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기수론'보다 '50대 대망론을 펴는 게 오히려 옳다"

    차기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최근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40대 기수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홍 의원은 7일 '진중권의 SBS전망대'에 출연, 40대 기수론에 대해 "한나라당 구조상 조금 이른감이 있다"며 "한나라당 대권은 60대가 하고 있고 당권은 40대로 내려가면 50대인 나나 김문수 의원 같은 사람이 할 일이 없다"고 말한 뒤 "50대한테도 할 일을 줘야하고 오히려 '50대 대망론'을 펼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장파가)40대 기수론을 제창하니 50대는 갈 곳이 없다. 나나 김 의원은 광역단체장으로 일단 빠졌다가 나중에 다시 당으로 들어오자는 생각"이라며 "그런데 지금 당권이 당장 40대로 가는 것이 맞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권의 트렌드는 정동영 장관이나 우리 세대가 대권 후보로 돼 있지만 한나라당은 다르다. 박근혜 대표가 연세가 그렇지는 않지만 지지하는 세대가 다르다"고 말했다. 박 대표 역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과 같은 6.3세대라는 것.

    그러면서 "당권은 50대로 내려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달 29일 뉴데일리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서도 이 같은 논리를 펼친 바 있다.

    홍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홍준표나 김문수가 당 대표가 되고 대권후보가 되기엔 층이 너무 두텁다"며 "열린당은 한나라당과 달리 한 세대가 먼저 수뇌부에 포진해 있지만 (한나라당은) 이명박 손학규 등 6·3세대들이 포진하고 있다"고 말한 뒤 "한나라당은 6·3세대들에게 전부 비켜라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대표도 실질적으로 이명박 세대"라며 "박 대표가 20대 중반에 이미 퍼스트레이디로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 본 만큼 세대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결국 한나라당은 아직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는 당 구조와 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일단 홍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최근 '40대 기수론'을 주창하며 당내 선출직 당직 선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활발한 행보를 하고 있는 소장파를 겨냥함과 동시에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이 자칫 '대세론'으로 확산되기 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해석과 함께 정치권 일각에선 '차기 서울시장 선거의 당내 경선구도 변화를 위한 홍 의원의 정치적 전략이 아닌가'하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경쟁자인 박계동 이재오 의원과 본선경쟁이 시작되기 전 후보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인 만큼 '50대 당권론'을 내세워 이 의원을 당권으로 선회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

    홍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계동 이재오 의원과 본선경쟁이 시작되기 전 후보단일화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의혹은 이 의원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의원은 6일 뉴데일리와 가진 단독인터뷰를 통해 "홍 의원은 내가 이제 당 대표로 나갈 것이라 보고 자신은 서울시장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출마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홍 의원이 주장한 '50대 대망론'이 이 의원의 '당권 방향선회 유도'가 아니겠느냐는 의혹을 묵과할 순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소장파의 '40대 기수론'과 홍 의원이 주창한 '50대 대망론'은 김문수·이재오·홍준표 의원이 주축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와 남경필·원희룡·정병국·박형준 의원 등이 중심인 새정치수요모임간의 연대 강화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은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며 그동안 '혁신안 관철' 등을 놓고 연대를 모색해 왔다. 그러나 이번 마찰로 인해 양측이 자칫 상호보완이 아닌 경쟁대립으로 관계가 재조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