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황근 교수(선문대 언론관광학부)는 16일 미디어 개혁 법안 반대측 위원들의 여론조사 동원 주장과 관련, "여론조사라는 것은 결국 이겨야하기 때문에 정치의 연장선상이 될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황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황 교수는 "여론조사에 의존하다보면 꼭 그렇게까지는 안되겠지만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국민을 선동하는 일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는 정부대로 일자리 창출 의견으로 선동할 수밖에 없고, 또 반대하는 쪽 입장에서는 언론장악이니 이런 것으로 가다보면 본질은 사라리고 완전히 선동, 정치의 연속선상으로 된다"면서 "이 때문에 합리적 정책안이 나올 수 없는 정쟁의 연장선으로 갈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또 "전문가들도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고, 개인조차도 생각하기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갖는 굉장한 복잡한 사안을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해 합리적인 정책안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같이 정쟁 확대를 우려한 황 교수의 지적에 사회자 손석희씨는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손씨는 '선동'이라는 단어에 집중했다. 손씨는 "민주당 쪽에서 추천하신 분들은 어떤 형태로든 여론조사를 좀 하자는 의미인데 그것을 선동이라고 말한 것은…"이라고 반론을 제기했고, 황 교수는 "극단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손씨는 "대개 의견을 모아가는 절차가 민주사회에서는 청문회든, 공개적으로 어떤 자리든 마련해 알리고 이를 측정하는 방법은 우리가 택해왔던 방법이기 때문에 청취자들이 듣기에 '선동'이란 말을 들으면 어떻게 받아들일 지 모르겠다"며 거듭 주장했다. 황 교수는 재차 "극단적으로 그럴 수 있다는 얘기"라고 진정시킨 뒤 "본질적이고 전문적 논의를 통한 정책이 나오는 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OX식'의 정책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실제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려면 설문 자체가 굉장히 단순 명료해져야 되는데 단순명료한 결론은 정책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전문가들도 어려운 내용을 이해시켜 국민이 복잡한 답을 만들어낼 설문은 불가능하며 자칫 잘못하면 의견을 너무 단순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정책적으로 별로 도움될 게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손씨는 직접 설문 문항을 예시하면서 '언론 장악'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사용했다. 손씨는 "'대기업한테 몇% 주는 것이 언론장악 하는 것이냐, 마는 것이냐' 아니면 '신문에 방송 지분을 몇% 주는 것이 장악 가능성이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여론의 다양화에 걸림돌이 되는냐 안되느냐' '장벽이 되느냐, 안되느냐' 하는 문제일텐데"라며 편파 논란 소지가 다분한 설문을 거론했다.

    위원회에서 논의할 미디어 관련법안 내용 범위와 관련해 황 교수는 "한나라당 원안이 논의의 준거점은 될 수 있겠지만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대기업이나 신문사 지분 참여를) 아주 반대하는 쪽의 의견과, 더 늘려야 된다는 의견까지를 폭넓게 수렴할 것"이라며 "의견의 폭은 좁혀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