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변인 제도)가 ‘정치 문화의 꽃’이라며 기대를 하고 있는 국민을 위해 ‘말싸움쟁이’인 대변인들끼리 만나 소주 한잔 기울이며 밥 한번 먹자”

    대변인에 임명된지 보름을 넘긴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이 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청와대를 비롯한 각 당 대변인들에게 ‘식사나 한번 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변인은 이날 “‘(해바라기 피는 마을의) 촌장’이 한나라당의 대변인이 되어 변화가 꽤 있다. 그리고 힘들다”고 소회를 밝히며 “그날은 한 해를 보내는 자리쯤 될 것 같아서 정치 얘기는 쏙 빼고 각자의 ‘대장’들 얘기나, 우리들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소에 대해 “호텔이니 고급음식점이니 하는 데보다 ‘신당동 떡볶이 집’이 어떻겠느냐”며 “날짜와 시간만 정해주면 자리는 내가 잡고 떡볶이 값은 열린우리당이 내는 걸로 하면 어떨까 한다”고 제기했다.

    '소(笑)변인'을 자처하는 이 대변인은 또한 “예산안 통과 전에는 아마 우리들에게 떡볶이를 안팔 것이므로 날짜는 예산안이 통과된 날 이후로 했으면 한다”며 “날짜 관계를 다시 e-메일로… (연락해 정하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난달 22일 ‘ 이계진 대변인님, 언제 밥이라도 함께 하시죠’라는 논평을 낸바 있는 열린당 전병헌 대변인은 이 대변인 블로그에 "라면과 김밥도 곁들였으면 좋겠다. 나는 특히 라면을 좋아한다"고 가볍게 운을 뗀 뒤 “정기 국회에서 여야가 제대로 합심하여 좋은 결과를 내야 국민들에게 덜 미안한 마음일 것 같다”고 댓글을 달았다.

    전 대변인은 이어 ”만약 서민을 위한 8·31 부동산 후속 입법, 교육 개혁 위한 사립학교법, 국민들 답답하게 만드는 X-파일 관련법도 처리 못하면서 우리끼리 만난다면 국민들 보기 쑥스러워서 어디 그 맛있는 떡볶이를 맘대로 먹을 수 있겠느냐”며 “숙제를 다 마친 홀가분한 마음으로 모일 수 있기를 바란다. 다들 좋으신 분들이라 첫 자리에서 떡볶이와 소주 한잔 값은 절대 아까울 것 같지 않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지난번 MBC토론에서 이 대변인과 만나 담소를 나눈 적이 있는데 성품도 온화하시고 좋은 분인 거 같다”고 일화를 소개하며 “만나는 것을 피할 생각은 없는데 연말 연시 바쁠 때라 시간을 연초나 좀 나중으로 미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소주 안주로 떡볶이를 제안받은 건 처음이라 ‘다른 안주는 안되겠느냐, 돈은 누가 내느냐’”고 물었다며 “정치문화가 비신사적이라 당내에서 수모를 겪을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되나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비신사적 정치문화 속에서도 대변인들끼리 좋은 정치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