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신장위구르(新疆)자치구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시위는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카스(喀什) 등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유혈시위 사망자가 7일 오전 현재 156명으로 늘어나고 부상자도 1080명에 달해 이번 시위는 1989년 6월4일 천안문 민주화 요구 시위 이후 최악의 유혈 시위 사태로 기록됐다.

    공안 당국은 시위의 재발을 막고 주동자들을 검거하기 위해 2만명의 병력을 요소요소에 배치했고, 143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6일 우루무치 서쪽에 위치한 신장위구르자치구 제2의 도시 카스에서도 우루무치 분리독립 요구 시위에 동조하는 소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름을 '야구푸'라고 밝힌 한 남성은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각) 이드카 이슬람사원 밖에서 300명 이상이 모여 동조 시위를 벌였으나 포위한 경찰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경찰은 카스 외에 위구르족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악수(阿克蘇), 이리 등 다른 2개 지역에서도 동조 시위 움직임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 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공안 당국자들은 "이번 시위 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가 6일 낮까지 140명으로 집계됐으나 병원에서 숨진 부상자 등 16명이 추가돼 150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공안은 우루무치 교외에 있는 분리주의자 본부 몇 군데를 급습, 상당한 수의 시위 주동자와 가담자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우루무치 시내는 물론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질서를 정상적으로 회복했다고 선언하고 추가 폭력사태를 막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우무루치에서는 휴대전화의 국제통화가 끊겼고 인터넷 사이트 트위터도 차단됐으며 인터넷 사용도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이번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진 것은 지난 5일 오후 5시께 200여명의 위구르족 분리주의자들이 시내 도심 인민광장에 모여들고 1만여명의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비롯됐다. 순식간에 3000여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우루무치 시내 인민광장과 해방로 등 도심 지역을 몰려다니며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지나가는 한족들을 구타하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

    중국 당국은 위구르 분리주의 세력들이 공산주의 통치에 맞서기 위해 이번 시위를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분리독립을 부르짖는 망명 위구르족 단체들이 배후 조종자라고 비난했다. 해외에 있는 위구르 단체들은 중국 중무장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함으로써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이번 시위가 미국으로 망명한 위구르족 지도자인 레비야 카디르 재미(在美) 위구르협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루무치에서는 시위 참여자 1434명이 공안에 체포되는가 하면 다른 도시에도 병력이 급파되는 등 신장위구르자치구 전역에서 대대적인 검거선풍이 불고 있다.(북경 우루무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