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치에서 가장 빨리 망하는 방법은 거만을 부리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왜 과반 획득에 실패하였나?

    趙甲濟        
      


  •   *새누리당의 패배로 끝나가는 20대 총선을 뒤돌아보면서
    내가 썼던 글들을 다시 읽다가
    투표 직전보다는 지난 3월6일에 조갑제닷컴에 올린 글이
    더 정확한 분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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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충성파의 계산 착오: 金武星에게만 이기면 '우리 세상'이 되나?

     
      더불어 민주당은 김종인을 간판으로 내세워 선거를 치를 준비를 마쳤는데, 새누리당은 대표를 이렇게 상처투성이로 만들어 놓고 어떻게 경기를 할지 궁금하다.
     
      趙甲濟
      
      
      '선거의 女王'도 실수를 할 수 있다. 선거나 전쟁에선 절박한 쪽이 이기는 경우가 많다. 2012년 총선에서 박근혜의 새누리당이 이긴 것도 黨名과 색깔을 바꿀 정도로 절박한 모습을 보인 덕분이다. 2016년 총선 전략은 그 반대이다. 아무 實益이 없는 영남 의석 쟁탈전으로 시종하는 새누리당을 보면 참 여유롭고 한가하게 느껴진다. 국민들은 오만방자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정치에서 가장 빨리 망하는 방법은 거만을 부리는 것이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朴槿惠 대통령의 20代 총선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선거에 개입할 순 없지만 그의 측근들과 충성파들의 행동을 통하여 대통령의 意中(의중)과 계산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1. 朴 대통령 충성파는 이번 총선을 통하여 대통령에게 충성심이 강한 인물들을 주로 영남 지방에서 많이 당선시켜 任期(임기)가 끝날 때까지(또는 퇴임 후에까지도)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차기 대통령도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예컨대 반기문 총장 영입) 당선시키려 하는 모양이다.
      
       2. 그러기 위하여는 새누리당이면 거의 자동적으로 당선이 보장되는 영남 지역에 충성파들이 많이 공천을 받도록 해야 한다. 상향식 공천을 주장하는 金武星 대표는 이런 계획에선 일종의 장애물이다. 대통령이나 충성파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 후에도 政局(정국)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면 김무성 대표가 이번 총선의 지휘자로 성공, 黨權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 대통령 충성파는 김무성 대표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면서 충성파를 많이 국회에 진출시키는 방향으로 애를 쓰고 있다.
      
       3. 문제는 선거 민심이다. 한국인들은 좋게 말하여 반골정신과 저항의식이 강하다. 권력자의 專橫(전횡)이나 권력자에 대한 아부를 생래적으로 싫어한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의 2인자 이기붕, 박정희 정권의 최측근 이후락 차지철, 전두환 시절의 장세동, 노태우 시절의 박철언, 김영삼 시절의 김현철, 김대중 시절의 박지원 김홍일, 노무현 시절의 문재인, 이명박 시절의 이상득, 박근혜 시절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이런 측근들에 대한 민심과 정권을 놓은 뒤의 운명을 살펴 보면 지금 대통령 충성파가 꾀하는 '친위대' 만들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충성파가 아부파로 비치면 거센 민심의 반발을 부를 소지가 크다.
      
       4. 박근혜 대통령이, 충성파들을 새누리당이 어려운 수도권에 내보내지 않고 당선이 보장된 영남권에 출마시키려 하는 것처럼 비치는 데 문제가 있다. 국민들은 영남권에 누가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되는지, 또는 누가 공천되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별로 관심이 없다. 누가 되든 90% 이상의 확률로 당선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통령 충성파는 영남권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김무성 대표를 압박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한국인의 정의감정에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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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대통령 충성파의 무리가 지속되면 국민들의 反感은 영남권에 머물지 않고 全國의 선거민심을 反박근혜나 反새누리당으로 돌려놓을 것이다. 새누리당 의석을 늘리는 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영남 의석 쟁탈전(영남 지역 국회의원 속에 自派를 심어놓으려는 무리수)은 유권자들을 화나게 만들어 전국 선거 구도에 영향을 줄 것이다. 小貪大失(소탐대실)이다.
      
       6. 지금 여론 조사에서 민심의 변화가 느껴진다. 박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2선으로 물러난 더불어 민주당의 前 대표 문재인 의원의 지지율이 올라갔다. 친박세력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김무성 지지율도 떨어졌다. 박 대통령 충성파에 대한 반감이 더불어 민주당 지지로 결집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안철수의 '국민의 당'은 설 자리가 좁아졌다. 선거 구도가 1 대 1 대결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충성파는 야권의 결집을 돕고 있는 모습이다.
      
