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부천사' 가수 김장훈이 광고 출연료로 받은 억대 부동산을 12년째 후원해 온 보육 시설에 기부했다.

    김장훈은 한 달여 전 서울 역삼동 경복아파트 사거리에 있는 오피스텔 '역삼 SK 리더스 뷰' 지하 1층의 분양광고 모델로 출연했다. 개런티로 평당 1천200만원 대인 지하 1층의 20평(약 2억5천만원)을 받았는데 이를 3년 뒤 경기도 부천의 '새 소망의 집'(원장 노봉연)에 기부하겠다는 약정서를 썼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30일 서울 대학로 드림시어터 SH극장에서 열린 '새 소망의 집 후원기금 마련 자선 콘서트'에서 노봉연 원장이 잠시 들른 김장훈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공개됐다.

    엔딩 무대이던 밴드 타카피의 공연이 끝난 후 노 원장은 예정에 없이 무대에 올라 "김장훈 씨가 얼마 전 광고를 찍었다"며 "광고료로 부동산을 받았는데 3년 뒤 부동산이 오를 경우 5억원 가량이 된다고 한다. 그때 이 부동산을 팔아 새 소망의 집 동생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을 감사패로 드리겠다"며 깜짝 선물을 전달했다.

    스케치북에는 '감사장, 김장훈 형아 우리를 잘 도와주시고, 놀아주고, 웃겨주고, 추억을 만들어주기에 상장을 드림' 등 여러 연령대의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글이 담겼다.

    김장훈이 부동산 기부를 생각한 것은 지난해 6월 '서해안 페스티벌'에서 공연 도중 쓰러진 이후부터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거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끊기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됐고, 그래서 몇 년 뒤를 내다보고 부동산 기부를 하게 됐다고 한다.

    이날 갑작스러운 노 원장의 소개에 멋쩍어하며 무대에 오른 김장훈은 "1998년부터 12년째 인연을 맺어온 동생들이 혹시 내가 잘못돼도 행복할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하고 "감사장을 책상에 앞에 붙여놓고, 사는 게 힘들 때 이걸 보면서 행복해지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파라오와 미라' 전의 음성안내를 녹음한 후 개런티 대신 보육시설 아이들의 관람권을 받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