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존중'이 없다면 보수·우파·애국도 소용없어.. 전통과 원칙에 따라 전희경 내쳐야
  • 새누리가 백척간두에 섰다.
    또한 새누리를 떠받쳐 온 자유민주 시민진영 역시 심각한 내부 분열을 겪고 있다.
    전희경 전국구 당선자의 표절 및 최근 행보에 의해 촉발된 일이다.

    권력투쟁과 전혀 상관없는 이슈를 둘러싸고, 이른바 [보수] 안에서 일찍이 이 같은 심각한 내부 분열 혹은 위기가 존재한 적 없었다.
    까닥하면 새누리를 떠받치고 있는 시민진영 전체가 와해될 판이다.
    전희경 용퇴 내지 퇴출을 주장하는 입장의 사람들—강골 재야 시민진영은 이렇게 말한다.

    
“전희경 문제로 위기가 심화되어 시민진영 전체가 와해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지만, [진실존중]이라는 근본적 원칙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이 내부 분열과 싸움은 절대로 멈출 수 없다!
    진실이 경멸당하고 우롱당하는 사회라면, 애국이고, 보수고, 우파고 모두 의미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이렇듯 강골 재야 시민진영이 결사(決死)의 각오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희경 지켜내기]를 주장하는 강력한 집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내부 분열과 싸움은 급속한 속도로 에스컬레이트 되고 있다.
    지난 4월 말에 표면으로 드러난 이후 불과 열흘 밖에 안 지났지만, 전희경을 옹호하는 진영과 전희경을 비판하는 사람들 사이의 분열과 싸움은 매초 매분마다 격화되어 왔다. 
    마침내 일베의 정치 게시판이 거의 마비상태에 이르렀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참혹할 정도의 살벌한 논쟁과 비방이 이어지고 있다.


    언뜻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다.
    표절에 대한 관념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2001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쓰인 전희경의 석사 논문일 뿐이다.
    또한 전희경이 대학교수인 것도 아니다.
    따라서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왜 이 같은 핵폭탄이 됐을까?
    왜 폭발력과 파괴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한편으로는 15년 전에 일어난 전희경의 표절 및 최근 그녀의 대응을 살펴 보아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표절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살펴 보아야 한다.
    또한 새누리가 왜 이 핵폭탄을 직방으로 맞을 수 밖에 없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 ▲ 전희경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  ⓒ 뉴데일리
    ▲ 전희경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 ⓒ 뉴데일리



    1. 전희경의 표절 및 행보

    전희경 전국구 당선자는 “한국인이 걸어온 길에 대해 진실된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라는 역사교육정상화 캠페인 물결을 타고 비례대표로 공천받아 당선된 인물이다.
    2015년에 크게 불타오른 이 캠페인은 2004년 권희영(한국학중앙연구소 교수), 정경희(영산대학교 교수),  강규형(명지대 교수), 이명희 (공주교육대학교 교수) 등이 10년 넘게 외롭고 힘들게 기울여온 노력의 결실이었다.

    <자유경제원> (대기업과 <전경련>이 설립하여 지원하는 단체) 사무총장이었던 전희경은 2015년에 루키(rookie) [여자 전사(戰士)]로서 급부상했다.
    그리고 드디어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을 그만 두고 새누리에 공천 신청을 하여 비례대표 당선자가 됐다.


    한마디로 전희경은 2004년 이후 12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온 역사교육정상화 캠페인에 2015년 가을에 올라타서 “역사를 진실되게 가르쳐야 합니다”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발신한 덕에 비례 당선자가 된 인물이다.
    이 까닭에 전희경의 정치적 생명은 진실성(integrity)과 진정성(authenticity)에 걸려 있다.
    그러나 희대의 엽기적인 표절이 드러났다.
    또한 그 이후 한 달 동안의 행보 역시 자유민주 진영의 강골 재야 시민들에게, 실망을 넘어서 분노를 느끼게 만들고 있다.


