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권 도루묵’ 된 더불어 민주당

      더불어 민주당은 역시 486 운동권 당(黨)이었다.
    그 동안 김종인 위원장이 한 일은 결국 한 판 쇼로 끝난 셈이다.
    그 동안 있었던 일은 운동권의 세대교체와 정예화(精銳化)였을 뿐이다.

     세대교체란 당의 주력이 이해찬 유인태 등 1970년대 ‘민정학련’ 세대에서
    1980년대 ‘전대협’ 세대로, 그리고 친노(親盧) 세대에서
    친문(親文) 세대로 이행했음을 의미한다.
    정예화란 이념에 있어서나 조직력에 있어서나 전투력에 있어
    전보더 훨씬 더 ‘쎈“ '알짜 '들이 당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  이 점에서 더불어 민주당은
    김종인 체제에서 우(右)클릭 또는 중도화 한 게 아니라
    내용적으로는 오히려 더 심화됐거나,
    심화가 아니라 해도 최소한 “변한 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세대교체와 정예화는 문재인을 축(軸)으로 해서 진행되었고,
    김종인이란 CEO가 그걸 대행했다.

    더불어 민주당의 실체는 역시 운동권 정당이고,
    이 실체가 마치 지워지는 듯한 착시(錯視) 현상이 잠시 있었지만
    결국은 다시 원상복귀, 도루묵이 되었다.

     왜 도루묵이 되었는가?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과 박수를 치고 있는 문재인 의원. ⓒ뉴시스 사진DB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과 박수를 치고 있는 문재인 의원. ⓒ뉴시스 사진DB



    김종인이 오너도 아니고 대주주도 아니고 실세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폼생폼사’로 설쳐댔지만 실제에 있어선 아무 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그가 이른바 ‘전권(全權)’ 아닌 전권을 휘두르며
    문재인 앞줄에 서서 이해찬을 베고 유인태를 날리고 임수경을 자를 때만 해도
    운동권 터줏대감들은 속으론 부글부글 끓었지만 겉으론 뭐라고 하진 않았다.
    그러나 그가 감히(?) ‘바지’ 주제에 비례대표 인선에서 운동권을 내몰고
    자신을 2번에 셀프 공천하자 “어? 이 노인네 더 두고 볼 수 없는데, 주제 파악을 해야지...”라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운동권의 반란에 김종인은 처음엔 꽤 격렬하게 분노했다.
    그 서슬대로라면 마치 당장 집어치울 것만 같았다.
    방송 평론가들도 대부분이 그가 그만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주저앉았다. 별수가 없었던 것이다.
    왜?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실력도 없이 폼만 재다가 꽝 하고 얻어터지니까
    체면상 화내는 척 하다가 꿍얼꿍얼, 엉덩이를 뺀 것이다.
    그는 모든 걸 깨끗이 뒤로 하고 표표히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부를 타입이 아니다.
    그는 역대 정부에서 4번, 지금 다시 5번 째 비례대표를 하는 사람이다.

     더불어 민주당은 민중민주주의 변혁운동 정예분자들의 당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우클릭도 중도화도 말짱 헛소리였다.
    이게 ‘김종인 습격사건’의 전말(顚末)이자 결론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