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위인가, 운동권 부흥회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조국 서울대교수 등 혁신위 위원단 선임을 마쳤다.
    이에 대해 부산 출신 조경태 새민련 의원은
    "혁신을 당해야 할 사람들이 혁신위원이랍시고 나서고 있다"고 혹평했다.

  • 왜 이런 혹평이 나오는가? 

    애초에 이런 혁신위 운운이 나오게 된 것은
    지난 번 재보선에서 친노 세력이 주도한 새민련이 참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 '친노+486' 즉 운동권 출신들은 마땅히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라며
    석고대죄를 했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염치를 아는 자세가 될 것이다.

    그러나 본래 좌파 운동권은 자기 과오를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패장 문재인 대표는 선거 직후 민심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하기는커녕
    오히려 "이에 굴하지 않고 더 강하게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전형적인 운동권적 '두꺼움'이었다.

    혁신위 구성과 인선은 운동권의 그런 ‘죽어도 물러섬 없음’이란 철학과 생태의 한 표현이었다.
    그래서 새민련 혁신위는 한마디로 ‘운동권 헤게모니 재창출 위원회’라 할 수 있다.
    혁신당해야 할 사람들이 무슨 혁신위 운운이냐고 한 조경태 의원의 말은
    바로 이런 내막을 지적한 것이다.

    중도개혁 전통야당은 이렇게 해서 완강하고 경직된 이념 세력에 의해 결국은 먹히고 말았다.
    전통야당 舊주류 일부 인사와, 온건 중도인사들이 "이래선 안 되는데"라고
    개탄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에겐 별 뾰족한 방도가 있어보이질 않는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합리적 중도개혁 인사들은 더 이상 교조적 이념 세력에 대해
    "잘하면 말이 통하겠지"라는 순진한 환상을 가지면 안 된다.
    그런 낙관은 운동권을 전혀 모르는 소리다.
    그들은 "내가, 우리가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터무니없는 무오류 의식에 젖어 있다.
    이 절대진리 의식과 절대정의 의식을 신앙화 했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이단 세력과 싸울 때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며,
    꼼수와 음모에 있어 보편적 상식 따위에 구애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그들과는 갈라서는 방법밖엔 없다.
    그들과 함께하면 할수록 숙주 또는 장식품으로
    실컷 이용이나 당하다가 폐기당하기 일쑤다.

    새민련 혁신위원회-아예 이참에 전통야당의 꺼풀을 벗고 명실공히 왼쪽으로 더 가서
    통진당 잔당을 포함하는 범좌파 통합정당이라도 하나 만드는 게 어떠실지?

    류근일(언론인)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