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팔번뇌 ⓒ 뉴데일리
    ▲ 백팔번뇌 ⓒ 뉴데일리

    불교에선 인간의 번뇌의 수를 108가지로 말한다. 108이 일반적으로 많다는 의미로 쓰인다는 견해도 있지만 불교에서는 나름대로의 산법으로 108번뇌를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섣달 그믐밤 절집에서 치는 종소리는 108번 울려 퍼진다. 종소리 한 번마다 중생들의 번뇌 하나씩을 지워나간다는 의미다.

    우리 현대시 100년을 육당 최남선의 시조집 이름도 ‘백팔번뇌’였다. 이와 제목을 같이한 시조감상 에세이집이 새롭게 나왔다. 시인 홍성란이 현대 시조 108편의 감상을 담은 ‘백팔번뇌’를 펴냈다.

    이병기, 조운 등 일제시대 시인부터 조오현, 정완영, 박현덕 등 원로, 신예 시인 108명의 노래들이 나란히 실려 있다.

    시조는 우리 민족 정서에 맞는 우리 이야기를 우리말로 쉽게 풀어 우리 리듬에 얹어 놓는다. 가장 우리 가슴에 와 닿는 화법을 가진 우리 민족의 시이다.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고, 소리 내어 읽다 보면 한 수 한 수 사연들이 가슴에 알알이 들어와 박힌다. 절절한 리듬들에 어느새 우리 가슴 속 108번뇌도 잦아든다.

    아름다운인연 펴냄, 232쪽, 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