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 성기, 태극기 불 태우기, 재판장 협박

    그들의 정서와 말과 행동이 전과 현저히 달라지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그렇게 되었다.
    유신 때 '운동' 하는 쪽은 그들의 도덕적 자세와 순교자적 매너로 다수 공감자들의 감동을 자아낼 수 있었다.

  • 맨가슴을 드러낸 채 비폭력과 무저항주의로 무장 진압자들 앞에서 자기 형틀을 걸머지고 "우리 승리하리라(We shall overcome)을 고즈넉이 불러대는 '순교행렬'은 그 자체로서 정신적 핵폭탄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자태는 간 데가 없고 웬 '막장 스타일'이 그들의 신형 무기처럼 돼버렸다.
전경 버스 벽에 남성의 물건을 그리질 않나, 여성 대통령을 형해 "나는 대통령이 연애를 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말하질 않나, 태극기를 불태우질 않나, 종교인의 법복을 입고 집회에서 강론하며 여성대통령을 비하하질 않나, 외국 대사에게 칼질을 하질 않나, 자기들이 신청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유죄를 선고받자 그의 지지자들이 재판장을 향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하질 않나, 세월호 광장집회에 초대받은 가수는 "청와대에서 깝치고 있는 x, 놀고 있는 x..." 이라고 쌍욕을 하질 않나, 일일히 열거하자면 수도 없을 정도다. 

막말은 물론 그 반대쪽에서도 안 나오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욕해 마지 않는 '수구꼴통'도 아닌, 거룩한 '사회변혁 운동가'들이 그런 막말과 막장 연기를 해대는 건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일종의 퇴락 증세라고 하면 그들은 화를 낼 것인가?
그들이 정신적으로 빈곤해지고 있다는 증좌일 것이다. 

그 원인이야 여하튼, 그 결과는 그들 자신에게 아주 해롭게 작용하고 있다.
자꾸 그렇게 막스랍게 나갈수록 사람들은 "야 대단한 분들이구나" 하고 존경하질 않고 "허? 욕쟁이, 행패꾼들이구먼" 하며 쩝쩝 혀를 차기 때문이다.
존경을 잃으면 그 사운동가와 사회운동은 실패작이다.
스스로 곤경을 자초하고 있는 셈이다.

아주 위악적으로 말하면 그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쪽으로서는 "오냐 잘한다 잘해, 더해라, 더"라며 그걸 마음속으로 부추겨주는 게 오히려 득이 될 판아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저쪽에서 제풀에 자살골들을 펑펑 차넣어주니 이쪽에선 그야말로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다. 안 그런가?

조금만 살펴보면 이런 이치를 모를 리 없으련만 계속 그런 자충수가 되풀이되는 걸 보면, 그 동네의 정신적 총기가 많이 흐르려진 게 아닌가 하는 감이 확 든다.

왜 흐려졌을까?
머리속이 계속 과거의 어느 한 때에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머리속은 계속 빼고 계속 넣어야 한다.
냉장고 속 물건을 계속 빼고 계속 새로 채워야 하는 이치와 같다.
계속 한 번 넣었던 것만 머리속에 두고 줄창 그것에만 빠지다 보니 사람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치는 그들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요컨대는 정신력의 싸움이다.
어느 쪽이 자기 머리속을 더 민감하게 '보링' 하느냐의 싸음이다.
누가 더 도덕적 우위를 점하면서 누가 더 교양을 갖추고, 총명한 지성을 갖추고, 진전된 인식을 내면화 하느냐의 피나는 자기와의 써움--.
이 싸움에서 자유민주 진영이 단연 이길 수 있어야만 대한민국이 승리할 수 있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