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룩소르 신전 입구의 조각들, 람세스2세의 두상, 오벨리스크.
    ▲ 룩소르 신전 입구의 조각들, 람세스2세의 두상, 오벨리스크.

    아멘의 남쪽궁전 룩소르 신전

    꽃을 바치고 향수를 뿌리고 - 룩소르의 오페트 축제

    카르나크 대신전의 남으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룩소르 신전Temple of Luxor이 있다.
    카르나크 대신전의 부속 신전으로 「아멘의 남쪽의 궁전Amen's southern harem 」이라고도 불린다.
    지금은 도중에서 끊겼지만, 원래 두 신전은 사자의 몸에 사람의 머리를 가진 안드로 스핑크스가 나란히 앉아 있는 참배 길로 연결되어 있었다.

    신왕국시대에 해마다 나일 강이 범람하기 시작하면, 룩소르 신전에서 아름다운 「오페트 축제Opet Festival 」라고 불리는 수확제가 성대하게 열렸다. 이 축제에 카르나크 대신전의 주신 아멘과 그의 처
    무트 여신, 아들 신 콘스가 참가했다. 황금으로 만든 세 신의 신상이 성스러운 배 모양의 신여神輿에 실려 스핑크스 길을 지나 룩소르 신전에 도착하면 화려한 축제가 시작되었다. 축제는 열하루 동안 계속되었다.
    축제에 참가한 고대 이집트인들은 아멘 신에게 꽃을 바치고 향수를 뿌리고 소와 술을 올렸다. 그리고 그들은 신으로부터 축복과 은총을 받았다.

    유럽 '사육제'의 기원

    이 성대한 축제의 모습은 룩소르 신전의 큰 기둥복도열주실의 벽에 상세히 돋새김 되어 있다.
    축제에서 아멘 신이 파라오의 힘을 부활시켜주는 의식을 거행하여 파라오와 아멘 신은 일체라는 것을 백성들에게 널리 알렸다. 이 축제행사는 지금도 테베에 전해내려 오고 있다.
    해마다 룩소르 시민들은 축제를 열고 아멘의 신상을 신여 대신 말이 끄는 수레에 싣고 룩소르 시내를 돌며 축제를 즐긴다. 이 오페트 축제는 현재 유럽에서 열리는 사육제의 기원이 되었다.

    룩소르 신전은 기원전 14세기, 신왕국 제18왕조의 아멘호테프 3세가 아멘 신의 여름 별장으로 오페트 축제 때만 사용하기 위해 지은 작은 신전이었다. 이것을 제19왕조의 람세스 2세를 비롯하여 투트메스 3세41), 하트셉수트 여왕, 투탕카멘 그리고 알렉산더 대왕에 이르기까지 여러 파라오들이 계속 증축하여 지금 같은 큰 신전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아멘호테프 3세는 영토 확장의 야망을 과시하기 위해 큰 기둥복도와 둘째 안마당을 건설했다. 아멘호테프 3세의 야망을 이어받아 영토를 확장한 람세스 2세도 첫째 탑문, 오벨리스크, 첫째 안마당을 증축했다.

    로마-파리 개선문의 원형을 보다

    룩소르 신전은 첫째 탑문에서 성소까지 그 길이가 260m나 된다. 신전은 첫째 탑문 - 첫째 안마당 - 둘째 탑문 - 큰 기둥복도 - 둘째안마당 - 작은 기둥복도 - 전실 - 알렉산더 대왕의 방 - 탄생의 집 - 성소가 나일 강과 나란히 남북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다.
    사자의 몸에 사람의 얼굴을 가진 스핑크스가 나란히 안치되어 있는 참배 길을 따라가면 신전 입구인 첫째 탑문이 북쪽을 향해 서 있다. 스핑크스 길은 넥타네보 1세가 만든 것이다. 너비 65m, 높이 25m의 첫째 탑문은 람세스 2세가 세운 것이다. 고대 로마의 개선문이나 프랑스혁명 직후에 나폴레옹이 파리에 세운 에투알 개선문은 이 탑문을 본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탑문 앞에 원래 화강암으로 만든 람세스 2세의 좌상 두 체와 입상 네 체가 있었다. 지금은 좌상 두 체와 높이 15m의 람세스 2세의 입상 한 체만이 남아 있다. 두 체의 입상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있다.
  • 첫째 안마당의 람세스 2세상들.
    ▲ 첫째 안마당의 람세스 2세상들.
    탑문의 좌우에 람세스 2세가 만든 오벨리스크 두 개가 나란히 서 있었다. ‘태양이 뜨고 지는 지평선’이라고 불린 이 오벨리스크는 높이 25m의 분홍색 화강암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왼쪽 오벨리스크 하나만 남아 있다. 오른쪽 오벨리스크는 1831년에 이집트의 총독 무함마드 알리가 프랑스의 전설적인 시민 왕 루이 필립에게 선사하여 현재 파리의 콩코르드 광장에 서 있다. 이 오벨리스크를 운반해서 가져가 세우는데 5년이 걸렸다. 첫째 탑문의 바깥벽은 람세스 2세의 카데시 전투 모습을 새긴 돋새김과 그의 업적을 새긴 그림문자로 장식되어 있다.

