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에 물어본 게 뭐가 문제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TV토론단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백번을 양보해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북한 당국에 물어보았다 쳐도, 그게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조선닷컴 4/22)"

     제대로 된 답변이었다. 아주 정직한 답변이었다. 바로 저거다.
    저게 필자가 듣고 싶은 답변이었다.
    자유민주 우파 국민/시민/개인이 상대하고 있는 쪽 일부의 전형적 심성은 바로 저것이다.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에 대한민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관해 그걸 북한에
    먼저 물어보고 정하자는 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라고 생각하는 심성-
    그게 바로 자유민주 우파 국민/시민/개인들의 가장 어려운 카운터파트 유형이다.
    우리는 그런 유형과 겨루고 있다.

  •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에게 사전에 물어본 건 거기 비하면 약과란 소리네?
    최순실은 그래도 북한 같은 반(反)대한민국 사람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아무리 반(反)대한민국이 아니더라도 대통령부(府)가 어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외부의 비선실세에 사전에 물어보고 하는 건 안 된다고 해서 지난 6개월 동안 그 난리법석이
    있었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은 파면당하고 구치소에 갇혔다.
    이게 정한 이치라면 최순실보다 몇 만 배 더 멀리 두어야 할 북한 김정일 집단에게
    사전에 몰래 물어보고 결정한 건 그러면 그런 난리법석 감이 아닌가? 

     "북에 물어본 게 무엇이 문제냐(A)?"고?
    그러면 그와 똑같은 논리에서 "최순실에 물어본 게 뭐가 문제냐(B)?"고 묻는 건 말 되나 안 되나? (A)가 말 되면 (B)도 말 된다고 해야 앞뒤가 맞고, (B)가 말 안 된다고 하려면 (A)도 말 안 된다고 해야 그 역시 앞뒤가 맞는다. 한 마디로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스캔들이란 식이다.

     별 수 없다. 그냥 이렇게 마냥 가는 것이다. 갈 데까지 가는 것이다.
    그러려면 인내와 집요함과 단호함과 지구력, 그리고 약 오르지 않는 습성을 익혀야 한다.
    아무리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들어도 그 약발을 받지 않는 내성(耐性)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심장병 화병 고혈압 걸리지 않고 오래 잘 견디면서 그보다 더한 집요함으로
    상대를 이겨야 한다. 자유민주 우파도 이젠 그런 싸움에 익숙해져야 한다.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7/4/22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