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박찬호가 신예 클레이튼 커쇼로 맞선 친정팀 LA 다저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 연합뉴스
    ▲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박찬호가 신예 클레이튼 커쇼로 맞선 친정팀 LA 다저스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 연합뉴스

    지난 7일 뉴욕 메츠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완벽 '부활투'를 선보이며 선발 잔류에 청신호를 밝힌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13일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자신의 친정팀 LA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서 6이닝 7안타 2실점으로 호투, 대망의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총 투구수 101개에 볼넷 없이 스트라이크는 63개, 삼진은 3개를 잡았으며 4-2로 앞선 6회말 대타 그렉 돕스와 교체됐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2마일(148㎞) 수준에 머물렀으나 전반적으로 싱커의 제구가 잘돼 대량 실점 위기를 모면하는 등 투구 로케이션과 구종의 다변화, 그리고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점이 이날 승리의 요인.

    사실 박찬호는 1회부터 흔들렸다. LA 다저스의 선두타자 후안 피에르에게 우익수 키를 훌쩍 넘는 2루타를 허용한 박찬호는 다음 타자 라파엘 퍼칼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냈으나 이어 등장한 올랜도 허드슨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 선취점을 헌납했다.

    다행히도 1루와 2루 사이에 갇힌 허드슨이 '협살'을 당해 위기를 넘긴 박찬호는 2회와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 LA 다저스의 '기'를 죽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2회에는 총 12개 투구 중 싱커만 7개를 던지는 과감한 시도를 한 끝에 상대편을 삼자범퇴 시켰고 3회 역시 겨우 7개의 공만 던져 상대 타자들을 넉 아웃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위기 뒤의 기회라던가. 필라델피아는 3회말 공격에서 페드로 펠리스와 카를로스 루이스가 연속 볼넷을 얻어 무사 1,2루 찬스를 만든 뒤, 다음 타석에 등장한 박찬호가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전 주자를 한 베이스씩 진루시켰다. 이후 필라델피아는 셰인 빅토리노의 유격수 땅볼을 곁들여 1점을 만회,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4회초 박찬호는 1사 1,3루 상황에서 맷 켐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한 점을 더 내주는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역시 4회말 공격에서 라울 이바네스의 2타점 적시타와 앞서 터진 지미 롤린스의 동점타로 한 순간에 3점을 뽑아내 경기를 뒤집는 괴력을 선보였다.

    5회에는 박찬호가 올랜도 허드슨 타석 때 3구째를 던진 뒤 허리 통증을 느껴 필라델피아 코칭 스텦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평정을 되찾은 박찬호는 라파엘 퍼칼을 우익수 플라이, 올랜도 허드슨을 삼진 처리하며 특유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방의 기회를 철저히 봉쇄했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박찬호는 세 타자를 연이어 내야땅볼로 아웃시키며 6이닝 2실점, 승리 요건을 완벽히 갖춘채 다음 타석에서 교체됐다.

    필라델피아는 7회말 공격에서 제이슨 위스의 홈스틸로 추가점을 올려 5-2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박찬호는 올시즌 6번째 선발 등판 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거뒀다. 지난 뉴욕 메츠전 호투에 이어 이날 경기를 2실점 승리로 매조지함에 따라 박찬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6.67에서 6.00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