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50대 보수'가 보수의 미래 만들 수 있을까?

     유승민 남경필 두 바른정당 50대가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건투를 빈다.
    그러나 이들의 기본성격을 돌아보면
    "이들이 과연 구(舊)보수(건국, 6. 25 남침 격퇴, 산업화)보다 나은
    신(新)보수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왜? 그들이 지금까지 사는 동안 단 한 번이라도
    무엇을 위해 심각하게 목숨을 건 적이 있어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이런 그들이 과연 구보수나 좌파보다 더 농도(濃度) 짙은
    ‘그들의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구보수나 좌파는 잘했건 잘못했건 어떤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자기들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던 사람들이다.

    보수 중에서도 남들보다 잘 나간,
    그러면서도 보수로 보이지는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50대 보수,
    나아가선 ‘나도 일종의 진보’로 인정받기를 바라는 50대 보수가 꽤 있다.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1980년대의 격동기 때 대학생으로서
    남들처럼 맨 앞줄에 서서 온몸으로 시대의 아픔을 앓지는 않았거나 못했다.
    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대목에서 우선 운동권에 꿀린다.
    그래서 그들은 운동권에 일종의 부채의식 같은 걸 가지고 산다.
    이게 그들 멘탈의 아주 복잡하고 착잡한 부분이다.

    민주화 운동에 몸을 던졌으면서도 극좌로 가지는 않았던 사람,
    또는 한 때 편향된 방향으로 갔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고 돌아온 사람은
    극좌 운동권에 열등감이나 부채의식을 가질 이유가 없다.
    이런 이들은 오히려 극좌 운동권에 경멸감과 우월감을 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운동권 앞에서 열등감과 부채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은
    지금에 와서도 나이가 50줄에 들었는데도,
    승승장구 하는 대기업 이사-깔작깔작 하는 얍삽한  기교적 글장난깨나 하는
    신문사 고위간부-거들먹거리는 보수정당 국회의원이 돼있으면서도,
    그리고 그들의 생각 자체도 많이 너잘하게 세속화 됐으면서도, 
    여전히 “나는 늙은 70~80대 보수와는 다른, 그래서
    그들을 노폐물처럼 제쳐버리고 싶어 하는 '리버럴-진보다” 운운 하며
    '몸은 중급(中級) 부르주아-소(小)부르주아, 언행은 리버럴-진보'라는 식의
    자기분열증을 보이곤 한다.

    이들은 결국 죽도 밥도 아닌 게 돼버렸다.

  • 그들은 “보수지만 경제-노동-복지-환경-문화에선 리버럴-진보‘라고 말한다.
    중도개혁인 셈이다.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럴 바에야 처음부터 김대중-노무현 쪽으로 갔어야 제격이었을 것이다.
    그럴 바에야 처음부터 수구꼴통 신문사가 아니라
    진보좌파 신문사엘 들어갔어야 할 것이다.
    진보좌파 될 자질도 볅로지만 말이다.
    진보좌파인들 아무나 되나?

    그러나 그들은 정당 선택에서 진보 아닌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에 줄섰다.
    출세하는 건 보수 울타리에서 하고,
    그러면서도 ”나는 꼰대 보수를 혐오하는 리버럴-진보"라는
    냄새는 냄새대로 풍기는 2중성-이게 그들이 사는 방법이다.
    결과물은 보수와 진보 그 어느 쪽에도 충실하지 않은,
    밥도 아니고 죽도 아닌 무엇이다.
    재벌을 비롯한 거대 공룡 집단에서 고소득자로 복무하면서도
    이런 얼치기들이 쏠쏠히 있다는 것이다.
    웃긴다.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바로 이런 부류가 먹고 산 집단이었다.
    이들은 이념-가치-철학-역사관-세계관 같은 걸 가지고 있지도 않고,
    한국적 보수의 최소한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보수 유권자들 덕택에 먹고 살면서도
    보수 유권자 알기를 발바닥의 때만큼도 치지 않은 얌체족이다.

    그들은 중도, 중도실용주의, 이 편 저 편 들지 않는 객관주의를 내세워
    보수와 진보를 함께 도모하고 관리하고 거느리겠다는 가당치도 않은,
    그래서 속빈 강정 같은 수사학을 농(弄)하고 다닌다.
    그들은 보수가 왜 극좌 운동권과 불가피하게 싸워야 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인식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말하곤 한다.
    “보수는 우리 말고 갈 데가 없다. 그러니
    우리는 보수 쪽은 쳐다보지도 말고 진보 쪽으로 좌(左) 클릭해야 한다.
    그러나 아쉬울 때는 보수를 잘 다독여서 끌어들여야 한다”

    보수 국민은 이런 그들에게 또 속절없이 편들어 주고 배신당해야 하는가?
    더 이상 그럴 순 없다. 노웨이(noway)다. 싫다.
    굿바이다. 그만 해어지자.

     유승민과 남경필이 보수 유권자를 향해 또 표를 달라고 할 모양이다.
    보수 없인 상품 팔아먹을 수도 없고 수지맞출 수도 없기 때문이다. 
    잘 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한 가지-참 50대 보수는 바른정당 '대통령바라기'들 속에 있지 않고
    '재야 자유통일 우파 활동가'들 속에 있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