    전희경 표절은 매우 특이하다. 
    단 두 개의 논문 A, B를 통째로 복사 표절해서 논문을 만들었다.
    표절된 부위가 전체 논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2%에 달한다.
    이 같은 엽기적 복사표절은 이제까지 발견된 바 없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질의 복사표절 논문]이다.
    게다가 표절당한 두 개의 논문 중 하나의 저자(강모씨, 남자)는 2000년 당시 M 대학의 박사과정생으로서 전희경의 [절친한 친구]였다는 증언이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4월 11일, 복사 표절이 드러난 이후 전희경의 대응은 더욱 더 문제가 크다.
    전희경은 표절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표절은 도둑질이다.
    도둑질의 증거가 들여밀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둑질 자체를 부인한 것이다.
    15년 전 표절에 대해서는 차라리 “젊은 시절에 저질렀던 잘못이었습니다”라고 참회할 수 있지만, 새누리 비례대표 후보자 (4월 11일은 투표 이틀 전이다) 신분으로서 이같은 뻔뻔한 거짓말을 한 것은 치명적이다.
    이에 대해 4월 12일에 전국대학원생협의회가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냈고, 전희경의 이 같은 뻔뻔한 행태는 SNS를 통해 청년층에게 급속하게 알려졌다.
    선거전문가 중에는 “4월 11일에 보도된 전희경의 거짓말이 최소한 30~40만의 청년 부동층으로 하여금 야당을 찍게 만들었다”고 추정하는 사람도 있다.


    4월 하순부터 전희경은 한국경제신문의 정규재 주필의 보호막 속에 숨었다.
    4월 하순, 정규재 주필은 <정규재TV>에서 전희경의 표절문제를 비판하는 자유민주 시민을 겨냥해서, [도덕적 우월감]을 위해 내부총질을 하는, 동지애를 모르는 자이며,  “도덕이 때로는 애매할 수 있다”는 심오한 이치를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이며,  [자중자애]를 모르는 경망한 자라고 매도했다.
    급기야 5월 7일, 정규재 주필은 전희경을 <정규재 토크 쇼>에 불러내어 면죄부를 주는 퍼포먼스까지 펼쳤다.
    이 자리에서 전희경은 뱀장어처럼 매끄러운 화법으로 표절 여부에 대해서는 NCND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외교적 화법) 전술을 취했다. 
    엽기적인 복사표절이 드러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도록, 전희경은 모르쇠-전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모든 부담을 한편으로는 대기업에, 다른 한편으로는 새누리에 짊어 지우는 전술이다.


    전희경의 모르쇠-전술이 왜 대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것일까?
    지난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희경이 살아 온 인생 행보 전체가 그룹사-<전경련>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전희경의 태도가 뻔뻔하면, “그룹사 자체의 근성이 뻔뻔한 것 아닌가? 저 버르장머리를 재벌사에서 배운 것 아닌가?”라는 인식 혹은 오해가 퍼져나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희경의 지도교수 김석준은 그룹사를 대변하는 시민조직 <바른사회시민회의>를 창립한 사람이다. (김석준은 오늘까지, 이 희대의 복사표절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석준은 그룹사와 시민사회의 접면(interface)를 담당한 인물이다.

    전희경김석준으로부터 논문에 대한 인증을 받았고, 김석준이 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할 때 비서관을 지냈으며, 2008년에는 김석준이 창립한 <바른사회시민회의>(대기업과 <전경련>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대형 단체이다)의 정책실장으로 부임했다.


    전희경은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을 그만둔 이후, 잠시 그룹사와 <전경련>이 창립해서 운영하는 씽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일했다.


    또한 전희경은 <한국경제연구원>을 그만 둔 이후에는, 역시 그룹사와 <전경련>이 창립해서 운영하는 <자유경제원>의 사무총장을 지냈다.

    한마디로 전희경은  김석준 교수의 제자가 된 이후 거의 20년 동안, <전경련> 주변을 맴돌며 인생을 산 사람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이나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자유민주 시민진영을 접촉하고 관리하는 업무다.
    야박하게 말하면, 전희경은 지난 2008년 이후 내내 (한국경제연구원에 몸담았던 짧은 시기를 제외하고는) 대기업-<전경련>이 자유민주 시민진영을 접촉하고 관리하기 위해 세운 기관의, 실무 창구 역할을 하며 살은 셈이다.

