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3분의1 한국에서 살아…이젠 호주갈 때 더 어색""24시간 대부분 한국어로 대화… 꿈도 한국말로 꿔요"

  • ‘제 2의 고향’이란 느낌이 들죠. 지금까지 제 인생 3분의 1을 한국에서 살았거든요. 요즘엔 호주에 들어갈 때 더 어색함을 느낍니다.


    방송가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는 샘 해밍턴을 보면, 핏줄로 ‘한국인’을 규정짓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깨닫게 된다. 24시간 중 대부분을 한국어로 얘기하고, 꿈도 한국말로 꾸는 이 청년을 ‘한국 사람이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이태원 무도회장에서 만난 지금의 아내가 샘 해밍턴에게 “Where are you from?(어디에서 왔니)”라고 물어보자, 샘 해밍턴이 한국말로 “맞혀봐”라고 답했다는 얘기는 이미 유명한 일화다.

    샘 해밍턴은 “영어를 잊었다는 얘기를 재미삼아 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한국 사람들이 ‘이 단어가 영어로 뭐지?’라고 물어봤을 때 대답하기 힘든 점들이 있다”면서 “자신도 잘 모르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서 알려준다”고 말했다.

    ‘형, 이게 영어로 뭐지?’라고 물으면 저는 ‘어…, 나도 잘 모르겠는데’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막 ‘멘붕’이 오는 거죠. 예를 들어 ‘출산율’을 한국어로 설명할 순 있는데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럴 때에는 저도 검색을 해서 알려줘요.


    샘 해밍턴은 “‘난 언젠가 한국 방송에 나올 거다’란 말을 입버릇처럼 하다가 진짜로 한국으로 오게 됐다”며 “배우 활동을 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사람들을 웃기는 걸 좋아했던 제 성향이 저를 이 자리까지 이끌었다”고 밝혔다.

    신기한 건 호주에서 친구들과 한국 방송을 보다가 ‘언젠가 한국 방송에 나올 거다’란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이뤄졌잖아요? 그때에는 별 의미없이 말을 꺼낸 것 뿐인데, 한참 후에 제가 실제로 방송에 나오게 된 거죠.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싶진 않아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저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샘 해밍턴은 자신에게 ‘한국행’은 커다란 도전이었지만, 그 결과 전혀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평생 후회하지 않으려면 일단 도전해 보라”는 조언을 건넸다.

    실패하든지, 성공하든지 두 개의 결과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실패해도 분명히 배울 게 있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먼저 도전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다음은 “(모국인)호주에서는 자신을 알아보는 이가 거의 없어 섭섭하다”는 토종 한국인, 샘 해밍턴과의 유쾌한 일문일답.



  • "한국은 제 2의 고향, 고마운 마음 갖고 살죠"
    "다이어트에 돌입한 이유? '게으르다'는 편견 깨고 싶어"

    - 최근 샘 해밍턴이 15kg 이상을 감량했다고 해서 화제입니다. 방송에 출연한 모습만 봐도 상댱량을 감축하신 모습이 역력한데요. 갑자기 다이어트를 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갑자기 감량을 시도했다기보다는 원래부터 다이어트 계획이 있었어요. 솔직히 다이어트 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계속 하고 있었는데 '진짜 사나이'를 할 동안에는 고민이 되게 많았어요. 힘든 촬영을 끝내면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었거든요. 다이어트를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이대로 가는 게 정말 맞는 건지 고민이 됐었죠. 또 다이어트를 한다고 갑자기 살을 빼면 지금과 전혀 다른 캐릭터가 되니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지금 살을 뺀 건 건강 때문이에요. 그리고 2세 계획도 갖고 있거든요. 주변 분들을 보면 살을 빼고 임신에 성공한 케이스가 많이 있더라고요. 또 방송을 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사람들이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게 있는데요. 뚱뚱한 사람을 보면 '의지가 없다' '게으르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그런 분들에게 진짜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의지도 있어요. 앞으로 제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고…. 도전해 보고 싶은 일들도 많거든요. 전에 갖고 있던 몸무게로는 도전하기 힘든 점들이 있어서요. 그래서 살을 뺐습니다.

    - 이제 샘 해밍턴을 보면 낯선 이방인이라는 느낌보다는 이웃집에 살고 있을 법한, 구수한 한국인의 전형처럼 느껴집니다. 샘 해밍턴에게 한국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제 2의 고향'이란 느낌이 들죠. 지금까지 제 인생 3분의 1을 한국에서 살았어요. 요즘엔 호주에 들어갈 때 더 어색함을 느낍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저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고 좋은 경험을 많이 하도록 도와줬어요.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늘 고마운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제 아내를 만나게 해준 나라이고, 대학교 다닐 때부터 한국어 학과를 나왔기 때문에 저와는 인연이 깊다고 할 수 있죠.

