    또 TV 광고의 한장면입니다. 아마도 이 광고는 일부러 그런 식으로 우스꽝스럽게 꾸민 듯 합니다. 차 사고가 난 사람이 길에서 보험회사에 전화를 겁니다. "My name is Park." 이름이 Park이라는데 상대방은 자꾸 어느 공원에 있느냐고 묻습니다. "No, No. My name is Park." 이렇게 이름 또한 발음이 중요합니다.

    미국인들이 한국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해도, 한국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한국 발음대로 발음했으면 좋겠다는 게 나의 의견입니다. 미국인들이 발음을 그렇게 한다고 하여 "내 이름은 '초이(Choi)'라고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최'를 제대로 발음할 수 있든 없든 상관없이 본인은 '최'라고 발음하여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최근에 한국에 갔을 때 겪은 이야기입니다. 강남에 있는 Palace Hotel에 가려고 택시를 타고 호텔 이름을 말했더니 택기 기사분이 그런 호텔 없다고 하였습니다. "아닙니다. 내가 며칠 전에도 갔었습니다." 러면서 다시 한번 "팰러스"라고 말했습니다. "파레스요?" "아, 네, 네. 파레스 호텔, 맞습니다." 이렇게 발음 때문에 의사소통이 안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film을 필름, battery를 빳데리라고 하면 외국인은 알아듣기 힘듭니다.
    Coyote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요테'는 한국사람들끼리만 알아듣는 발음입니다. '카요디'에 가깝게 발음해야 외국인이 알아듣습니다.

    동요도 Phonics 익힌 다음에

    영어는 노래 부르듯이 높낮이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영어 강의를 할 때면 "영어는 점잖게 낮은 음으로 중얼거리지 말고, 좀 방정맞다 싶을 정도로 해야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강조하지만 영어 공부는 Phonics부터 시작해 기초를 다져가야 합니다. '미국 아이들은 노래를 배우면서 영어 공부 한단다' 등등, 엄마들이 그런 이야기에 솔깃해 하지 말기 바랍니다. 그건 자기 나라 말이기 때문입니다.

    남의 나라 말을 배우는 첫 단계는 발음과 억양입니다. 동요공부도 동화공부도 다 좋겠지만 순서가 있습니다. 올바른 발음으로 발음법칙과 억양을 녹음한 테이프나 CD로 기초 공부를 잘 하면, 굳이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영어 기초를 단단하게 닦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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