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교수로 정년퇴직한, 외동아들을 늦장가 보낸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신혼여행서 돌아온 며느리가 얼마나 붙임성이 좋은지, 날보고 '아빠' '아빠'하더라. 귀여워 죽겠어…"

  • ▲ 김충수 전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뉴데일리
    ▲ 김충수 전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뉴데일리

    아들 장가 턱 내는 자리에서 그 친구 며느리 자랑이 늘어졌습니다. 하기야 딸 없는 집에 살갑게 구는 며느리가 들어왔으니 딸 본 듯 귀여웠을 겁니다. "아무리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지만 그건 아니다. 어느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아빠'라 하냐?" 핀잔을 주려다가 입이 귀에 걸린 그의 입장을 고려해 꾹 참았습니다. 이 친구처럼 요즘 며느리를 친딸같이 아끼는 시아버지도 있고, 시아버지를 친아버지처럼 좋아하는 며느리들도 많습니다. 서로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이 호칭어에도 나타나 시아버지를 '아버지'라고 친정아버지 부르듯 하기도하고, 드물지만 위의 예에서처럼 '아빠'라고 부르는 며느리까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시아버지를 '아버님'으로 높여 불러왔습니다. 며느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시아버지의 마음이 아무리 넓고 깊더라도 시아버지는 예를 갖추어 불러야할 어려운 상대이므로 '아버님'으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시할머님이나 시할아버님, 또는 시아버님보다 윗사람인 친척 앞에서 시아버님을 지칭할 때에도 '아버님'이라고 합니다. 친정 부모, 친척, 친지들에게는 '시아버님' 혹은 '시아버지'라고 지칭합니다.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녀 이름을 넣어 '♡♡ 할아버님''♡♡할아버지'라 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시아버지에게 어린아이가 아버지를 일컫는 말투인 '아빠'라 하면 너무 가벼워보이지 않나요?

    김충수 전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