    - 예전에도 많이 들으셨던 질문일텐데, 한국으로 귀화하실 의향은 정말 없으신가요? 없다면 그 이유가 뭔가 궁금합니다.

    ▲저는 지금은 귀화할 생각은 없습니다. 현재 한국 영주권은 갖고 있는데요. 귀화하려면 호주 국적을 포기하고 귀화를 해야 합니다. 어머니께서 살아계신 상태에서 그렇게 하면 아들로서 '배신'일 것 같아요. 영주권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솔직히 조금 고민을 하고 있긴 한데요. 당장은 크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제 고향은 호주이고, 친척들은 다 거기에 있으니, (국적을 포기하면)나중에 호주에 놀러가더라도 힘들어지는 단점이 있겠죠.

  • "제가 한국에서 인기있다고 하면 (호주에서)안 믿어요"
    "Where are you from?"라고 물어보자, "맞혀봐"라고 대답


    - 가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영어를 잊어버렸다는 우스갯 소리를 하곤 하는데, 실제로 한국에서의 장기간 체류로 영어 실력이 감퇴하지는 않았는지요?

    ▲영어를 잊었다는 얘기를 재미삼아 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한국 사람들이 "이 단어가 영어로 뭐지?"라고 물어봤을 때 대답하기 힘든 점들이 있어요. 그 단어들은 대부분 한국말로 배운 단어들이에요.

    호주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때 '이 단어가 영어로 OO입니다'라고 배웠다면, 한국에선 그게 어떤 의미인지 한국말로 배우거든요. 그래서 어떤 말로 번역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막 '멘붕'이 오는거죠.

    "형, 이게 영어로 뭐지?"라고 물으면 저는 "어…, 나도 잘 모르겠는데"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출산율'을 한국어로 설명할 순 있는데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럴 때에는 검색을 해서 찾아보죠.

    - 샘 해밍턴이 영어 단어를 잘 모를 때에는 검색을 해서 찾아본다….

    ▲언어도 운동처럼 자주 해야 익숙해집니다. 와이프랑 대화할 때에도 100% 한국말로 하고, 24시간 중 대부분을 한국어로 얘기하는데 당연하죠. 오래 전부터 꿈도 한국말로 꾸고 있어요.

    - 아마도 호주와 한국 양국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샘 해밍턴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샘 해밍턴이 느끼기에 어느 나라가 더 살기 좋은 나라인가요? 특정 국가를 폄하하거나 높이려는 게 아니라, 철저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묻고 싶은 겁니다. 예를 들면 물가 문제도 있을 수 있고, 병역 의무나 세금 등 고유한 나라의 특성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가 있거든요.

    ▲솔직히 한 나라를 콕 집어 말하긴 힘들어요. 자연환경만 보면 호주가 참 살기 좋은 나라죠. 하지만 물가만 보면 한국이 살기가 더 좋습니다. 호주는 요즘 물가가 굉장히 비싸요. 생맥주 500cc가 호주에선 8천원 이상이고 담배 한갑은 2만원 정도 돼요. 세금 때문에 가격이 굉장히 비싸죠. 한국에선 한 6천~8천원이면 한끼를 해결할 수 있잖아요. 호주는 1만5천원이 넘어가야 한끼를 해결할 수 있어요. 대신 월급은 호주가 훨씬 세죠. 

    요즘 병원에 갈 일이 좀 생겼는데요. 만약 어떤 수술을 하게 된다면 호주에 안들어가고 한국에서 받을 생각이에요. 한국이 의학도 발달됐고 또 보험처리도 아주 잘 되거든요. 

    호주에선 서비스도 늦어요. 만약 인터넷이 안돼 AS 방문 요청을 하면 3일에서 1주일 정도 참고 기다려야 돼요. 한국은 빨리 오잖아요. 대중교통도 한국이 훨씬 편하고요. 그런데 조용히 살고 싶으면 호주에서 사는 게 편해요. 조금만 차 타고 나가면 사람들 없는 데가 많거든요. 호주에는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해수욕장도 참 많아요. 

