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의 근원 김정일정권을 반대합니다"

    전북대 북한인권 동아리 NK- Shouting(엔케이 샤우팅)교육팀장 백경훈(26.전북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씨는 서울 신촌 비즈센터에서 26일 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 “종북주의 편향사상에 회의 느껴 한총련 탈퇴, 북한인권에 눈돌려”

    "1993년도에 183개 대학 5000여명의 대의원이 모인 한총련 출범식이 전북대에서 열렸었죠. 순수했던 학생운동은 시간이 갈수록 궤도를 벗어났고, 점차 폭력적 학생운동·종북주의적 편향된 사상이념만이 난무하게 된 것에 회의를 느껴 전북대는 결국 97년에 한총련에서 탈퇴하게 됩니다"

    백씨는 "한총련 탈퇴 후 선배들은 대학생으로서 건전한 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이때 나온 의제가 '남한에서는 이렇게 민주주의 이뤄졌는데 정작 가장 가까이 있는 북한의 인권에 개선에 너무 무관심했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소회했다. 그런 문제의식이 줄곧 이어져오다가 그가 대학에 입학한 2003년도에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대학생의 목소리가 크게 표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했다.

    "이미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더이상 우리들이 피땀 흘려 이룩할 ‘그 무엇’은 없었죠. 그러던 와중 전쟁 기간이 아닌데도 기아, 그로인한 질병으로 약 300만 명이 굶어죽는 사태를 봤고 차마 고개를 돌릴 수 없었습니다"

    백씨는 북한의 기아와 속출하는 아사자 사태는 단순한 자연사가 아닌 정치적 이유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는 북한의 실상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문제는 마피아식 김정일 독재 시스템 하에서 일어나는 비상식적인 일련의 문제들이었다"며 "김정일 독재체제를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북한 인권 개선할 수 없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북한 인권 개선 활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생이 북한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백씨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학생회에서도 실천사업에 대해 구상했고,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학생들까지 개별모집 했다고 한다. NK-shouting은 동아리 연합형식으로 이뤄졌는데 그 구성원은 전북대 북한인권 관련 동아리, 학생회, 새내기 구성원으로 약 12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학내 신문사 '북극성'을 소개했다. ‘북극성’은 탈북자 지원 동아리로 시작해 월 1회 북한인권 관련 신문을 제작하며 '만평' '만화로 보는 북한인권'등의 내용을 실어 대중 친화적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이어 북한인권 실상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하는 YKNK라는 UCC제작 동아리도 소개했다. 최근에는 북한인권 관련 UCC콘테스트에서 탄 최우수상을 비롯해 공모전에서 세 번이나 입상한 경력이 있다고도 한다.

    백씨는 최근 스터디 모임 붐과 함께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자발적인 스터디 모임도 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로켓발사와 같은 시국상황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적지 않은 친구들이 북한과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 스터디 모임에 가입했습니다. 아직 여느 동아리들처럼 능동적 활동은 못하고 있지만 새로운 학습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 ▲ <span style=백경훈 전북대 북한인권동아리 NK-shouting 교육팀장 (사회복지학.4학년)은 26일 뉴데일리와 만나 "악의 근원 김정일 정권을 반대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과 그 본질을 대학사회에 알려내겠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 title="▲ 백경훈 전북대 북한인권동아리 NK-shouting 교육팀장 (사회복지학.4학년)은 26일 뉴데일리와 만나 "악의 근원 김정일 정권을 반대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과 그 본질을 대학사회에 알려내겠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
    백경훈 전북대 북한인권동아리 NK-shouting 교육팀장 (사회복지학.4학년)은 26일 뉴데일리와 만나 "악의 근원 김정일 정권을 반대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과 그 본질을 대학사회에 알려내겠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 “북한인권 얘기하면 ‘뉴라이트’로 색깔입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없을까?

    백씨는 "현 민주당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북지역은 우리들의 활동에 우호적인 토양이 아니다"며 "햇볕정책에는 대체로 우호적이나 이를 제외한 북한얘기는 남의 얘기가 돼버린 지 오래"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전북지역에서 '북한인권'을 얘기하면 '한나라당 학생단체'라고 일컫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를 주축으로 '뉴라이트'라는 색깔을 씌워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나라당이 북한에 대해서 주로 북한 인권을 주제로 얘기하다보니 우리같이 북한 인권에 대해 얘기하는 동아리에 ‘색깔 입히기’가 심합니다. 전북대 학생들이 보기에 '쟤들은 한나라당 애들인가'하는 눈으로 보니까 사실 활동에 많이 위축됩니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백씨는 "전북지역은 특이한 경우"라며 "서울이나 수도권과는 다르게 반 한나라당 정서가 강하다보니 순수하게 이런 활동을 해도 색안경을 끼고 본다"고 활동의 어려움을 말했다. 

    백씨는 '소위 진보라고 주장하는 측에서 더욱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민노당 추종학생들이나 운동권 친구들이 누구의 인권은 존중하면서 누구는 바라보지 않고 덮어두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좌파의 경우 김정일 정권에 중심을 두고 지속적 대화를 하려는 데 반해 우파는 북한인민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백씨는 학내에서 북한인권에 관한 다른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일부 운동권 학생들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선점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더군요"

    그는 “2008년 9월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학생들은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기회가 된다면 도울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보겠다’는 응답도 3~4년 전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대학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만큼은 아니어도 우리의 활동이 전북대에서만큼은 일정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려 본다”고 뿌듯해했다.

  • ▲ <span style=지난 8일 광명성 2호 발사 환영 평양시군중대회를 김일성 광장에서 개최한 북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title="▲ 지난 8일 광명성 2호 발사 환영 평양시군중대회를 김일성 광장에서 개최한 북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지난 8일 광명성 2호 발사 환영 평양시군중대회를 김일성 광장에서 개최한 북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햇볕정책이 김정일은 따뜻하게 하고, 인민은 타죽게 만들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뛰고 있는 대학생 백씨가 본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그는 단번에 "햇볕정책은 한마디로 실패한 대북정책"이라고 답했다.

    백씨는 "햇볕정책을 옹호하는 입장은 대북지원금이나 물자가 북한 주민을 위해 쓰여졌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최근 북한 로켓발사나 어제(25일) 벌어진 북한 핵실험을 봐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대북지원 물자가 북한 사람들을 위해 제대로 쓰였다면 지금 북한에서 아사자가 나올 수 없을텐데 탈북자만 해도 한해 20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아직도 굶주리고 못사는 나라가 북한 아니냐"며 "햇볕정책이 김정일을 따뜻하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북한 주민들은 타 죽인다"고 목청을 높였다.

    백씨는 "전북지역에서 우리의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활동은 왕성하게 계속돼 왔는데 서울 쪽에서는 이런 모임에 대한 대대적인 움직임이 없다"며 "서울지역과 그 밖의 지역 대학생들과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연대 행사를 자주 개최하고 싶다"고 향후 활동에 기대를 드러냈다.

    백씨는 앞으로 인터넷을 활용한 선전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북 지역에서는 이런 논의가 활발하고 활동력은 있지만 외부와의 교류가 미미한 게 가장 아쉽다"며 "외부와 교류할 것은 인터넷밖에 없는데 블로그를 활용해 북한 인권에 대한 실상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북한 사회에 체제 변화가 오지 않는 이상,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아무리 떠들어 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북한 체제변화를 위해서 앞으로 한국 사회가 미국 일본 등 국제 사회와 공조해서 북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것은 맞서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지속적으로 북한에 개방과 인권문제에 대해 거론하는 것이 가장 김정일 정권을 수세에 몰리게 할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