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현역의원들과 중앙위원 60% 이상은 정형근 의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선인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이 당의 3선 중진인 정형근 의원을 항해 '총'을 겨눴다.

    이유는 오는 13일 치러지는 한나라당 중앙위의장 선거. 당 혁신안 통과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중앙위의장 선거는 벌써부터 당 안팎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 중앙위 의장인 3선의 정형근 의원에게 초선인 공성진(서울 강남을. 초선) 의원이 도전장을 던지며 신구(新舊) 대결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중앙위원회 의장은 1만50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한나라당의 최대 핵심조직의 수장으로 대표최고위원이나 원내대표 등 타 선출직 당직에 비해 화려하진 않지만 알짜배기 자리로 꼽히고 있다.

    최근 당 지지율이 40%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당의 변화와 혁신 목소리가 터지고 있는 가운데 첫 번째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당내에선 '중앙위 의장 세대교체 필요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

    당내에선 만일 공 의원이 승리한다면 한나라당으로선 국민들에게 당이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을 정당화 할 수 있지만 정 의원이 연임할 경우 당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않다.

    정형근 합동토론회 불참에 "선거운동 방해공작" 맹비난

    이런 가운데 공 의원은 8일 뉴데일리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정 의원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이날 오후에 열린중앙위의장 후보간 합동토론회에 정 의원이 불참해 반쪽 토론회로 진행된 데 대해 공 의원은 "선거운동 방해 공작"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공 의원은 "오늘이 합동토론회 날인데 정 의원이 어제 저녁 늦게 불참할 뜻을 통보했다"며 "정 의원은 이번 선거를 투명하지 않게, 기득권을 유지한 채 조용히 끌고가려고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중앙위의장을 포함해 전국 상임위원도 4명을 선출하는 것으로 지난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때 6차례의 정견발표회와 1차례의 합동토론회를 갖기로 했는데 정 의원이 조직원들을 동원해 정견발표회를 무산시키려 시도했다"며 "이를 미리 알고 제동을 걸어 겨우 합동토론회라도 하게 됐는데 이 마저 정 의원은 참석을 하지 않기로 통보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정 의원은 이미 1년간 의장을 하면서 대의원들이나 중앙위원들을 많이 접촉해왔고 때문에 토론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반면 나는 중앙위 대의원들과 그동안 접촉기회가 없었고 공정한 경선을 위해 양측에 똑같은 기회를 줘 대의원들과 중앙위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의원의 토론회 불참이유에 대해 "이유는 추측할 수 있다"며 "그동안 노출된 정 의원의 약점이 공개돼 회자될까 봐 그러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모든 현역의원과 중앙위원 60% 이상이 '정형근은 아니다'라고 생각"

    공 의원은 이번 중앙위 의장 선거 결과에 따라 당의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해 정 의원이 중앙위의장으로 추대됐을 때도 '당 색채가 퇴색됐다' '달갑지 않다'는 것이 당의 전반적인 분위기 였다"고 말했다.

    그는 "17대 공천도 받기 힘든 상황에서 중앙위 의장까지 됐는데 만일 연임까지 해 언론을 통해 이 분의 얼굴이 국민들에게 비춰진다면 당 이미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 분의 국민적 이미지는 폭로·공작 아니겠느냐"고 말한 뒤 "모든 현역 의원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 의원은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에서 당내 어느 조직 보다 보수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앙위원회에서도 '정형근 의원은 아니다'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위원들의 연령대를 보면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까지가 회원의 다수를 차지한다"며 "그 분들 중 과거 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 분들도 시대상황을 잘 알고 있고 이젠 그 분들도 '정형근 의원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공성진이 상대적으로 훌륭해서라기 보다 정 의원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원로중앙위원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성진에 대한 선택이 최선은 아닐지언정 차선으로 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며 "60% 이상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젠 중앙위원들도 초·재선, 삼선 의원을 떠나 중앙위원회가 혁신돼야 하고 그런 변화와 혁신이 국민들에게 잘 전달될 때 2007년 정권교체라는 과업을 이룰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4%짜리 중앙위원회 만들고 무슨 면목으로 출마하나"

    그동안 중앙위 의장은 3선급 이상의 중진 의원들이 맡아왔다. 때문에 '초선'이란 꼬리표는 공 의원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공 의원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첫 번째 반론으로 "정 의원이 3선 중진의원으로 1년 동안 중앙위 의장을 했지만 오히려 중앙위의 위상이 더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27대 0으로 승리했지만 단체장 및 국회의원 중 중앙위 출신은 한명도 없다"며 "중앙위원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조직이고 당에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고 대선승리를 위해 최전방에 섰던 분들"이라고 말한 뒤 "보상차원에서라도 일정부분 공천을 줬어야 하는데 그런 배려나 예우가 없었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난 11월 당 혁신안의 통과로 인해 중앙위의 위상이 더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위 안에 따르면 먼저 중앙위 의장이 당무회의에 참여할 권리가 없어졌고 1000명의 전국위원 중 불과 40명 즉 4%밖에 전국위원회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앙위원회가 여성·청년·디지털과 같은 당 '하부조직'으로 추락했고 중앙위원 공천비율은 거의 '0%'로 떨어졌다"며 "공천은 커녕 혁신안 통과 후 전국위원회에서 투표권이 고작 4%뿐인데 4%짜리 중앙위원회를 만들고 무슨 면목으로 또 의장선거에 출마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당에 대한 충성도나 기여도에 비해 중앙위원들이 당으로부터 받는 대우는 더 격화됐다"며 "3선 의원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모습으로 결과가 나타났는데 초선 3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공 의원은 또 "한나라당은 선수중심, 서열중심의 관료행태가 깨져야 대선에 승리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한나라당은 '관료당' '로펌당' 등 서열위주, 안정위주로 해왔고 그것을 불식시키지 않으면 대선장악을 할 수 없다"고 말한 뒤 "그런 면에서 나는 초선이지만 비교우위에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위원 '10만 양병설' 주장, "'대선준비조직'으로 정형화시키겠다"

