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기 직후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이날 판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   ⓒ 연합뉴스
    ▲ 경기 직후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이날 판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   ⓒ 연합뉴스

    언저리타임이 바르셀로나를 살렸다.

    바르셀로나는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영국 런던 스템포드브리지서 열린 첼시와의 2008-200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종료 직전 첼시의 골망을 뒤흔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활약으로 극적인 무승부를 연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달 29일 1차전 홈경기에서 첼시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바르셀로나는 원정 다득점에 앞서 히딩크가 이끄는 난적 첼시를 무찌르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첼시는 경기 초반 터진 마이클 에시앙의 골로 승리를 굳히는 듯 했으나 인저리타임을 버티지 못하고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 히딩크의 4강 징크스를 깨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첼시는 경기 내내 '판정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주심인 노르웨이 출신의 톰 헤닝 오브레노 심판이 결정적인 순간에 페널티 킥 판정을 내리지 않는 등, 시종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첼시 선수들을 혼란에 빠뜨린 것. 첼시의 드록바와 말루다가 페털티 박스 안에서 상대편 선수에게 잡혀 넘어졌는데도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후반 36분엔 역시 페널티 라인 안에서 아넬카가 찬 볼이 바르셀로나 피케의 오른손에 정확히 맞았으나 오브레보 심판은 끝끝내 파울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첼시 선수들은 일제히 감독이 아닌 주심에게 달려가 격렬한 항의를 했다. 특히 드록바는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등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히딩크 감독 역시, 석연치 않은 심판의 판정에 대해 극도의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경기 직후 '스카이 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페널티 박스안에서 수차례 넘어졌는데도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며 "대체 누가 이런 심판을 이날 경기에 배정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내뱉은 드록바의 행위마저 "오히려 고맙다"며 충분히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정적인 것은 논란의 주인공 피케의 발언, 그는 경기가 끝난 직후 마찬가지로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졌고 페널티 킥 '불씨'를 야기시켰던 문제의 골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내 손을 스치고 지나갔다"고 실토했다. 사실상 심판의 오심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경기는 끝났고 선수라면 심판의 판정에 굴복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며 경기 결과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어쨌든 주심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한 첼시의 '불운' 덕분에, 바르셀로나는 마침내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는 자리에 올랐다. 결국 "'히딩크의 매직'은 4강까지" 라는 세간의 속설이 다시한번 증명된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