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닉 라일리 GM 아태본부 사장이 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 닉 라일리 GM 아태본부 사장이 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GM대우의 지배구조 변화를 원하지 않으나 산업은행이 이번 주 모종의 제안을 전달했고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혀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 연합뉴스

    "GM대우 자금지원 NO!, 산업은행 지분인수 검토?"

    닉 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본부 사장이 “GM대우에 대한 지원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다만 산업은행이 이번 주 모종의 제안(?)을 해와 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닉 라일리 사장은 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GM대우에 대해 "GM이 ‘굿 컴퍼니’에 소속돼 있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하겠지만 '자금 지원'같은 주식구조를 바꾸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라일리 사장은 “산업은행이 지분을 추가로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고 산업은행으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일리 사장은 "산업은행 측에서 GM대우에 대한 본사 차원의 장기적 지원보장 계획이 있는지를 물어와 이에 대한 답변을 다음 주까지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전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김종창 금융감독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 “GM본사와 GM대우 지분 인수 문제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히고 “다만, 알려진 것처럼 30% 규모의 지분 인수 방안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에도 민 행장은 GM대우 경영진과의 면담에서  "GM본사의 구조조정 과정 중 GM대우 지분 문제에 대한 협의를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산업은행 측에서 GM대우에 대한 자금지원 여부를 결정키 위해 내부 평가 자료를 GM대우에 요구했고, 현재는 산업은행 측에서 관련 자료를 토대로 ‘지분인수’를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GM 본사와는 달리 GM대우의 경우 실적(수출)이 좋아 본사에서 탐을 내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도 GM대우가 상당한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 GM 본사로 대량의 자금이 빠져나가 결국 GM대우가 적자기조에 빠졌다는 것은 이미 업계 간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GM 본사에서는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산업은행의 지분 인수를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을 수 있고 지금처럼 본사의 숨통을 틔여 주는 역할에 만족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처럼 업계에 퍼져있는 소문(?)에 대해 GM대우는 “GM본사를 포함, 다른 거래처에서 자금이 제 때 들어오지 않은 것이 전혀 없다”고 일축하며 “선물환계약과 관련, 지금껏 약정한 달러를 못내 패널티를 물은 적도 없다”고 여러 언론을 통해 해명한 바 있다.

    실제로 GM대우는 지난해 2조9천억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는 파생상품 손실액이 2조 3천억 대에 육박했기 때문인데,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수출에 지나친 비중을 두고 있는 GM대우의 수익구조상 수출 가능한 금액을 미리 파생상품 거래로 걸어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GM대우는 한화로 1조원을 넘는 수준인 8억9천만달러의 선물환계약금이 5~6월에 만기 도래함에 따라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었으나, 지난 30일 5억 달러에 달하는 선물환계약 상환을 3개월까지 연장함으로써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다. 하지만 업계에선 만기연장이 고작 3개월에 불과하고 GM 본사의 파산 가능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어 이를 타개키 위한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GM 본사는 Good GM과 Bad GM으로 나눠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인데, 굿 GM에는 시보레 캐딜락 뷰익 등 세계적 브랜드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현재 GM대우의 지분은 GM인베스트먼트(48.2%), 아·태본부 GM AP(2.71%), 일본법인 스즈키(11.24%), 중국법인 SAIC(9.89%) 등 4개사가 총 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이 28%를 각각 보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