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은 '從北 청소'에 토를 달지 말라
      
     새정치민주연합은 항상 토를 단다.
    쓸데없는 짓이고, 어색한 짓이고, 좋지 않은 버릇이다.
    “테러는 나쁘다. 그러나 (여당)이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 어쩌고...
    “김기종이라는 자가 주한 미국대사에게 과도(果刀) 테러를 가하고
    북한의 주장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언행을 한 것은 나쁘다“는 말,
    딱 한 가지만 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왜 밤낮 그 따위 군더더기 같은 단서를 붙이는 건지 정말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무엇을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악용하는 건 물론 경계돼야 한다.
    그러나 테러리즘의 발생을 계기로 해서
     "야당이 극렬분자들을 보호하거나 키워주는 인큐베이터 역활을 해선 안 된다"고 하는 정도는
     '정치적 이용'이라기보다는 당연한 소리를 한 것이다.
    새누리당 대변인이 “야당은 종북 숙주노릇을 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한 것은
    그럴 만한 근거가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새민련 전신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해서
    종북 세력을 왕창 키워주지 않았던가?
    그게 종북 숙주노릇 아니면 뭔가?

    이에 대해 새민련은 “민주당+통진당의 야권연대는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시인,
     사과하는 게 마땅하고 옳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 사과는커녕 “통진당 노선엔 반대하지만 그 해산엔 반대...”운운의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를 낸 바도 있다. 
 
 대한민국의 야당은 어떤 노선을 채택해야만 하는가?
 ‘충성스러운 반대당(loyal opposition)’이라야만 한다.
‘대한민국의 정당성과 정통성에 충성선서를 하는’
반대당이어야만 한다.

이게 조병옥, 장면 선생 이래의 한국 전통야당의 기본 틀이었다.
설령 다소 ‘진보적’으로 나간다 해도 이 기본 틀 안에서 하는
 ‘온건, 중도 진보’라야 맞는다.
대한민국에 충성스러운 야당이 반체제적 좌익으로 간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릴 터이니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야당은 운동권 출신들이 대거 영입되면서부터
점차적으로 좌(左), 좌로 일정한 한계가 없이 한없이 흘러갔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1980년대 NL(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출신들이
중도적이고 온건한 진보마저 “간(肝)에 기별이 와 닿지 않는다‘며 배척할 정도가 되었다.
오죽했으면 이부영 전(前) 열린우리당 의장이 정계를 은퇴하면서
 ”강경파 때문에 국보법 독소조항을 없애지 못한 게 한...“이란 투로 개탄했을까!
 
 “테러는 나쁘다”고 하면 족할 것을 가지고 굳이
 ”그건 나쁘지만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안 된다“ 운운하며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를 내는 이면에는 바로 그런,
야당의 이념적 변질과정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 민주당’ 때부터 ‘새 피 수혈’ 어쩌고 하며
전대협 ‘의장 님’들을 대거 안아 들이고
그 후로도 계속 전국구, 지역구에 ‘독종 운동권’ 출신들을 갖다 꽂은 결과,
야당 안의 급진과격 주장과 야당 밖 급진과격 주장이
뭐가 어떻게 다른지 구별이 안 될 지경이 되었다.
야당은 이제 와서 이걸 부인하면 안 된다.
부인한다고 해서 부인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야당 안의 양식(良識) 있는 인사들은 이제야말로 결단해야 한다.
'너무 멀리 가버린 좌파(far left)'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
당내에 차고 들어앉은 NL 출신 급진강경파에 대해서도
 “갈라서던가, 전향 하던가”를 요구해야 한다.

이미 야당을 점령하다시피 한 그들이 과연 호락호락 물러설 리는 없지만,
어쨌든 야당, 이 모양 이 노선으론 안 된다.
이 숙정(肅正) 작업을 그러나 누가 있어, 누가 나서서 한단 말인가?
조경태, 황주홍 의원, 귀하 같은 인사들이
야당을 NL 신드롬에서 구출해 내야 한다.
응답하라, 새민련 안의 양식 있는 요소들이여!
야당, 정말 이대론 안 된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