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23일 한국의 보수 세력에 대해 “전투적 자유주의자로 거듭 태어나라”고 촉구했다.

    박 교수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안민정책포럼(회장 나성린) 주최 ‘대한민국 선진화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 보수가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보수 야당에 대해 “현실 안주가 너무 심해 과거 세력으로 남아 있을 뿐 적극적인 미래세력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있다”며 “기득권의 안주에서 과감히 탈피해 보수 본래의 가치를 몸으로 던져 실천하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기득권에 안주하는 '정치적 보수'와 '이익 지향의 보수'는 있었지만 자신들의 가치를 위해 몸을 던지는 '철학적 보수'와 '가치 지향의 보수'는 적었다”며 이제 자유의 가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자고 촉구했다.

    2005년 행정도시특별법에 반발해 한나라당 의원직을 사퇴했던 그는 정책포퓰리즘의 대표적인 사건이 ‘수도이전분할 정책’ 이라며 “분명 후세에 국민과 역사가 그 책임을 크게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한나라당도 포퓰리즘의 경향으로부터 결코 자유스럽지 않다고 지적하고 “여야가 진정한 선진화 세력이 되려면 모두가 포퓰리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선진화 과제의 실천’이라는 발제를 한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는 선진화를 위해 ▲분열이 아닌 통합 에너지로 집권 동력을 삼을 것 ▲기업 중심의 경제정책 수립 ▲서비스 산업 육성 ▲국가주의의 퇴진 ▲대한민국의 자긍심 촉구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연 변호사(헌법포럼 대표)는 “대한민국에 만연한 헌법 경시 풍조를 막아야 공동체 자유주의 헌법원리가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가 제헌절을 공휴일에서 제외한 것은 헌법경시 풍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며 “헌법 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할 대상은 국민보다도 청와대나 국회 등 권력의 중심에 서있는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는 선진화 전략을 위해 교육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며 “교육의 자율성을 심하게 침해하는 사학법 재개정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북정책과 관련, “김정일 독재 체제에 무조건 협력하는 태도는 더이상 안된다”며 “자유의 확산을 기조로 하는 대북정책이 필요하다. 상호주의가 무시되는 관계는 건전한 남북관계의 발전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성린 안민정책포럼 회장은 “2019년경부터 한국은 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선진국에 도달하기도 전에 고령사회가 되면 선진경제 달성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선진 경제를 이루기 위해 향후 10년간은 5% 이상의 경제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국민 모두가 더불어 잘 사는 사회복지제도는 강화되어야 하겠지만 향후 10년은 경제성장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경제성장이야말로 일자리 창출을 이뤄내는 가장 효과적인 빈곤 완화대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과 전재희 의원, 열린우리당 이부영 전 의장 등 200여명의 내빈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