    필자 주:
    이 같은 경력에 대해 정규재 주필은 5월 7일에,  “시민진영을 조직하고 조직운동을 아주 오랫동안 해 온 분”이라고 극찬했다.
    이는 거짓말이다.
    DJ-노무현 정부 때 국가보안법과 한미동맹을 지켜내기 위해 감옥 가고, 벌금 내고, 부상당한 사람들이 수십명이다.
    전희경은 이 같은 결사적 싸움이 다 끝난 2008년에야, 시민진영을 접촉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시민운동가로서가 아니라, 대기업-전경련이 시민운동을 모니터링하고 접촉하기 위해 만든 단체의 실무 창구로서. 즉 전희경은 시민운동가가 아니라, [대기업-<전경련>의 에이전트로서 시민운동을 접촉, 관리한 자]이다.


    전희경은 또한 5월 7일, <정규재 토크쇼>에서, 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진정으로 시장경제를 옹호하려면 국회의원을 그만두는 게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다.
    왜냐하면 시장경제는 신뢰성(reliability), 정직성(integrity), 책임성(accountability)에 바탕하는 바, 전희경의 행보는 시장경제의 이 세가지 기초를 통째로 무너뜨리고 조롱한 것이기 때문이다.  


    신뢰성, 정직성, 책임성 (reliability, integrity, accountability)이 깨지면, 모럴-헤저드(moral hazard)가 오고 시장제도 자체가 주저앉는다.
    IMF로 국부가 거덜나다시피 했을 때...사회 곳곳에서 "모럴 헤저드가 만연해서 일어난 일"이란 탄식이 메아리쳤던 것만으로도 이를 알 수 있다.

    2001년 2월, 논문 복사표절은 신뢰성을 깬 행위다. 
    [내가 생각해 낸 것]이라 주장하는 내용 중 92%가 남의 것을 베낀 것인 판에 무슨 신뢰가 존재하나?

    2016년 4월,  복사표절 부인은 정직성을 깬 행위다.
    "그런 연구자들 이름 들어본 바 없는데요? 교수님도 제 논문이 창의적이라 하셨는데요?"—이 같은 구역질나는 철면피는 정직성에 대한 조롱, 경멸 그 자체 아닌가!

    2016년 5월, (정교재 토크쇼에서의) NCND 화법은, 책임성을 깬 행위다.
    일베가 망가지고, SNS가 둘로 갈리는 살벌하고 참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자신의 책임성을 전면 거부했다.

    신뢰성, 정직성, 책임성을 조롱하고 우롱하는 전희경의 행태야말로 가장 심각한 반(反)시장적인 행태다.

  • ▲ 김석준 전 한나라당 의원   ⓒ 뉴시스
    ▲ 김석준 전 한나라당 의원 ⓒ 뉴시스



    2. 전경련 로그(Rogue) 커넥션


    <한국경제신문>의 정규재 주필이 4월 하순 <정규재TV> 및 5월 7일 토크쇼를 통해 전희경을 적극 보호했다..
    또한  전희경이 불과 두어달 전까지 몸담고 있던 <자유경제원>이 전희경 복사표절에 대해 아무런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년 가까이 전희경에게 비비고 기댈 언덕을 제공해 온 <전경련> 역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엄청난 선동가들이 움직여서, 전희경 복사표절 및 최근 행보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를 [내부분열 책동]으로 낙인찍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은 매우 근본적인 의심을 하게 만든다.


    첫째, 지난 2년 동안 <전경련> 관련 단체가 마치 이념 전쟁의 선봉에 선 단체인 듯 행동해 온 것이 과연, <자유경제원>을 지원해 온 글로벌 대기업들의 뜻이었을까? (결국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대기업들이 이 단체의 이사직에서 사퇴한 것으로 안다)

    
둘째, <자유경제원>의 현직 사무총장 전희경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진출한 것이 과연 글로벌 대기업들의 뜻이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 대기업쯤 되면 “기업이 뿌리박고 있는 나라인 한국의 정치와 경제가 안정되는 것”을 바랄 뿐 “정치판 자체에 깊숙하게 촉수를 집어넣어 흔들겠다”라는 황당하고 위험한 생각을 할 리 없다.
    [눈에 두드러지지 않는 방식](low profile)으로 움직이는 것이 글로벌 대기업이 선호하는 길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전희경을 정치상품으로 키웠을까?
    최근 정규재 주필의 움직임은 이 같은 의문에 대한 가설적 답을 준다.


