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와 나의 마음의 고향 ⓒ 뉴데일리
    ▲ 너와 나의 마음의 고향 ⓒ 뉴데일리

    요즘 조계사 앞마당은 라일락 향기가 그윽하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내에 가득 달린 오색 연등처럼 불심 가득한 특별한 이야기들이 한 권의 작은 에세이집으로 출간됐다. 조계종 출판사가 낸 ‘너와 나의 마음 고향’이 그 책이다.
    조계종교육원에서 불학연구소장 소임을 맡고 있는 현종 스님의 마음이 담긴 ‘법 보시’다. 

    “연어가 목숨을 걸고 다다르고자 하는 곳은 고향이다. 그 고향은 무념(無念)으로 가는 무념 속의 고향이기도 하다. 핵폭탄이 떨어져도 끄떡없고, 태양이 무너져도 상관없이 밝고 따뜻한 곳이다. 그 어떤 곳보다도 편안한 곳이다. 부처님께서 육신의 생명을 걸고 탐험하여 도달하셨던 고향도 마음속 무념의 고향이다.”
    책 첫 머리의 ‘연어’라는 글 중 하나이다.

    현종 스님은 사회와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힘은 명상이라고 강조한다. 차분히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호흡을 살펴보며 명상을 할 때, 자신이 뛰어가는 자리가 어딘지, 앞만 보며 살아온 숨 가쁜 인생을 뒤돌아 볼 수 있다고 귀에 대고 이야기하듯 속삭여준다.

    “딱딱한 갑옷 같은 ‘나’라는 허구의 껍질이 점점 깨어지면서 깊고 고요하고 흔들림 없는 편안함, 즐거움, 온화함, 평등함, 진실함 등이 심신에 젖게 되고 주변 사람과의 인연 관계도 밝아지게 되어 스스로 이롭고 남도 이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렇게 이 세상에서 원하는 꿈을 이루고 더불어 앞서 말한 인간의 본질을 밝히며 서로가 새털구름처럼 가볍고 편안하게 해탈의 길로 접어들게 하는 것이 명상의 가르침이다.” -본문 29쪽

    책의 행간에서 하루하루 숨차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삶의 쉼표를 줄 수 있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조계종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손상좌로 불가에 입문한 현종 스님은 동국대 불교대학을 졸업한 뒤, 일본 용곡대학 대학원에서 문학연구과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같은 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소장이자 서울 삼성암과 태릉선수촌 법당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
    조계종출판사 간,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