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제수호 '중심 정치세력'이 없다

     -'사드 현장' 버리고 도망간 '탈영병'만 있을 뿐-


    대한민국엔 지금 역사관과 세계관과 가치체계와 열정과 목숨을 내걸고
    헌법체제를 지킬 정치세력이 없다.

    여당이나 박근혜 당이 없어서 또는 없어질까 봐 걱정하는 게 아니다.
    자유-민주 헌정체제를 사수할 중심 정치세력이 없어져 걱정이라는 뜻이다.

    새누리당이 있지 않으냐고?


  • 그건 이미 갔다. 이미 죽은 물건이다.
    혼(魂)이 날아(飛)가고 백(魄)이 흩어진(散)지 오래다.
    우선 '친박' 중에서도 알짜 '진박'이라던
    TK 국회의원들부터가 사드 배치 사태에 임해서
    "어마 뜨거라" 하고 탈영(脫營)병이 되지 않았는가?  

      그럼 비박(非朴)이 있지 않으냐고 할 것이다.
    김무성? 유승민? 그들에게 묻는다.
    그렇게 박근혜 대통령이 싫었으면 왜 분당은 안 하고 못하는 채
    박근혜 대통령과 한사코 한 당을 해왔는가?
    박차고 나가기엔 역부족이고 썩 이롭지 못하다고 봐서 그랬나?
    실속은 '박근혜 새누리당' 이름으로 챙기고,
    마음은 딴 데 두겠다 이거였나?
    그럼 이 역시 이번의 '진박' 못지않은 얌체족 아닌가?
    이들도 성주 불상사에 대해 아무런 비판적 반응이 없다.
    만찬을 즐기며 연호(連呼)를 하면서도 잔득 웅크리고만 있을 뿐.

     이런 아노미(anomie, 난맥상)를 어떻게 추스르려는지,
    박근혜 대통령의 속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
    아니, 추슬러야겠다는 위기의식이 있는지부터가 궁금하다.
    자유-민주 권(圈)이 이렇게 무중력 상태가 되고 표류해선 안 되는데 말이다.

    경북 성주에서 있었던 황교안 총리 일행의 봉변은
    바로, 대한민국에 체제수호의 주력군이 없는 데서 빚어진 해체현상이었다.
    중앙정부의 권능과 권위가 흐물흐물해지면
    사방에서 거역(拒逆)이 일어나는 법 아닌가?
    이건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는 철칙이다.

     제헌절을 보내며
    자유-민주 권(圈)의 뜨거운 충정들이 분발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주인 없는 가게처럼 돼가고 있는 대한민국에
    어떻게 다시 본연의 주인 자리와 중력(重力)과 중심을 세워 놓을 수 있을지,
    다 같이 고민하고 걱정해야 할 국면이다.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충분한 사전 설명과 설득 과정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그건 그것대로 따로 따져야지,
    그것과  폭력사태를 대등하게 마주세워놓고 양비론을 펴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미디어들의 분별력을 소망한다.
    폭력은 그 어떤 경우라도 '구실'과 '핑계'를 인정받아선 안 된다. 
    사드 배치를 "내 쌔끼 죽이려는 짓"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엄밀한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 할 소리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