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마법에 '예봉'꺾인 무적함대

히딩크의 마법이 또 다시 통했다. 첼시는 한국시간으로 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벌어진 FC바르셀로나와의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첼시는 원정경기에서 거함 바르셀로나와 무승부를 기록함에 따라 내달 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2차전을 한층 유리한 입장에서 치를수 있게됐다.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와 다니엘 알베스를 앞세워 첼시의 오른쪽 측면을 끊임없이 두드렸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 부임이후 예전의 위용을 완전히 되찾은 첼시의 막강 미드필더진은 철저한 협력수비를 통해 개인기에 능한 바르셀로나 공격진을 무력화시켰다.

미하엘 발락, 존 오비 미켈, 프랭크 램파드, 마이클 에시엥 등 선발 출장한 4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중앙에서 치고 들어오는 바르셀로나의 사비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봉쇄하는 한편 수비 뒷쪽을 노린 앙리의 돌파 마저 효율적인 협력 플레이로 저지시켰다.

바르셀로나는 볼 점유율면에선 첼시를 압도했으나 디디에 드로그바를 제외한 전원이 철벽 그물망을 펼친 첼시의 골문을 여는데는 실패했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쥔 바르셀로나는 오히려 라파엘 마르케스의 백패스 실수로 첼시의 드로그바에게 단독 찬스를 내주는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발데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실점은 면했지만 바르셀로나 입장에선 간담을 서늘케 하는 순간이었다.

바르셀로나의 악재는 또 있었다. 수비수 마르케스가 52분 갑작스레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해 카를로스 푸욜과 교체된 것. 공교롭게도 푸욜은 첼시의 교체 선수인 벨레티에게 반칙을 저질러 옐로우카드를 받게됐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마지막 고비인 원정 2차전을 앞두고 팀의 핵심 수비수를 잃게 된 셈이다. 특히 히딩크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벨레티를 가리켜 "오늘 그가 팀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어 '소름끼치는' 예지력 마저 보여줬다.

첼시의 또 다른 숨은 공신은 다름아닌 골키퍼 체흐. 그는 69분 바르셀로나 사무엘 에투의 오른발 슛을 왼발로 기가막히게 막아내며 바르셀로나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후 바르셀로나는 에투를 빼고 보얀 크르키치를 투입하며 공격에 활로를 모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득점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리오넬 메시를 앞세워 경기전 승리를 호언 장담했던 바르셀로나는 홈 경기에서 첼시와 비김에 따라 결승 진출에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히딩크의 마법이 과연 첼시를 결승까지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타이틀 마저 거머쥐게 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