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다음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역할을 강조해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이 전 총재는 23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축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으로 북한체제를 녹일 수 있다고 장담하다가 북한이 핵무기로 무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 장본인"이라며 "그런 분이 왜 또 평양에 가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남북이 통일의 제1단계에 돌입했다'고 하며 새로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간다고 들었다"며 "항간에는 6.15 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낮은 단계의 연방제 추진을 위한 행보가 아닌가 하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에 대한 충고도 곁들였다. 그는 "한나라당은 당연히 김 전 대통령 방북의 문제점을 제기해야 하는데 오직 시기문제만 제기한 것은 당리당략에만 집착한다는 인상을 주게된다"고 꼬집은 뒤, "한심스럽게도 야당 사람들 중에서도 진보적 성향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대한민국 체제의 이념과 정체성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은 나라의 이념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2007년 대선에서 친북좌파들이 다시 정권을 잡는 일을 막아내야한다"며 "이를 위해 한나라당이 정면돌파하는 용기를 보여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5.31 지방선거에서 부산광역시장 출마를 공식선언한 권 의원의 저서 '신(新) 부산대개조론-부산이여 깨어 일어나라'의 출판기념회로 7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의 사회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이 전 총재를 비롯,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이명박 서울특별시장·손학규 경기도지사·문정수 전 부산시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 밖에도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 이방호 정책위의장, 김병호 부산시당위원장, 남경필 권영세 임태희 나경원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 30여명도 함께 참석했다.

    지난 1994년 베스트셀러가 된 '부산대개조론-지방이여 깨어 일어나라'를 집필한 권 의원은 인사말에서 "지난번 출판이 후 12년간 축적된 경험과 다양한 지식을 총화해 '신 부산대개조론'을 내놓게 됐다"며 "산소마스크를 쓴 채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부산을 깨워 일으키고자하는 출간의 의미를 함께 새겨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