       7. 더불어 민주당은 김종인 체제로 선거를 치르기 위하여 노선을 조정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김무성과 이한구의 내부 투쟁이 더 부각되고 있다. 대통령 충성파는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상대를 강화시켜주는 데도 성공하였다.
      
       8. 좌파 색깔이 약한 김종인 씨가 더불어 민주당의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되고 좌파적인 문재인 씨가 선거 국면에서 2선으로 물러남으로써 새누리당은 표적 이동 사태에 직면하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보수층의 공격 표적을 없애버린 면도 있다. 문재인 씨가 더불어 민주당의 선거를 지휘하였더라면 2012년 대선과 총선 때처럼 이념 및 안보가 쟁점이 될 터인데, 그가 보이지 않고 새누리당 출신 김종인 씨가 前面에 등장, 보수층의 가장 큰 카드를 상당 부분 중화시켰다. 뇌관의 해체라고 할까?
      
       9. 한편 여러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영남권에서 박근혜 충성파는 약진하지 못하고 있다. 경상도 유권자들은 특정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성향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 박정희 정권의 종말을 재촉한 釜馬사태가 경상도에서 일어났고, 전두환 정권의 민주화를 압박한 1985년의 2·12 총선 異變(이변)도 부산과 대구에서 생겼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 추종파에 대한 경상도 민심의 맹목적 지지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무리를 하면 정치적 고향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에 더 큰 타격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 朴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개혁을 막고 있는 국회와 정치권을 비판한다. 국민들이 共感하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석연치 않게 받아들이는 이유가 있다. 국회의 다수결 원칙을 무너뜨린 2012년의 국회법 개정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박근혜, 당시 당 대표 황우여 의원이다.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하여 국회 식물화의 위험을 알고도 통과시켰으니 이 대목에 대한 대통령의 솔직한 사과가 있어야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황우여 의원에 대한 泣斬馬謖(읍참마속) 식의 조치도 기대한다.
      
       11.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게 된 두 가지 요인은 아버지에 대한 국민들의 향수와 동정심을 부르는 '연약한 이미지'였다. 이것이 표를 모았는데, 총선을 30여 일 앞둔 박근혜 대통령은 '연약한 이미지'가 아니라 '강한 이미지'이다. 아버지의 후광 효과도 영원히 지속될 순 없다.
      
       12. 만약 대통령과 충성파의 개입으로 새누리당이 예상보다 나쁜 결과를 얻게 되면 임기 말의 지도력과 결정력은 약해질 것이다. 政局 구상은 실현되기 어려워지고, 2017년 선거에서 친북 좌파 성향의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가 핵을 든 깡패집단 북한정권을 코너로 몰고 있는 흐름에서 한국이 이탈하거나 親中化할 가능성도 있다. '내전적 구도'를 가진 한국의 이념 갈등은 증폭된다.
      
       13. 김종인의 더불어 민주당은 극좌 노선을 수정하는 척하면서 안보문제의 쟁점화를 피해가는 한편, '경제 민주화'를 총선 쟁점으로 삼으면서 경제 침체와 소득 불균형 문제를 부각시키려 들 것이다. 새누리당이 이런 김종인 전략을 어떻게 반박할지 궁금한데 지금은 내부투쟁에 더 몰두하면서 시기를 놓치고 있다. 김종인 노선의 약점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약점을 공격할 의지나 그럴 겨를이 없는 것 같다.
      
       14. 선거나 전쟁에선 절박한 쪽이 이기는 경우가 많다. 2012년 총선에서 박근혜의 새누리당이 이긴 것도 黨名과 색깔을 바꿀 정도로 절박한 모습을 보인 덕분이다. 2016년 총선 전략은 그 반대이다. 아무 實益이 없는 영남 의석 쟁탈전으로 시종하는 새누리당을 보면 참 여유롭고 한가하게 느껴진다. 국민들은 오만방자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정치에서 가장 빨리 망하는 방법은 거만을 부리는 것이다.
      
       15. 대통령과 親朴세력이 선거를 앞두고 간판인 김무성 대표를 너무 작게 만들면 自害행위를 넘어 영남권 내부나 보수세력까지 분열시킬 수 있다. 더불어 민주당은 김종인을 간판으로 내세워 선거를 치를 준비를 마쳤는데, 새누리당은 대표를 이렇게 상처투성이로 만들어 놓고 어떻게 경기를 할지 궁금하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