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병우-윤상현-최경환 그리고 朴대통령

     우병우, 윤상현, 최경환. 모두 친박 핵심들이다.
    이들이 무너지고 있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그의 처가와 넥슨 사이의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기사를 낸 신문사들에 소송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청와대 차원의 자체 감찰도 없을 모양이다.
    그래서 ‘우병우 시비’는 법적으로는 겨우 시작됐을 따름이다.
    다툼은 이제부터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그는 이미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대통령 측근 중에서도 '실세 중 실세'라 할 민정수석이
    정의와 도덕의 칼을 휘두르는 역할이 아니라
    반대로 그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의혹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만 가지고도,
    그는 민정수석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감당하기가 썩 어렵게 되었다.

      녹취록 상에서 윤상현, 최경환이 당시 새누리당 의원 김성회에게 한 말은
    순 막가는 공갈 협박 그것이었다.
    전국의 잡배들과 건달들에게
    "아, 우리도 집권당의 높은 실세 노릇 얼마든지 하겠구나" 하는
    희망과 낙관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한 말투였다.
    "나 형에 관한 '별의 별 것' 다 알고 있거든, 까불면 안 돼. 아 씨..."
    "그렇게 무리하게 살면 되는 것 아무 것도 없어..."
    "나 대통령 뜻 잘 알잖아?"

    이상의 두 가지 일로 인해, 박근혜 시대는 또 한 번 레임덕을 자초했다.
    그리고 '친박'이란 비누 물방울은 꺼졌다.
    그들은 이미 선거참패 때 빈사상태에 들어갔지만,
    ‘진박’이란 TK 의원들이 사드 배치 논란 앞에서 자살골을 넣어
    자기들 관 뚜껑에 스스로 못을 박더니,


  • 이번엔 아예 노골적인 공천개입 물증이 드러나
    스스로 자신들의 하관(下棺)식을 거행한 셈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태를 과연 어떻게 보고 있으며,
    어떻게 처리할 작정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잘했는데 그 아랫사람들이
    보좌를 잘못해 일이 이렇게 되었다”라는 게
    역대 정권들 말기에 흔히 나오는 말이었다.
    이번에도 일단은 그런 식으로 임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그런 보좌진을 둔 건 대통령의 책임이다.
    대통령의 경우는 ‘인사(人事)가 만사’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주위에 있던 ‘가까운 사람들’은
    지금 단 한 사람도 남아있지 않다.
    친박, 진박이 갔고, 장관들은 무력하고,
    비서실장도 ’장세동, 박지원‘ 급(級)이 아니고, 2인자도 없고,
    새누당 비박계는 아예 남보다 더하다.
    대통령은 지금 혼자다.
    그리고 이건 자신의 팀을 건실하고 튼튼하게 짜지 못한
    대통령 자신의 책임이다.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이 충분히 예리하지 못했던 탓일까?

     ‘일상의 국민’ 된 입장엔 저 높은 곳의 대통령, 새누리당, 친박, 비박이
    어떻게 되고 안 되고는 별 상관이 없다.
    그러나 자유민주 체제, 헌법가치, 헌법질서를 지킬
    전담(專擔) 정치세력이 없다 시피 되는 현실은 큰 재난이 아닐 수 없다.

    새누리당은 물론 이렇게 지리멸렬해지기 전에도
    체제수호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않고 못했다.
    철학, 역사관, 세계관, 사명감, 투쟁정신, 위기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작금의 사드 배치와 관련한 싸움 앞에서도
    새누리당이란 친구들 노는 꼴 좀 보라.
    말 한 마디 다부지게 하는 친구가 없지 않은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큰 싸움판을 앞에 두고
    주위에 장교단과 병사들 하나 없이 혈혈단신이 되었다.
    군대와 경찰과 일반 공무원들은 물론 있으나
    그들은 정치투쟁 담당은 아니다.
    공무원은 게다가 요리조리 눈치나 살피다가
    '쎈 x'에게 싹 가붙는 성향이 있다. 결코 동지가 아니다.

     이 위험한 상황 앞에서 그래도 박근혜 대통령은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정신을 다잡아
    “나는 헌법을 수호하고...”라고 했던 대통령의 의무와 권한에
    최대한 투철할 것을 희망한다.
    무엇보다도 비상내각을 구성하고 공무원을 지휘하고
    군대를 통수(統帥)하고 행정권을 발휘함으로써
    군사-외교-안보와 국내 치안질서 및 통치기강 확립을 최우선시 할 것을 희망한다.

    아울러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 등,
    공(公)보다 사(私)에 집착해 온 직업 정치꾼들에게만
    헌법가치와 헌법질서의 명운을 내맡기지 말고,
    자유-민주-공화-양식(良識)-지성(知性)-절제(節制)의 시민세력이
    의병(義兵) 된 심정으로 오늘의 자유-민주 권(圈)의 정치적 무중력 상태를
    다만 얼마라도 보완해 줄 것을 희망한다.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뜻있는 사람들이 솔선 말하고 행동하고 나서라.
    우리가 지금까지 이룩한 것들과, 오늘의 소중한 것들과,
    새로 열어갈 내일을 거짓 선동꾼들과 폭민(暴民)정치 앞에
    속수무책으로 내버려둘 수만은 없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