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최근 황우석 서울대학교 석좌교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소모전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지사는 또 논란의 원인을 제공한 MBC 'PD수첩'과, 이를 옹호하는 듯한 글을 올려 네티즌의 분노를 불러온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손 지사는 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황 교수의 열정을 믿으며 사이언스가 인정한 그의 성취 또한 믿는다"며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은 황 교수팀이 다시 신나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손 지사는 "(처음에는) 윤리성 논란이 제기되더니 이제는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의해 진위성 논란으로 번져가고 있다"며 "더욱 가관인 것은 황 교수팀의 논문을 실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는 '논문이 과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거듭 밝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한 방송사 PD수첩은 계속 진위를 문제삼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개탄했다. 

    그는 "이제 황 교수와 연구팀은 연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며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손 지사는 이어 'PD수첩'을 더욱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손 지사는 "'사이언스'나 '네이처'는 논문 심사를 엄격하게 하기로 유명하다"며 "이런 논문의 진위를 의심하는 'PD수첩'은 '사이언스'의 논문심사도 의심하는 셈"이라며 반박했다.

    손 지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자유지만, 무책임의 자유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사이언스는 황 박사의 연구성과를 인정한다고 재차 못박았는데도 관련 방송 프로그램은 계속 '들이대고' 있다"며 PD수첩을 압박했다.

    그는 "어떤 집착과 아마추어적 접근이 얼마나 큰 사회적 파장을 가져오는가는 오히려 작은 문제"라며 "과학의 최전선에서 날밤을 새고 분초를 다투는 대한민국 드림팀의 기를 팍 꺾어놓고 비생산적인 논란에 휘말리게 한 것은 과연 작은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손 지사는 지난달 27일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줄기세포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여론을 보며'란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킨 노 대통령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손 지사는 "이런 와중에 노 대통령이 청와대 홈피에 올린 '쌩뚱맞은' 글은 결과적으로 사태를 엉뚱한 방향으로 번지게 했다"며 "네티즌들의 분노를 '관용을 모르는 우리 사회의 모습'으로 낙인찍고 걱정을 하는 것이 과연 대통령이 할 일이었는가"라며 '부적절한' 노 대통령의 대응을 적시했다.

    또 "오히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과학적 연구가 바로 평가되고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자리잡히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손 지사는 덧붙였다.

    손 지사는 이어 황 교수와 연구팀의 성과에 대한 논란이 가져올 국가적 손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바이오 분야, 특히 줄기세포 분야의 연구는 국제적 경쟁이 치열하다"며 "한국의 황 교수팀에 대해서 외국으로부터 이미 기술격차를 우려한 태클이 여러 방향에서 들어오고 있는데 우리끼리 엉켜 논란에 휩싸인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은 결과적으로 태클을 건 그들을 도와주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윤리논란'에 대해서도 손 지사는 자신과 아내, 자식들까지 임상실험의 대상으로 삼으며 소아마비 백신을 발명한 조나스 솔크를 예로 들며 "쉽게 말할 얘기가 아니며,  줄기세포 연구와 난자 기증의 윤리적 측면에 관해서는 앞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국제적 수준의 엄격성을 갖추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지사는 4일 오후 복제소 '영롱(young long)이'를 사육중인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영동리에 소재한 황 교수의 '송아지 복제시험 농장'을 방문하고 "국민은 모두 황 교수 옆에 있고, 우리가 확실하고 믿고 튼튼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