    공 의원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중앙위원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개혁할지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먼저 "21세기 들어 사회가 다양화되고 과학분야만 해도 황우석 박사의 생명공학이 중요분야로 부각되고 정보과학, 환경과학 등 나뉘어 져 있다"며 "현재 25개의 분과를 좀더 세분화해 40~50개로 늘려 '전문조직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현재 1만5000명의 중앙위원들을 10만명으로 늘려 내년 3월까지 중앙위 조직을 '대선준비조직'으로 정형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위원들의 정치참여도 보다 활성화 시킬 방침이다. 그는 "중앙위원들 중 많은 분들은 정치지망생"이라며 "당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 중앙위원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모든 공천의 20% 정도는 할당을 받을 수 있도록 관철시킬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제껏 중앙위원들에게 당의 정책입안이나 입법과정에 참여를 시키지 않았는데 정책위원회가 법과 제도를 만들 때 중앙위원들과 최종적인 토론협의과정을 거치게 끔 만들어 중앙위원의 참여의지를 고취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외부인사영입'과 관련, "현재 당내에 인재영입위원회가 발족돼 있는데 인재를 꼭 밖에서만 찾을 필요가 없다"며 "중앙위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고 말한 뒤 "인재영입위원회와 중앙위를 연계해 중앙위원들이 명실상부한 한나라당의 고급당원으로서 질적 격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 의원은 이날 인터뷰 내내 중앙위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앙위원회는 당내 유일한 전국조직이고 현장조직, 전문조직"이라며 "중앙위원회가 2007년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할 것임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당 지지율 40% = 박근혜 지지 20% + 이명박 지지 20%'

    공 의원은 이어 최근 '마(魔)의 40%대를 진입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당 지지율의 원인에 대해 "첫 번째 이유는 노무현 정권이 갖고 있는 불안정성이 국민들에게 안정희구감정을 자극시켰고 다음으로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이란 걸출한 지도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40% 지지율에는 박근혜 이명박 개인선호도에 의한 지지가 각각 20%씩 있다"며 "국민들은 이 두 분에게 반드시 하나로 통합해 국민들에게 화합과 안정, 행복을 안겨주길 원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현재 두 분이 사이좋게 잘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떤 상황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지지도는 일거에 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무현이 보여준 건 쌍꺼풀과 386 세력이 무능하다는 것"

    그는 최근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40대 기수론'에 대해서도 "아직 때 이른 감이 있다"며 '시기상조'론을 펼쳤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보여준 것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쌍꺼풀 수술과 386 세력이 무능하다는 것"이라며 "40대가 실질적으로 사회생활을 얼마나 진지하게 해 봤는가 하는 것을 볼 때 지금은 때 이른 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건국세대, 혁명세대, 투쟁세대를 지났고 이제 정상적인 가정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정상적인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정상시대'가 돼야 한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쿠데타 혁명세력이고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거리에서 경력을 쌓았던 투쟁세력으로 모두 비정상적이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 아류"라고 말한 뒤 "지금은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라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상식의 시대' 상식의 정치인' '정상의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40대 기수론은 국민적으로 공감을 얻으리라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엔 순수한 의미의 시민세력은 존재하지 않아"

    공성진 의원은 누구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53년 서울출생으로 경기고등학교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정치철학을 공부해 미래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대표적인 대한민국의 '미래학자'로 불리고 있다.

    정치와의 인연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자문그룹인 '북악포럼'을 이끌면서 부터다. 공 의원은 '북악포럼'을 이끌며 이 후보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담은 '미래를 여는 창'이라는 책도 출간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렇게 정치권과 인연을 맺은 공 의원은 17대 국회에 진출하며 당의 제1정책조정위원장과 김문수·이재오·홍준표 의원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당내 연구모임 '국가발전전략연구회' 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초선 의원으로선 비교적 당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공 의원은 "이제 상식을 갖춘 정상적인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며 당내 최대 핵심조직인 중앙위원회 의장직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를 발판으로 공 의원은 향후 더 큰 정치를 꿈꾸고 있다.

    공 의원은 마지막으로 최근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뉴라이트의 정치세력화'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계적으로 시민세력은 아주 작은일에 봉사하는 세력으로 바뀌고 있다"며 "87년 이후 대한민국에 우후죽순처럼 나온 참여연대 전경련, 환경연합 등은 모두 정치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분들은 직접 당을 만들려고 했었고 어떤 분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국민들에게 거부를 당했다"며 "그 분들이 정치인이 되진 않았지만 정치세력이나 마찬가지였고 대한민국엔 순수한 의미의 시민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뉴라이트도 순수한 의미의 시민세력으로 보진 않는다"며 "그러나 지금과 같은 풍조에서 (뉴라이트의 정치세력화가)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뉴라이트가 시민사회세력으로 남기 위해선 뉴라이트가 갖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좌파로 물든 중·고등학생과 청소년,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교육기능을 통해 전파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의 모든 시민운동은 정치세력화를 꾀한 만큼 뉴라이트의 정치세력화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