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소 탱크' 박지성(28)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입단 후 4년 만에 `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첫 골을 터트렸다.
    지난 시즌 챔피언 맨유는 박지성의 활약으로 대회 결승에 올라 2년 연속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박지성은 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면서 전반 8분 선제골까지 넣어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을 올린 것은 2005년 7월 맨유 입단 후 처음이다.
    또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소속이던 2005년 5월5일 AC밀란(이탈리아)과 2004-2005 시즌 4강 2차전(3-1 승)에서 선제골을 넣고 나서 4년 1일 만이다.
    지난 2일 미들즈브러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에 이어 최근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박지성은 올 시즌 4골, 맨유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개인 통산 12골을 기록하게 됐다.
    맨유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전반 11분 프리킥 추가골에 이어 후반 16분 쐐기골까지 몰아넣어 로빈 판 페르시의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한 아스널을 3-1로 제압했다.
    지난달 30일 1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던 맨유는 1, 2차전 합계 4-1로 앞서 결승에 올랐다.
    맨유는 첼시(잉글랜드)-FC바르셀로나(스페인) 간 맞대결 승자와 오는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원정 1차전에서 귀중한 0-0 무승부를 거뒀던 첼시가 결승에 오르면 박지성과 거스 히딩크 감독 간 사제대결이 이뤄진다.
    맨유는 웨인 루니를 최전방에 세우고 호날두와 박지성을 좌.우측면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안데르손과 마이클 캐릭, 대런 플레처가 중원을 책임졌다.
    1차전 승리로 비기기만 해도 결승 티켓을 가져가는 맨유는 일찌감치 터진 박지성의 한방으로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전반 8분 안데르손의 패스를 받은 호날두가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어 중앙으로 찔러준 볼을 박지성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슛으로 연결해 골그물을 흔들었다.
    자신을 마크하던 아스널 수비수 키어런 깁스가 미끄러지면서 결정적인 슈팅 찬스가 오자 박지성은 달려나온 골키퍼 마누엘 알무니아를 보고 침착하게 골문에 차 넣었다.
    이제 결승에 오르려면 세 골이 필요해진 아스널 아르센 웽거 감독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맨유는 3분 뒤 호날두가 전매특허인 '무회전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넣어 점수 차를 벌렸다.
    호날두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은 아스널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30여m를 날아가 골문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다급해진 아스널은 이후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효과적이지 못했고, 전반 18분 루니의 중거리슛을 알무니아가 몸을 던져 쳐내는 등 오히려 위협적인 장면은 맨유가 더 만들어냈다.
    전반을 2-0으로 마친 맨유는 변화없이 후반을 맞았다. 지난 한 달 충분히 재충전을 한 박지성의 활약도 계속됐다.
    후반 7분 박지성으로부터 공을 받은 호날두가 아크 왼쪽에서 날린 왼발슛이 알무니아의 선방에 막히는 등 맨유는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마침내 후반 16분 맨유의 세 번째 골이 터졌다. 박지성도 한몫했다.
    역습 상황에서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센터서클로 공을 몰다 아스널 진영 왼쪽으로 쇄도하던 루니에게 연결했다. 루니가 다시 공을 중앙으로 내주자 달려들던 호날두가 오른발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허망하게 다시 골문이 열리자 희망을 잃은 아스널 팬 일부는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결승행을 확신한 듯 이후 안데르손, 파트리스 에브라, 루니를 차례로 불러들이고 라이언 긱스, 하파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내보내면서 다음 일정을 대비했다.
    맨유는 경기 종료 15분여를 남겨두고 미드필더 플레처가 아스널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페널티지역 안에서 반칙을 해 바로 퇴장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맨유는 결국 후반 31분 로빈 판 페르시에게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내줬다.
    하지만 맨유는 수적 열세에도 이미 전의를 잃은 아스널의 공격을 잘 봉쇄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