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구제받을 여지 있나 없나?

      인터넷 일간지 '조선 Pub'에 실린 최승현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의 기사
    "집안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3년 야당 출입기자의 3개월 여당 관찰기"가 시선을 끈다.

      왜 시선을 끄는가?
    치우치지 않게 친박의 문제점과 비박의 문제점을 주관적 판단과 감성적 개입 없이
    아주 객관적으로 팩트에 기초해서 적었기 때문이다.
    자칫 "친박이 전적으로 나빴다" "아니, 비박이 더 많이 나빴다"는 식으로
    '개입' 하는 게 상당수 글들의 경향이었는데,
    최승현 기자는 시종 사실관계 위주로 이 문제를 조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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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요지는 이렇다.
    새누리당의 친박과 비박 모두는 야당분열 앞에서
    "우리가 다 먹는다. 문제는 야당이 아니라 당내의 적이다"라는
    식으로 자만한 나머지
    서로 오십보백보로 이전투구를 하다가 공멸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책임은 어느 쪽에 더 있는가?

    이걸 가지고 지금껏 새누리당 내부와 당 바깥 여론이 둘로 좍 갈려서
    "이쪽이 더 나쁘다" "아니, 저쪽이 더 나쁘다"라며 삿대질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승현 기자의 기사에 의하면
    그런 "어느 한쪽만 전적으로 나쁘다" 식은 실제와는 맞지 않는다는 게 정답일성 싶다.

     당 안팎의 친박은 이한구 최경환 윤상현의 '오버' '실수' '오만' '하책'에 대해서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당 안팎의 비박-반박 여론 역시 김무성의 '180석 호언장담' '찌라시 파동' '옥새파동' 등의
    졸렬함을 못 본 체 해선 안 될 것이다.

     이런 양쪽의 '치졸 극치'를 보고 상당수 보수 유권자들이
    "누가 더하고 덜하든 간에" 백리 천리 밖으로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양쪽 계파는 힘이 엇비슷해서 그런지
    리더십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 가운데
    계속 도토리 키 재기 식 네 탓 싸움만 하고 있다.

     이러다간 차기 대선이고 뭐고 새누리당은 더 이상 '동지'들의 결사체가 아니라,
    오월동주(吳越同舟, 적들끼리 한 배를 탄) 격이 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대체 왜 같은 당을 하고 있는지의 원초적 질문을 받기 딱 좋은 상황이다.

     최승현 기자의 말대로 새누리당엔 지금 마땅한 대통령 후보감조차 없다.
    김무성? 이번에 때가 너무 많이 끼어 여론조사에서도 저만큼 뒤처졌다.
    PK  지역에서조차 그는 하락세다.
    오세훈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이미 졌다.
    정당은 강력한 ‘차기’ 감이 있어야 그를 중심으로 세(勢)가 형성되고 장이 선다.
    그러나 새누리당엔 지금 리더나 스타는 고사하고,
    주요인물들이 모두 “친박 비박...” 떠들다가 도덕적 상처투성이가 되고 말았다.
    결국 각자도생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여권 발(發) 정계개편으로 가나?
    이것도 말이 그렇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리더가 없으 니 정계개편인들 누가 리드하느냔 말이다.
    결국 새누리 웰빙 족들은 “정권을 내주더라도 내 금배’지만 유지하면 그만...”이란
    생각들을 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 사람 누구 하나 사(私) 아닌 공(公)을 우선시해서
    자유주의 보수주의 진영의 장래에 대해 고민하고 고통스러워하고 걱정하고 통탄해 하는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그야 몇몇 의원 등, 그런 인사들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무엇에 가려서인지 그들의 에너지가 실감되진 않는다.

     문제는 그래서 “금배지만 있으면 정권 내줘도 그만”이라고 할지 모를 사람들이 아니라
    “자유-보수 국민들이 어찌할 것인가?”다.
    이들은 “정권 내줘도 그만...”이라고 그렇게 간단히 치부해버릴 수만은 없는,
    고민과 착잡함을 아직도 가지고 있을 법 하기 때문이다.

    과연 어찌해야 할 것인가?

     지금부터 자유-보수 국민들의 여론과 의견과 태도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정권 내주는 ‘포기’ 쪽인지,  아직 그렇게까지 결정한 건 아닌지,
    새누리당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노(no)라면 그 대안은 무엇인지...등등.
    그래서 대체적인 경향이 어떤지, 의견을 모아나갔으면 한다.
    그 많은 연구소, 연구원, 학회, 논단 등이 나서서
    여론 형성을 위한 세미나라도 활발히 벌였으면 한다.
    “자유-보수 국민의 향후의 선택은 무엇인가?”를 두고서 말이다.

      새누리당이 조만간 “구제받을 여지를 보일지,
    전혀 그런 여지를 보이지 않을지?”를 지켜본 다음,
    자유-보수 국민이 태도를 정해야 할 것이다.
    결코 오래 기다리고 지켜볼 수는 없다.
    시간이 촉박하다.

    류근일 /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