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유환 동의대 사태 순국 경찰관 유족 대표 ⓒ 뉴데일리
    ▲ 정유환 동의대 사태 순국 경찰관 유족 대표 ⓒ 뉴데일리

    “최동문 경위님, 박병환 경사님, 정영환 경사님, 조덕래 경사님, 모성태 수경님, 김명화 수경님, 서원석 수경님! 님들의 명예를 지키지 못한 저희 탓에 님들은 지금 잠들지 못하고 계십니다.”

    3일 동의대 사태 순국 경찰관 20주기 추도식이 열리던 대전 현충원. 추도사 말미에 통곡으로 말을 잇지 못하던 정유환 동의대 사태 순국 경찰관 유족 대표는 간신히 추도사를 마치고 무겁게 자리에 주저앉았다. 고 정영환 경사는 그가 가장 아끼는 동생이었다.

    유족 대표를 맡아 온갖 일을 도맡아하면서도 힘든 줄을 모르던 그는 고인들의 20주기를 맞은 이날 유달리 피곤해보였다.

    “혼자 싸우다가 동지들이 함께 하니까 긴장이 풀리나 봅니다.”

    하지만 그는 추도식에 처음 경찰총수와 전여옥 국회의

  • ▲ 정유환 동의대 사태 순국 경찰관 유족 대표가 전여옥 의원에게 전여옥법안 관철을 읍소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정유환 동의대 사태 순국 경찰관 유족 대표가 전여옥 의원에게 전여옥법안 관철을 읍소하고 있다. ⓒ 뉴데일리

    원이 참석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준 것에 대해 피곤 속에서도 다소 고무된 표정이었다.

    “바라지도 않았지만 YS정부 이후 대통령이 추도의 뜻을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고맙지요.”

    그는 누구하나 유족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던 좌파 정권 10년의 악몽을 떠올리며 어금니를 굳게 물었다.

    “역사 왜곡이 아닙니다. 역사 날조입니다. 2002년 동의대 가해자 학생들이 민주열사가 됐을 때 저희 유족들은 모두 매스컴을 통해 사실을 알았습니다. 심사를 한다는 위원회에서 우리에게 진상을 묻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경찰관들에게도 확인을 안했다는 거예요. 이런 심사가 어디 있습니까?”

    정유환씨의 이 같은 주장은 기자가 지난 4월 인터뷰한 유병은 부산진경찰서 경우회장의 증언을 통해서도 입증된다.

    당시 동의대 사태를 직접 수사했던 유병은 회장은 “수사 담당자였던 내게도 한마디 사실 확인을 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2002년 이 발표로 고인의 큰 형이자 정유환 대표의 형은 화병을 얻어 세상을 등졌다.

    “죽은 사람 시체 꺼내 매질하고 멀쩡한 사람을 다시 죽인 살인 판결이었습니다.”

    정 대표는 말을 이었다.

    “명예회복을 위해 헌법소원을 냈을 때 기각 사유는 더 기가 막힙니다. 유족은 당사자가 아니어서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으면 유족이 나서지 사망한 당사자가 나섭니까?”

    정씨는 “억지로 민주열사 만들어 희생자며 유족들 가슴에 박은 대못은 영원히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여옥 법안’이 입법돼 고인들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여기 묻힌 고인들의 영령은 잠들지 못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취재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정 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

    “먼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이 되어주세요.”

    세상에 배신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세상을 못 믿는다. 정 대표나 유족들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외로운가보다. 하긴 얘기 들어주는 사람도 없는 10년을 살았으니…. [=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