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노 대통령을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배우 유오성이 맡았던 ‘무대뽀역’의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보는 반면, 노 대통령 지지 세력은 그를 전 고려대 교수 김용옥씨와 비슷한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차기 여야 대권 주자후보군 8명에 대한 이미지와 국민들의 심리를 분석한 결과 드러난 것이다.

    황 교수는 지난달 28일 출간된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이란 책을 통해 노대통령을 비롯해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고건, 이명박, 박근혜, 정동영, 김근태, 손학규, 이해찬 등 8명에 대한 이미지를 분석했다. 황 교수는 또 2명씩 짝지어 비교·대조하고 이미지 변화에 대한 전망과 조언도 덧붙였다.

    우선 황 교수의 조사에서 나타난 노 대통령의 이미지는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지지층은 ‘개혁 연출가’, 반대층은 ‘좌충우돌 독불장군’, 중도층은 ‘인간적이지만 무능’이라는 서로 다른 평가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 특히 지지집단에선 노 대통령과 도올 김용옥을 비슷한 이미지로 보는데 반해 반대집단에선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배우 유오성이 맡았던 ‘무대뽀역’의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황 교수는 이 책에서 ‘후보들의 이미지가 국민이 대통령을 선택할 때 작동한다’며 “다수 이미지를 동시에 포착해 내는 것은 인간에게 어려운 일로, 모두 보려고 할 경우 혼란스러워 결국 안정을 위해 어느 하나만 취하게 된다”고 말한다.

    황 교수는 ‘이미지 반사효과’를 보고 있는 정치인으로 고건 전 총리와 이명박 서울시장을 꼽고 만약 노 대통령이 현재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면 두 사람의 인기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건 전 총리
    ‘안정적 관리자’와 ‘구세대 정치인’이라는 이질적인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다. 지지층에선 황희 정승을 반대층에선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대하 드라마 ‘토지’의 조준구를 연상시킨다.

    ◆이명박 서울시장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리더 이미지를 선점하는데 성공했으나 독선적이고 가부장적인 느낌이 공존해 타협이나 화합의 이미지나 인간미가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지지층은 ‘용의 눈물’의 배우 유동근 같은 인물로 반대층에선 ‘살인의 추억’의 형사 송강호 같은 타입으로 받아들여진다.

    황 교수가 꼽는 ‘이미지 정치인’으로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다. 이들은 이미지 때문에 소위 ‘떳지만’ 이미지가 갖는 한계에 다다른 인물로 분류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리더라는 느낌보다는 팀장처럼 느껴지고, 조신한 양갓집 규수, 몰락한 귀족 가문의 후손 같은 이미지로 마치 대하 소설 ‘토지’의 최서희 같은 이미지다. 도전과 시련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황 교수가 ‘이미지 정치’의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꼽는 정 장관은 배우 장동건과 비슷한 이미지로 전문적이고 깨끗한 이미지이나 마니아층이 없고 여전히 ‘신인’으로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손학규 경기지사는 ‘전문가의 비극’으로 분류됐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사회참여 성직자’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기아 돕기를 자처하고 나선 배우 김혜자씨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김 장관은 실무자 스타일로 비쳐지지 못했고 분명한 이미지가 형성돼 있지 않다. 별종이미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손학규 경기지사
    지지층에게 행정과 경영능력을 갖춘 최고경영자형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되며 소탈한 이미지가 부족해 드라마 ‘손자병법’의 오현경 과장 같은 이미지로 비춰진다.

    ◆이해찬 국무총리
    이 총리를 지지하는 층은 완벽을 기하는 강박적 전문가로 국정전반 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통해 ‘불멸의 이순신’의 김명민 같은 느낌을 받았으나 반대층은 보스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행동대장형으로 차지철 경호실장이나 장세동 경호실장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