    문화나 역사는 한국이 훨씬 깊죠. 늘 어떤 점에서 어느 나라가 좋은지 생각을 해요. 나중에 2세를 낳으면 교육은 호주에서 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요. 호주는 학생 위주로 교육이 이뤄지거든요. 한국에선 중고등학생들이 젊은 나이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호주에선 학년이 올라갈수록 힘들어지는데, 한국에선 쭉 힘들다가 대학만 입학하면 편해지는 게 다른 점이죠.

    다른 면에서 보면 한국처럼 편한 나라도 없어요. 굉장히 안전한 나라죠. 호주에선 5~6살 꼬맹이들이 혼자 다니질 못해요. 부모님들이 걱정할 수밖에 없죠. 한국에선 새벽 3시에도 여성 혼자서 집에 들어가잖아요? 정말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일이에요. 호주에선 새벽에 사람들이 거의 밖에 다니질 않아요. 

    이외에도 호주에선 가족 전체가 이동을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친구가 어디로 초대를 하면, 저와 애들, 그리고 와이프까지 함께 움직이죠. 이게 문화예요. 그런데 한국에선 친구가 부르면 혼자 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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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중에 이런 체험담을 책으로 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24시간 모든 게 가능하잖아요? 호주는 안그래요. 동대문에서 쇼핑도 할 수 있고, 야식도 먹을 수 있고. 어릴때 한국에 와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머나먼 한국 땅에서 방송인으로 변신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혹시 예전에 자신이 이런 직업을 갖게 되리라고 상상해본 적이 있습니까?

    ▲호주에서 아역 배우를 잠깐 했었어요. 그런데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공부나 다른 방향으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저희 어머님이 어릴 때 배우로 활동하셨고, 캐스팅 디렉터를 하시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연기자가 돼 봤자 대부분 일할 곳이 없다는 현실에 대해 많이 말씀해 주셨어요. 

    신기한 건 호주에서 친구들과 한국 방송을 보다가 "난 언젠가 한국 방송에 나올거다"란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이뤄졌잖아요? 그때에는 별 의미없이 자신감 있게 말을 꺼낸 것 뿐인데, 한참 후에 제가 실제로 방송에 나오게 된 거죠. 약간 유전이기도 해요.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싶진 않아요. 방송 일이 이것저것 저랑 아주 잘 맞는 것 같아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저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 처음 건너왔을 때에는 가족 분들의 걱정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지금은 가장 큰 응원을 보내고 계시겠죠?

    ▲어머니가 워낙 어릴 때부터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참 감사하죠. 늘 제 걱정을 해주세요. 어떻게 지내는지 항상 물어보시고 연기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해주시죠. 제가 요즘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잘 하고 있는지 아주 자세하게 알고 싶어 하세요. 그래서 제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머니께 상담을 받는 편이죠. 멘토 같은 느낌이에요. 실제로 '방송 바닥'에서 엄청난 선배이시기도 하거든요.

    - 혹시 호주에서도 샘 해밍턴이 유명한 스타인가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습들이 호주에 소개되기도 하는지 궁금합니다.

    ▲슬픈 얘기인데 호주에서는 저를 잘 알지 못해요. 몇 번 방송이나 신문 등에 인터뷰가 나간 적은 있는데요. 아는 사람은 알지만 큰 화제가 되진 못했어요. 또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호주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기도 하고요. 물론 K팝이나 한류팬들은 대부분 저를 알고 계세요. 요즘엔 예능프로그램도 외국에서 많이들 보시는 데요. '진짜 사나이'를 할 때에는 홍콩 현지에서 저를 알아보시고 같이 사진도 찍고 한 적이 있어요. 반면에 호주에서는 거의 인지도가 없어요. 주변 친구들도 제가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편이라는 걸 잘 안 믿어요.

    - 과거보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그런 만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 것 같은데요. 샘 해밍턴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나 혹은 라이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요즘엔 한 곳만 집중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니터링을 잘 안하고 있거든요. 하하. 샘 오취리는 그나마 모니터링을 하는 편이에요. 최근엔 그 친구가 (외국인 방송인 중에서)활동하는 프로그램이 제일 많은 것 같아요. 제가 형으로서 조언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 주고 있어요. 

    오취리는 굉장히 잘 하는 게 많고, 나이가 어리니까 체력적으로도 아주 좋아요. 개인적으론 리액션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예능감도 탁월하죠. 지금 보면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치고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게 보여요. 그때에는 그냥 막 가라고 조언을 해주죠. 어차피 생방송이 아니니. 차라리 자기와 성격이 잘 맞는 사람과 있을 때엔 같이 (묻어)가는 것도 좋다고 얘기해요. 방송 자체가 호흡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기가 알아서 다 판단을 해야 해요. 빨리빨리 잘 판단을 해야 하는데, 한국 사람보다 외국 사람들이 이런 점들을 더욱더 힘들어하죠.  

