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3352만달러(약 423억원)에 달한다. 북한에는 '달러박스'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입는 타격은 조업 중단으로 인한 단순한 경제적 손실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가뜩이나 극심한 경제난·식량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잃게 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해 사회적·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공단이 폐쇄되면 당장 북측 근로자 3만8000여명과 이들 가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이들은 북한에서는 '개성 꿈을 이룬 사람들'이라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한순간에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한 가구에 4명씩만 잡아도 개성공단 덕분에 먹고사는 북한 주민이 15만명이나 되는 셈인데, 이는 결코 무시 못할 숫자"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해 피격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을 중단했을 때도 호텔과 음식점의 종업원, 관광안내원, 시설 유지 보수 근로자로 일하던 1200명의 주민 상당수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잃었고, 이 때문에 불만이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고 선언했지만 식량배급조차 제대로 못 주는 답답한 형편에서 그나마 하나 있는 번듯한 공단의 폐쇄까지 강행한다면 그 후폭풍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부 탈북자들은 "개성공단이 문 닫으면 북한 주민들이 폭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 당국이 시장에서 장사할 수 있는 여성의 나이를 제한하자 1만여명이 당국으로 몰려가 "우리도 먹고살아야 할 것 아니냐"며 집단 항의를 했을 정도로 생계문제에 관한 북한 주민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는 것이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 내부에선 흉흉한 민심이 감지되고 당국의 명령은 먹히지 않는 지경까지 와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