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윤회 문건' 사태 중간점검
     
     
  •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세계일보 등 언론 매체들의 ‘정윤회+문고리 3인방의 국정농단’이라고 한 그간의 단정적 기사들은 ‘실체 없음’ 쪽으로 가닥이 잡혀지고 있다.

    본란(本欄)은 이 사태에 대해 지난 11월 30일자로 이렇게 논평했다.

    “세계일보가 보도한 ‘정윤회 국정관여 설(說)’의 진실 여부를 가리는 일은 일단 검찰 수사에 맡겨졌다. 따라서 본란(本欄)은 지금 시점에선 그 어떤 단정도 유보하기로 한다.”
 
그러나 반면에 이런 주장을 폈다.
“이번에 거론된 청와대 비서실의 ‘문고리’들과
기타 거론된 높거나 낮은 사람들 전체가
일괄 사퇴해야 하지 않겠느냔 것이다.
“내가 무슨 죄가 있느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법률적인 유무죄를 따지자는 게 아니다.
도의적인 자책(自責), 자괴(自塊), 자탄(自歎)을 하라는 것이다.“
 
이어서 본란은 12월 8일자로 다시 이렇게 썼다
“그래서 검찰 수사가 “'정윤회 문건'의 신빙성은 제로(0)다”로 나올 경우라도
문제는 끝날 수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이 바뀔 가능성이 제로이고,
그런 한에는 이에 대한 비판여론도 제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이란? '혼자 하는' 스타일이다.“
 
필자는 이후 다시 조선TV '판‘에 출연해서 이렇게 답했다.
“이 진실게임에서 지금으로선 어떤 쪽 주장도 대뜸 믿지 않기로 하자...
류진룡 문화부장관이 말한 게 사실이라면 그건 물론 심각하다.
그러나 그 말인들 어떻게 믿을 것인가?”
"사람의 말을 함부로 믿어선 안 돼"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본란과 필자의 이런 일련의 논평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 것인가?

‘정윤회 문건’의 진실 여부와 관련해 그 시점에선
그 어떤 단정적인 판단도 유보하자고 한 대목은 맞았고 옳았음이 99% 굳어졌다.   
 
그런데 그 문건의 실체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스타일 등 ‘나 홀로 집에서’ 식(式)만은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 대목,
그리고 바로 그 점에서 ’문고리‘ 권력으로 지목받은 사람들은
대통령을 충분히 잘 보필하지 못한 데 대해
스스로 자책, 자괴, 자퇴해야 한다고 한 대목은
여전히 논쟁적인 상태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주장에 대해 일부 평자(評者)들은
“정윤회 문건이 실체가 없다고 하니까 이제는
대통령의 스타일과 ‘문고리’ 쪽으로 말을 돌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본란은 ‘정윤회 문건’의 실체가 있다고 주장한 적도 없고,
오히려 “단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유보 한다”고, 거리를 두었다.
 
일부 평자들은또 “문고리 3인방이 잘못한 게 있다는 근거도 증거도 없는데
왜 덮어놓고 물러나라고 하느냐?”고 한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나홀로 집에서’ 방식의 폐단과 관련해
“그러니까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하란 말인가?
대통령은 그럴 수 없는 자리다. 대통령은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럴 때 책임을 대신 져주는 게 바로 측근이고 비서실이다.
대통령이 “아 그렇습니까? 그럼 나도 이제부턴 소통을 좀 더 잘해보겠습니다.
그런 취지에서 비서실부터 새로 짜보겠습니다” 하면,
그것으로 국면이 전환되는 것이다.
 
본란의 “비서실 새로 짜야” 칼럼은 바로 그런 취지에서 작성된 것이다.
하나의 언론적인 의견이요 주장이다.
이에 대해선 물론 다른 의견, 다른 주장도 있을 수 있다.
본란은 그것을 존중한다.
다만, 본란 같은 의견과 주장은 하지도 말라는 식의 의견과 주장이 만약 있다면
그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
 
어제(12/16) 정의화 국회의장의 불평으로 드러났듯이,
박근혜 대통령은 심지어는 입법부의 수장조차도
도무지 말을 붙이려야 붙일 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 멀리, 너무 깊숙이 있다는 게 증명되었다.
이런 문제점이 ‘정윤회 문건’ 파동을 계기로 더욱 ‘부각’ 되었다 뿐이다.
정권 차원의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할 일이다.
“39. 7%의 지지율이 아직도 충분하다”고 안심하지 않을 경우라면 말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