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사진)는 지난달 29일 치러진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언론 보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왜 노사모파와 반노사모파가 TV에서 한번 붙어 국민 앞에서 누가 옳은지 밝힐 수 있는 기회를 방송사들은 마련하지 않는거냐"고 따졌다.

  • 김 교수는 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한민국 정부가 체통을 지키고 계속 살림을 꾸려나가려면 기강을 세워야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달 30,31일에도 "방송 3사가 총동원돼 노무현씨를 '순교자'로 '희생양'으로 부각시키는 일에 성공했다"며 노사모와 언론보도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

    김 교수는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헌화하려 나가는데 소리 지르며 덤벼들던 양복 입은 자가 어느 당에 소속한 국회의원이란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세상에, 저런 인간도 있는가' 무슨 개인적 원한이 있는지는 모르나 경호원들이 즉각 달려들어 말리지 않았으면 일주일 간격으로 국민장을 또 한 번 치러야 하는 나라가 될 뻔 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그런 무례한 자는 마땅히 당에서 국회에서 추방되고, 사법기관이 중형에 처해야 옳은 것 아니냐"며 "나라 꼴이 이게 뭐냐"고 목청을 높였다.

    김 교수는 전날(31일)에도 "적어도 장례식 날 하루는 완전히 '노사모의 날'이었고 그 날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노사모의 대한민국'이었다. 방송 3사 PD도 아나운서도 몽땅 노사모처럼 내 눈에는 비쳤다"며 "물론 사람이 죽었다는데 슬픈 기색을 나타내는 것은 인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카메라는 슬픈 표정보다는 오열하며 울부짖고 하염없이 눈물 뿌리는 그런 얼굴들만 골라서 비쳐 줬다"며 언론보도를 비판했다.

    그는 "해외 모든 여론이 마치 노사모들 손을 들어주고 현 정권 잘못을 부각시키는 듯 보도하는 것은 편파적이 아니냐"며 "내가 들은 미국 여론은 그와 정 반대다. '부정과 비리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던 전직 대통령이 자살한 그 순간부터 성자가 되는 그런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에 있겠는가'는 것이다. 국민을 오도하지 말라. 도대체 '이게 뭐냐'"라고 비판했다.

    이보다 앞선 30일에는 "목숨을 걸고 한마디 하는 사람은 예외가 될 수 있겠지만 이 장례식이 끝난 뒤에는 그 어느 누구도 노무현씨를 비판할 수는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내가 보기에 노씨는 '순교자'도 아니고 '희생양'도 아니고 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영화를 다 누렸고, 저승으로 가는 길도 본인이 선택한 것일 뿐 누구의 강요나 권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면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 국민장은 가히 '세기의 장례식'이라고 할 만큼 역사에 남을 거창한 장례식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