    짧게 말하자.
    <전경련>은 이미 상근직 임직원들이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쥐락펴락하는 조직이 된지 오래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이 상근 조직의 결정에 질질 끌려가고 있다.
    <전경련> 상근직 핵심은 이미, 막대한 재원을 출연하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된 상태이다. 
    로우그(rogue, 대리인이 관리-통제를 벗어나 지 멋대로 욕망하고 행동하는 상태)로 변질된 것이다.

    거대한 상근조직이 괴물과 같은 로그로 변질된 <전경련>을 중심으로 언론, 연구원 쪽의 핵심까지 연결된 로그 커넥션이 생긴 것 아닐까?
    그래서 정규재 주필이 전희경을 보호하려 들고, <자유경제원>이 침묵하고 있는 것 아닐까?

    그래서 필자는 로우그로 변질한 <전경련> 및 그 주변 조직의 핵심들이 커넥션을 형성해서 전희경을 국회에 진출시키고, 이제 전희경 지켜내기에 올인 한 것 아닌가, 의심한다.
    이 가설적 의심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이 가설적 커넥션을 [전경련 로우그 커넥션]이라 부르자.

    필자의 의심이 틀렸기를 바랄 뿐이다.
    너무 추잡하고 끔직한 일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기업이 선의(善意)로 출연하는 막대한 재원을 지 멋 대로 써가면서, 글로벌 대기업의 아우라를 빌어 대한민국 국회에 촉수를 내리겠다”—이 같은 망상이 작동하고 있다는 의심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의심이 틀렸다는 것을 <전경련> 및 그 주변 조직이 증명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식적 논평을 내놓아야 한다.

    “<전경련>이 지원하는 연구원의 현직 사무총장이 국회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오해의 소지가 큰 일이었다.
    전희경 당선인은 희대의 복사표절을 저질렀기 때문에 역사교육정상화를 위한 사회 전반의 노력을 코미디로 만들었다.
    나아가 복사표절에 대한 잡아떼기 및 그 이후의 무책임한 행보는 시민사회 전체를 우롱하고 혼란시키는 행태였다.
    이에 우리는 전희경 당선자와 우리 기관 사이에 아무런 인연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앞으로 전희경 당선자의 거취는 오직 본인과 새누리가 결정할 몫이다.”

    이와 같은 당당한 논평을 내놓지 못 한다면…나아가 5월 7일<정규재 토크쇼>와 같은 [전희경 지키기] 시도가 계속된다면,  “[전한자 로우그 커넥션]이 작동하고 있다”는 의심은 더욱 더 현실성을 얻어갈 수 밖에 없다. <전경련> 및 그 주변조직/기관의 결단을 촉구한다.

  • ▲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 뉴데일리
    ▲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 ⓒ 뉴데일리



    3. 핵폭탄은 새누리 발밑에서 터진다

    가설적으로 [전경련 로우그 커넥션]이 존재하고… 이들이 조직적으로 전희경 지켜내기에 올인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반대편에는 “전희경은 이미 진실우롱, 진실경멸의 아이콘이 됐다. 전희경이라는 존재 자체가, 시민진영의 움직임 전체를 개콘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라고 보고 있는 강골 재야 시민진영이 있다.
    이 둘 사이의 싸움은 멈추지 않을 뿐 아니라 계속 확대된다. 
    4월 28일 이후 불과 열흘 만에 자유민주 시민진영이 둘로 빠겨져 버렸을 지경이다.

    핵분열이요 핵폭탄이다.
    이 핵폭탄은 어디서 터질까?
    새누리 발밑에서 터진다.
    이 싸움은 새누리를 떠받쳐 온 자유민주 시민진영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분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 자신의 전통과 원칙을 따르면 된다.

    새누리(한나라)는 2000년 7월 DJ 정부의 교육부 장관 지명자 송자(당시 명지대 총장)를 표절로 낙마시켰다.
    이 사건은 “교육분야만큼은 학문적 정직성을 검증해야 한다”라는 원칙을 대한민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2006년 새누리(한나라)는 노무현 정부의 교육부 장관 지명자 김병준 역시 표절로 낙마시켰다.
    이때 나경원 대변인은 “교육 수장의 표절은 국민 신뢰를 무너뜨린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교육에 관한 한, 표절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 새누리의 전통과 원칙이다.
    송자 낙마와 김병준 낙마 덕분에 우리 사회에 비로소 [표절 근절] 기풍이 만들어졌다.
    새누리는 자랑스런 전통과 원칙을 세웠던 것이다.

