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의 국민경제자문회의가 20일 청와대에서 첫 회의를 갖고 최근 경제·금융 동향 및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위촉장을 받은 제1기 위원은 모두 27명. 이 가운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 관료 출신이 상당수 포함됐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헌법상 기관으로 국민경제 발전 전략 및 주요정책 방향 수립에 자문을 담당하는 기구다. 부의장은 학자 출신으로 관계를 포함해 다양한 경력을 가진 김기환 서울파이낸스포럼 회장이 맡았다.

    노무현 정권 출신 인사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 등이 꼽힌다. 최 전 장관은 김대중 정권 청와대에서 정책기획수석을 지냈다. 또 김홍경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은 김대중 정권 시절 에너지관리공단이사장과 중소기업연구원장을 거쳐, 노 정권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김영삼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 정권 인사들이 참여한 것은 이른바 정파적 이해를 넘는 경제살리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본인들도 흔쾌히 승락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 인사들이 참여했으며 노장청 골고루 아울러 구성했는데 (경제위기 극복) 지혜를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청와대는 "새 정부 제1기 국민경제자문회의는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로 위원을 구성했으며 국정경험이 풍부한 과거 총리, 장관급 인사 등도 포함됐다"며 "미래지향적 정책제언을 위해 40∼50대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고, 기업의 현실을 진솔하게 전달할 수 있는 업계 인사도 포함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과 금융계 출신 인사가 다수 참여한 것도 특징이다. 이날 위촉된 27명 위원 중 김홍경 사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이장규 하이트진로그룹 부회장, 윤경희 ABN암로증권 회장, 이성용 베인앤컴퍼니 대표, 최명주 GK파트너즈 사장 등 10여명이 포진했다. 이는 노무현 정권 시절 경제단체장 중심으로 구성된 것과 달리 실물경제에 밝은 인사들을 실용적으로 기용했다는 평이다.

    정부에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4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며 이날 첫 회의에는 의제를 감안해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이 지명위원으로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어떤 설명이 필요없지만 세계 금융환경 속에서 한국 위기는 잘 알다시피 쉽지 않다"며 "형식적 회의가 되지 않고 헌법이 보장하는 실질적 기구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면한 위기,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해야할 역할이 많다"며 "아주 유효하고 효과적인 자문기구가 돼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회의에서는 금융과 실물경제 등 현 경제상황을 폭넓게 점검하고 실물경제 침체 대응방안, 일자리 확충 방안, 중소기업 지원방안, 건설 및 부동산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