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부진 나라 수위스에 가다 ⓒ 뉴데일리
    ▲ 다부진 나라 수위스에 가다 ⓒ 뉴데일리

    경찰 출신의 대사라는 흔하지 않은 이력을 가진 저자 구니마쓰 다카지는 탐정이 수사를 하듯 스위스 전역을 누비며 우리가 몰랐던 스위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평화의 나라’ 스위스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다부진 나라, 스위스에 가다》는 그 인식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스위스 역사에서 스위스의 중립 정책, 스위스 은행, 스위스의 경제적인 번영 모두가 근본을 따져 보면 세계 제일의 스위스 용병에 있다고 말한다.
    평화의 나라 스위스와 타국에 나가 급료를 받고 전투를 대신한 용병, 가당키나 한 말인가! 하지만 유럽 중세와 근세에 용병이라 하면 바로 스위스인 용병을 일컫는다 할 만큼 스위스인 용병의 이름이 드높았다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이렇듯 스위스를 아름다운 목장, 빙하를 머리에 인 산들, 시계와 치즈와 초콜릿의 나라로 알고 있는 사람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을 국시로 하는 나라가 오랫동안 전쟁 도우미의 수출국이었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까닭일까?
    ‘용병의 나라 스위스’라는 주제의 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스위스 아미’라고 적혀 있는 휴대용 칼의 명성도 여기서 온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고개를 치켜든다.

    스위스를 오로지 치즈, 초콜릿, 알프스 산맥,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시계, 스위스 은행, 영세중립국으로만 떠올린다면 스위스를 직접 방문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그 이상의 것을 보기는 힘들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을 꿰뚫어 보며 한결 의미 있는 여행을 하려면 역사와 문화에 대한 좀 더 진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다부진 나라, 스위스에 가다》는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 스위스 개설서들과 비교해도 또 다른 맛이 있다.
    요즘 스위스로 여행을 그리들 많이 다니면서도 정작 스위스의 역사와 사회, 문화는 자세히 알지 못하는 실정은 일본인들도 마찬가지였는지, 필자는 그런 실태를 좀 바꾸어보자는 목적을 처음부터 명확히 하여, 스위스에 대해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가벼운 내용을 다루는 것을 자제하고 스위스 역사와 문화에 대해 좀 더 진중하게 접근한다.

    필자는 스위스에서 대사로 근무하는 동안 스위스 스물여섯 주를 모두 방문하여 현지 주민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현지에서 벌어지는 이벤트에 참여하며 각 주의 정치·사회·문화적 특징과 배경을 이해하고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 열성과 성의가 책을 읽으면 오롯이 드러난다. 저자의 날카로운 관찰과 해박한 지식과 스위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기파랑 펴냄, 213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