    전희경은 “역사[교육]은 진실에 바탕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라는 역사교육정상화 캠페인의 상징 아이콘으로서 비례 공천을 받은 인물이다.
    진실된 역사교육을 요구하는 시민진영의 대표선수로서 간주되었던 것이다.
    이제 이 인물이 희대의 복사표절, 뻔뻔한 잡아떼기, 무책임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를 방치한다면 새누리는 스스로의 빛나는 전통과 원칙을 짓밟아 파괴하는 짓을 하는 셈이 되고 만다.

    그뿐인가?
    남을 공격할 때엔 [표절]이란 무기를 쓰고, 자기 내부에 대해서는 최악의, 희대의 복사표절 및 그에 이어지는 잡아떼기와 모르쇠를 눈감아 주는, 황당한 행태를 저지르는 시정잡배가 될 뿐이다.

    표절을 내치는 까닭은 [진실존중]이라는 원칙과 정면 매치되기 때문이다.
    [진실존중]이야말로 한 사회가 유지되고 번영하는 궁극적 기초다.
    [진실존중]이 없다면…진실이 경멸당하고 우롱당한다면, 우파니 보수니 애국이니 아무 소용없다.
    모두 탐욕스런 밥그릇 패싸움을 위한 구호에 지나지 않게 된다.

    역사교육에 관한 [진실존중]을 팔아서 국회의원 비례대표가 된 자가, 오히려 [진실우롱/진실경멸]의 화신이었음이 밝혀진 케이스가 바로 전희경이다.
    이 까닭에 강골 재야 시민진영은 “전희경의 복사표절 및 최근 행보에 대한 심판을 하지 않고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이 싸움은 끝까지 간다.
    핵폭탄의 질량은 계속 증가한다. 

    새누리는 전희경을 내쳐야 한다.
    그 길만이 “새누리에 진실성과 진정성이 깃들 수 있다”라는 희망을 지지자에게 증명하는 방법이다.

    이번 4.13 총선 참패의 근본 원인은 상당수 새누리 열성 지지자들이, “새누리에는 진실성(integrity)과 진정성(authenticity)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느꼈던 데에 있다.
    전희경 축출이 바로 새누리가 진실성, 진정성을 향해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지름길이다.


    4. 표절은 도둑질이다

    한 사회의 성숙성은 표절에 대한 태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에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표절에 대한 개념이 약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성실하게 논문을 지도하고, 성실하게 글을 쓴 대학원생, 연구자들이 적지 않았다.
    왜냐하면 본능적으로 표절이란 도둑질임을 알기 때문이다. 



  • ▲ 학계에서 표절 추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온 독고윤 전 아주대교수ⓒ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학계에서 표절 추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온 독고윤 전 아주대교수ⓒ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전희경 복사표절 문제가 알려진 이후 뉴데일리 특별취재팀은 논문자체를 분석했다.
    또한 이 전희경의 논문과 피(被)표절논문들을, 우리 사회에서 표절을 추방하기 위해 노력해 온 원로 석학 독고윤 전(前) 아주대 교수께 보여드리고 논평을 받았다. 
    독고윤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미국 하버드 법대교수가 말했어요.
    표절은 도둑질이라고…
    즉 형사처벌의 대상이라는 거죠.
    그럼에도 왜 형사처벌을 하지 않느냐?
    법원이 처벌하는 것보다 학문 공동체 안에서 솎아내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거에요.”


    지금 전희경의 행태는, 15년 전 도둑질에 대해 증거가 들이밀어져 있음에도 한달 째 도둑질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에 다름 없다.
    게다가 (만에 하나..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전한자 로우그 커넥션]이 전희경 지키기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의심을 지울 길 없다.

