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의 '반기문 카드'

    경상도와 충청도를 묶는 必勝 카드가 될 것인가, 逆風을 부를 것인가?

  • 趙甲濟   
      
    朴槿惠 대통령이 구상중인 임기 후반의 政局을 추리해본다.  

    1. 朴 대통령은 선거 전략의 鬼才이다. 그가 지휘하거나 후보로 나온 선거에서 져 본 적이 거의 없다(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선 당원 투표에선 이기고 여론조사에서 졌다).

    2. 그 비결중 하나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하여(그리하여 대통령이 되기 위하여, 또는 정권을 야당에 넘겨주지 않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는 승부수를 던진다는 점이다. 대단한 집중력이고 권력의지이다.

    3. 朴 의원은 대통령 선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李明博 대통령의 세종시 건설 수정안에 반대하였다. 어머니를 죽인 김정일을 찾아가서 만났다. 아버지가 자랑하는 5.16군사혁명과 유신선포에 대하여 사과하였다. 때로는 國益과 人倫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는 게 현실이다.

    4. 朴 대통령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大選도 자신이 책임지고 치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敵對的 정치세력에 정권이 넘어가는 일은 반드시 막겠다는 생각이 강할 것이다.

    5. 그러려면 지지율이 높아야 한다. 적어도 40% 이상은 유지하여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 與圈에서부터 離反이 일어난다. 대통령을 비판, 자신의 인기를 높이려는 이들이 나타나면서 레임덕이 시작된다.

    6. 朴 대통령은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한 방향의 國政 운영을 하는 과정에서 너무 여론조사에 민감하고 때로는 무리한 정책 집행도 不辭하였다. 해경해체 결정, 세월호 인양 결정, 그리고 한국전 침략자인 중공군이 주관하는 戰勝節 행사 참석 등등.

    7. 朴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여권에서 여론조사상 선두走者인 金武星 대표를 여러 면에서 견제하고 있다. 金 대표의 서툴고 때로는 도전적인 행태가 朴 대통령을 감정적으로 자극한 면도 있을 것이다.
    반면 潘基文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각별한 배려와 반기문 총장의 친숙한 반응이 눈에 뜨인다. 반기문 총장은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될 경우 차기 대통령 후보감으로 1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충북 출신이다. 권력 의지도 강하고 준비도 오래 한 것 같다. 최근의 행보는 대통령 꿈이 있다는 강력한 암시를 던진다.

    8. 박근혜 의원이 현직 대통령과 맞서 충남에 세종시 건설 수정안을 거부한 것은 충청도 표를 얻어야 당선이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결정적 의미를 가지는 原籍別 통계를 보면 경상도 출신이 약31%, 호남이 26%, 충청도가 16%이다. 경상도와 충청도를 합치면 약47%, 호남과 충청도를 합치면 약42%이다. DJP(김대중, 김종필) 연합은 後者를 기반으로 하여 1997년 선거에서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경상도와 충청도 표를 기반으로 하여 51.6%의 지지율을 기록했었다.

    9. 朴 대통령은 자신이 반기문 총장을 새누리당으로 영입, 2017년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자신의 지지기반인 경상도 표와 반기문 씨의 기반인 충청도 표를 묶을 수 있다고 계산할 것이다

    10. 이런 구상에서 김무성 대표는 걸림돌이다. 하지만 쉽게 치울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김무성 대표는 黨內 지지기반이 확실하고, 부산을 연고로 한다. 김무성 대표가 작심하고 반발하면 경상도 표의 일부가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

    11. 김무성 대표의 대통령 후보 가능성은 내년 총선 결과로 채점될 것이다. 지지자들을 많이 공천하면, 또 새누리당이 압승하면, 당내 기반은 강해진다. 내년 총선 때 대통령은 중립을 지켜야 하므로 김무성 대표 중심의 선거일 수밖에 없다.

    12. 김무성 대표가 내년 총선을 통하여 당내 기반이 강화되는 것이 박근혜 구상을 반드시 저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변화무쌍한 한국 정치판에선 드라마를 연출하여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쪽이 유리해진다. 국민들은 경쟁을 원한다. 새누리당으로서 최선의 선택은 반기문 씨를 영입, 김무성 씨와 멋진 競選 승부를 벌이게 하고 勝者와 敗者가 일종의 런닝 메이트를 형성, 경상도와 충청도 표를 묶는 시나리오일 것이다.

    13. 흔히 대통령 권한은 나눌 수 없다고 한다. 카리스마가 강한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면 국무총리나 여당 대표는 약해진다. 반기문 씨나 김무성 씨가 그러한 카리스마를 가질 것 같지는 않다.
    우리 헌법 하에서도 권력을 분점할 소지가 있다. 헌법에 있는 대로 국무총리의 권한을 보장하는 방법, 대통령 선거 운동을 하면서 권력 분점을 약속하는 방법 등이다. 예컨대 '반기문 대통령, 김무성 총리'를 공약하든지 반기문 대통령, 김무성 여당 대표를 약속하든지.

    14.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40% 대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는 경제상황에 의하여 결정적으로 좌우될 것이다. 지지율이 약해지면 여당에 부담을 주므로 차기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실을 수가 없다. 다른 변수는 과욕이다. 퇴임 후를 위하여 믿을 수 있거나 만만한 이들을 국회나 청와대로 보내겠다는 욕심을 드러내는 순간, 또 국민들이 그것을 눈치 채는 순간 逆風을 맞는다.

    15. 한반도에서 이념은 가장 큰 전략이다. 朴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유는, 차기 정권이 절대로 좌파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널리 알려진다면, 그리하여 이기적인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이 보수성향 유권자들에게 알려지면 오해가 풀릴 수는 있다.  

    16. '박근혜의 반기문 카드'가 향후 2년간 한국 정치 판도의 가장 중요한 話頭가 될 것이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