    - 샘 해밍턴 본인도 초창기에는 많이 헤맸을 것 같은데.

    ▲처음엔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랐죠. 일단 출연을 했으면 최대한 내 의견이나 말을 하고 싶은데, 딱 2마디만 나가면 굉장히 서운하죠. '마녀사냥' 같은 경우는 캐스팅 됐을 때 굉장히 영광이었죠. 신동엽, 성시경 등과 함께 하는 방송이니…. 처음엔 다들 말을 워낙 잘하니까 제가 어디에서부터 끼어들어야할지 되게 힘들었어요. 

    그런데 살다보면 쉬운 일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처음엔 멘붕이었지만, 그냥 도전했어요. 주위 사람들은 저에게 조언만 해줄 뿐이고 결정은 제가 해야했죠. 그때에는 다 내려놓고, '그냥 갑시다'라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신동엽, 허지웅, 성시경 이 세명이 저에게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특히 동엽 형님 같은 경우는 저보고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라"며 "그냥 편하게 방송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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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도 배울 점 있어…나중에 후회 말고 과감히 도전해야"


    - 샘 해밍턴은 웬만한 개그맨 뺨치는 유머 감각이 일품인 것 같습니다. 이같은 위트나 재치 등은 타고난 건가요?

    ▲어릴 시절 학교 다닐 때 공부는 잘 안했어요. 대신 다른 학생들에게 웃음을 주는 게 너무 좋았죠. 원래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을 웃기는 걸 매우 좋아해요. 사람들에게 물질을 주는 것보다, 단 1~2초라도 웃음을 주는 게 더 의미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즘 사람들 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먹고 살기 힘든 경우가 많잖아요? 직업상 남들을 웃기는 개그맨들도 막상 일을 안할 때엔 웃음이 많지 않아요. 저는 다른 사람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는 게 참 좋습니다. 몇초라도 사람들이 힘든 일을 잊고 웃었으면 좋겠어요. 그럴 때 마음이 되게 뿌듯하죠.

    - 지금 행복하십니까? 행복하다면 무엇 때문에 행복한지 말씀해주세요.

    ▲행복이라는 건 계속해서 노력해야 얻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죠. 그래서 늘 행복을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 요즘 정치·사회적으로 각종 사건들이 불거져  매우 혼란스러운데요. 문득 호주는 어떤 상황일까 궁금해집니다.

    ▲호주에서도 정치적인 문제가 참 많습니다. 특히 국민들이 현 총리에 대해 불만이 굉장히 많아요. 예를 들면 얼마전 총리가 "어린 아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안시키면 나라에서 나오는 혜택(자녀수당)을 못받게 하겠다"고 공언해서 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똑같은 것 같아요. 하하.

    - 글로벌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어학 실력이 필수인데요. 타국의 언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는 나름의 비결이 있다면?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토익 점수를 잘 받아서 대기업에 취직하려고 영어를 공부하더라고요. 제가 보기엔 목표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언어는 상대방과 소통을 하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배우는 것입니다. 특히 배울 때 재미를 느껴야 합니다. 재미도 없이 억지로 하려고 하면 진짜 힘들어 집니다.

    다른 언어를 배우는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하는데요. 필요해서 배우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취직을 했는데 막상 영어가 필요없는 곳이라면, 계속해서 영어를 배우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환경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곳이 아닌데도 영어에 계속 올인할 필요가 있을까요?

    - 국경을 초월해서 사는 샘 해밍턴의 삶은 평범한 젊은이들에겐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처럼 보입니다.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젊은 청년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 주신다면?

    ▲앞으로 가야할 길을 선택하는 건 대단히 어렵고 힘든 일이죠.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꿈이 없었어요. 앞으로 뭐하고 살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했죠. 한국의 젊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무서워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보라는 겁니다. 나하고 맞는지 안맞는지는 해봐야 알 수 있는 겁니다. 일단 해보고 나서 판단해보세요. 

    진짜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빨리 판단하고 실천에 옮겨서 자기의 길을 가는 게 중요합니다. 평생 후회하지 않으려면 일단 도전해 보십시오. 실패하든지, 성공하든지 두 개의 결과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실패해도 분명히 배울 게 있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먼저 도전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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