    독교윤 교수는 전희경이 표절을 부인한 행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논문이 쓰인 15년 전엔 세상이 험하고 무식해서 그게 죄인지 몰랐다고 쳐 보자구요…
    그러나 지금, 그걸 부인한다?
    아니, 15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배운 거죠?
    이는 부정직한 태도에요. 
    매우 위험한 태도입니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 같은 공복(公僕)이 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전희경
    이 저지른 희대의 복사표절 및 그 이후의 무책임한 행보에 대해 “그래도 우리편이까 봐줘야 한다”라는 논리가 게시판과 SNS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또한 새누리가 과연 전희경을 내쳐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자유민주 시민진영 내부에 첨예한 의견대립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독고윤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표절이냐 아니냐, 이 문제에 진영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짓입니다.
    참과 거짓에 무슨 편가르기가 있고 동지가 있나요?
    표절했냐 안 했냐를, 공직자 윤리 기준에 집어 넣은 것은 새누리입니다.
    2000년엔 DJ 정부의 교육부 장관 내정자인 송자 총장을, 2006년엔 노무현 정부의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  김병준 교수를 표절로 낙마시켰죠.
    그런데 지금 와서 새누리가 전희경에 대해 눈감는다면, 이는 표절을 정치투쟁의 도구로 사용한 것 밖에 안 되요.
    새누리가 이 같은 짓을 한다면, 이는 표절보다 더 지독한 범죄를 저지르는 셈이에요.”


    표절 근절에 대해 오랫동안 캠페인을 벌여온 원로 석학 독고윤 교수는 또한 표절 근절이야말로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를 현실화시키는 첫 걸음이라고 말한다. 


    “창조경제는 창의성에 바탕하죠.
    창의성은 진실인가 아닌가, 내 생각인가 남의 생각인가, 이런 문제에 관한 정직성(integrity)이 확립될 때 꽃 피울 수 있어요. 표절이 만연하고 용납되는 사회에서 어떻게 창의성이 나오겠어요?
    남의 아이디어를 내 아이디어라고 우기고 윽박지르는 세상인데.
    .”


    마지막으로 독고윤 교수는 표절 근절이야말로 시장경제 창달과 직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경제가 고도화되고 발전한다는 게 뭐에요?
    거래비용이 낮아진다는 거죠.
    상대방을 믿을 수 없으면 거래비용이 높아지죠…
    신뢰(reliability), 정직(integrity), 책임(accountability)이 거래 비용을 낮춰요.
    표절은 신뢰, 정직, 책임을 정면으로 파괴하는 행위에요…” 




    독고윤 교수는,  표절을 부인하는 행위, 표절에 대해 진영논리를 적용해서 침묵하거나 감싸는 행위가 표절 그 자체보다 더 끔직한 짓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희경의 복사표절에 이은 무책임한 행보를 멈추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 세 당사자들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복사표절 및 무책임한 행보보다 더 끔직한 짓을 저지르는 결과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첫째, 희대의 복사표절을 방치한 지도교수 김석준(현 안양대 총장)은 의절(disowning)을 공개 선언해야 하며, 이화여자대학교는 시급하게 일정한 과정을 거쳐서 논문을 취소해야 한다.
    둘째, 전희경을 길러낸 <전경련> 및 그 주변 조직/기관, 그리고 최근에 정규재 주필이 전희경을 적극 보호한 <한국경제신문>은 전희경 복사표절 및 그에 이은 무책임한 행보에 대한 공개적 논평을 내야 한다.
    셋째, 새누리는 “교육과 관련해서는 표절을 용납하지 않는다”라는 빛나는 전통과 원칙에 따라 전희경을 하루빨리 내쳐야 한다.

  • ▲ 독고윤 전 아주대교수(우)와 박성현 주필(좌).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독고윤 전 아주대교수(우)와 박성현 주필(좌).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필자 주 :
    다음 이미지들은 전희경 논문 표절 부분이다.

    하늘색:
    강여진 논문 내용.
    공저자가 당시 혜전대 교수였던 유병복이기에 흔히 ‘유병복 논문’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은 대학원 박사과정이었던 강여진(남자)의 논문.

    분홍색:
    박기홍 외 논문

    “전희경 논문은 [강여진 논문]과 [박기홍 외 논문] 두 개를 복사표절하여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님.
    [조동성 논문](카키색) 등 3개의 논문이 추가로, 아주 작은 분량으로, 표절되었음.  

    전희경 논문의 전체 텍스트 중 복사표절은 약 92%에 해당함.


    전희경 당선자의 표절의혹 논문 비교 - 바로가기



  • ▲ 독고윤 전 아주대교수(우)와 박성현 주필(좌).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성현 저술가/뉴데일리 주필.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공산주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재심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도 일체 청구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저술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웹사이트 : www.bang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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