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정동영 김근태 두 유력 차기 대권 주자간 ‘빅매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이들을 축으로 한 열린우리당 내 계파간 혈전이 예고되고 있다. 전운마저 감도는 분위기다.

    일단 당내 ‘범개혁세력’(김근태 유시민 신기남, 이하 김·유·신)이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정 장관 진영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모양새다. ‘범개혁세력’은 김 장관과 ’신진보연대‘의 신기남 전 의장을 핵심으로 참여정치실천연대의 좌장인 유시민 의원이 암묵적으로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은 현재 당 위기의 원인이 당 정체성 혼란에서 왔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며 정체성 확립을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서면서 ‘정동영계’에 맞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오는 10·11일 자파 소속 의원을 비롯,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를 포함해 1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개혁지도자회의’를 통해 정체성 확립을 위한 당 강령 개정 작업은 물론 '기간당원제와 중앙위 강화'를 골자로 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계에 맞서 세몰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범개혁세력’측 관계자는 “현재 우리 당은 한나라당보다 서민정당 이미지가 퇴색되는 등 정체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강령 또한 한나라당과 70%가 비슷하다”며 강령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번 ‘민주개혁지도자회의’를 통해 향후 강령바꾸기 운동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각 계파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기간당원제 중앙위 문제에 대해서는 “당의 전통이기 때문에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런 내용들이 이번 회의 폐막식에서 결의문 형태로 제시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맞서 정 장관을 비롯, 당내 정 장관계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범개혁세력’과의 한바탕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정 장관 진영은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그간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물밑에서 기존 조직을 활용해 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모습이다.

    당장 정 장관 진영은 ‘범개혁세력’측의 ‘민주개혁지도자회의’에 맞서 2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인근에서 자파 의원 등 400여명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모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기간당원제 및 중앙위 해체 문제를 비롯해서 향후 대선경선 전략 등 차기 대선 구도까지를 감안한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 장관계로 평가받는 염동연 의원이 사실상 주축인 것으로 알려진  ‘평화국민연대(평개련)’도 이달 초 대대적인 모임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정 장관 진영은 특히 당내 무당파 의원과 일반 당원들을 포함하는 대중 조직을 만들겠다는 계획 하에 무당파 의원들과 40대 재선그룹 의원들에 대한 섭외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당내 관계자는 “박명광 전 열린정책연구원장이 정 장관 진영에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자 출신인 박 의원은 당내 386 세력으로부터 존경받고 있는 등 적잖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당내 재선그룹과 정 장관과의 관계도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