    첫째 탑문을 지나면 72개의 파피루스 기둥이 에워싸고 있는 람세스 2세의 안마당이 나온다. 기둥 사이에 람세스 2세의 입상들이 서 있다. 안마당 왼쪽에 13세기 무렵, 이슬람의 성자 아부 알 하자지Abu-al Haggag를 위해 지은 모스크가 있다. 오른 쪽에는 람세스 2세가 세운 테베의 세 신이 타고 다닌 성스러운 배를 안치해 뒀던 성주 사당이 있다. 람세스 2세의 안마당에 이어서 람세스 2세의 석상이 서 있는 둘째 탑문이 나온다. 그 옆에 어린 파라오 투탕카멘과 왕비 네페르티티의 입상이 서 있다.

    예수와 12제자의 그림, 십자가

    둘째 탑문을 지나면 룩소르 신전의 중심인 아멘호테프 3세가 세운 큰 기둥복도가 나온다. 길이 52m의 이 기둥복도에 높이 19m의 거대한 파피루스 기둥이 2줄로 14개가 나란히 서 있다. 기둥복도의 벽에는 투탕카멘 때 새긴 오페트 축제의 모습을 담은 돋새김이 있다. 룩소르 신전도 그렇지만 고대 이집트의 신전에 많은 기둥이 서 있는 것은 고대 이집트의 창조신화에서 유래된 것이다. 거대한 기둥이 하늘을 받치고 있고 이를 통해 하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기둥의 모양은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의 줄기를 상징하는 파피루스와 로터스를 나타내고 있다.

    큰 기둥복도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신왕국시대 절정기에 아멘호테프 3세가 만든 둘째 안마당이 나온다. 이 안마당은 64개의 꽃핀 모양의 파피루스 기둥이 안마당의 삼면을 이중으로 둘러싸고 있다. 이어서 32개의 기둥이 서 있는 작은 기둥 홀이 있고 그 안쪽에 두 개의 전실이 있다. 전실은 기원전 4세기 무렵, 콥트교회의 예배장소로 사용했는데 그 꼭대기의 대들보에 예수와 12제자의 그림과 십자가의 흔적이 남아있다.

    사당에 이어 성소가 있다. 신이 거주하는 방으로 신상이 안치되어 있었다. 성소의 벽은 장제문서에서 발췌한 「밤과 낮의 태양선」을 담은 돋새김으로 장식되어 있고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과 아멘호테프 3세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져 있다. 그리고 알렉산더 대왕이 존경했다는 이집트의 나폴레옹 투트메스 3세를 찬양하는 비문이 있다. 그 안쪽에 있는 알렉산더 대왕이 세운 성주 사당이 있다.
  • 룩소르 신전의 야경.
    ▲ 룩소르 신전의 야경.

    파라오가 태어난 '탄생의 집'

    흥미로운 것은 사당의 동쪽에 자리한 맘미시mammisi라고 불리는 탄생의 집이다. 맘미시란 콥트어로 ‘탄생의 장소’라는 뜻이다. 이곳은 파라오가 신의 아들로서 탄생했다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특수한 목적을 가진 방이다. 룩소르 신전의 탄생의 집에는 아멘호테프 3세의 어머니가 수태해서부터 신의 아들 파라오가 탄생하고 신의 축복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모습과 창조신 크눔이 인간을 창조하는 모습의 돋새김도 있다.

    그밖에 카르나크신전과 룩소르 신전 사이에 룩소르 박물관Luxor Museum과 미라 박물관이 있다. 1975년에 개관된 룩소르 박물관에는 테베 일대에서 발굴된 초기 왕조시대부터 신왕국시대까지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볼만한 전시물로는 입구의 오른쪽에 높이 2.15m의 적색 화강암으로 만든 아멘호테프 3세의 머리 상, 왕들의 골짜기의 무덤에서 발굴된 투탕카멘 입상, 카르나크 신전에서 발굴된 양의 머리를 가진 하트호르 여신상, 하트셉수트 여왕의 돋새김, 람세스 3세의 작은 오벨리스크 따위가 전시되고 있다. 2층의 서쪽에 있는 아마르나시대에 만든 탈라타트talatat라고 불리는 사암으로 만든 블로크에 새긴 벽화 모자이크가 유명하다. 미라 박물관에는 죽은 자의 미라와 동물의 미라가 전시되고 있으며 미라를 만드는 과정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매일 밤, 카르나크 대신전에서 「빛과 소리의 향연」이 열린다. 쇼는 입구, 둘째 탑문 앞, 일곱째 탑문 앞, 성지 등 신전 안을 빛과 소리로 안내하면서 진행되는데 한번 볼만하다.

    <글-사진: 이태원 /전 한진 사장, 여행가>
    기파랑(02-763-8996) 펴냄 <이집트의 유혹> www.guipar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