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길 초대석> 새누리 최다선 女의원으로 복귀…"중임제로 개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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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28일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28일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 올리는 손가락 사이로 흰 머리가 비쳤다. 이 정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히끗한 머리칼을 넘기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예쁜 얼굴로 사실 관계를 명백하게 따지던 '깍쟁이' 같던 모습은 오간데 없었다. 3년 만에 국회로 복귀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경험과 고민이 묻어났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을 지난 28일 <뉴데일리>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나 의원은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를 딛고 '서울 동작을'에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3선 의원이자 당내 여성 의원 중 최다선이다. 차기 원내대표, 나아가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일이 낯설지가 않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재도전 의사를 묻자 "다음에는 서울시장을 하고 그 다음에는 뭘 나가고, 목표를 정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그 자리가 (나에게) 올 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이회창 대통령 후보 여성특별보좌관으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인 뒤 2년 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공천을 받아 첫 금배지를 단 뒤 10년 동안 쉼없이 달려왔다. 어쩌면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는 첫 쉼표였다.

    '큰 정치'를 꿈꾸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 나 의원은 "정치는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 시대와 국민들의 요구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어떻게 잘해가느냐가 다 연관이 되더라. 행정경험을 쌓는 일은 시장도 있지만 내각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굳이 서울시장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했지만 중견 정치인으로서 시야를 넓혀 장관이든 원내대표든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들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에 관해선 후배 여성 정치인으로서 "애국심과 열정을 따라가실 분이 없는데 결과는 대통령 뜻만큼 움직여지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를 비단 박 대통령 개인의 실패가 아닌 5년 단임제인 대통령제의 취약점으로 지적했다. 결국은 4년 중임의 개헌으로 국가가 중·장기 플랜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안보관 논란에 대해서는 "서울시장이 테크니컬한 부분이 중요했다면 국민들은 대통령의 안보관을 중요하게 볼 것"이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28일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다음은 뉴데일리 인보길 회장과 나경원 의원과의 대담 내용이다.

     

    ◆ "대권 도전, 내각에 들어가는 것도 방법"

    인 : 서울시장 도전했을 때가 2011년 10월26일이었다. 서울시장을 뛰어 넘어 국회 여성 최다선으로 들어왔다.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나 : 지금은 제가 의정활동 전념하고 있고, 서울시장을 나간다, 안나간다 생각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인 : 여성 정치 지도자 중 선두주자인데 행정 경험을 쌓아야 앞으로 대권 도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가.

    나 : 서울시장 자리는 일을 많이 할 수 있고 의미가 있는 자리이다. 정치를 하면서 자리를 목표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스럽게 자리가 올 때 그자리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내년에는 원내대표를 해야지 그런 것보다는 정치는 내가 하고 싶다고 다 하는 게 아니더라. 시대와 국민들의 요구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행정경험을 (쌓는 방법은) 시장도 있고 내각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다. 내각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 "朴 대통령이 아닌 5년 단임제가 문제!"

    인 : 여성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시대인데 여권(女權)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아닌가.

    나 : 전체적인 제도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 여성 아이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박근혜 대통령도 정치하실 땐 특별이 여권신장에 대해 강조해서 말씀하진 않으셨다. 그런데도 여성 대통령 탄생 상징성 하나 만으로도 사회가 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여성 아이콘이 리더그룹에 들어가야 문화가 바뀐다. 여성을 시킬 사람이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젊은 여성도 과감하게 전진 배치해주면 그 자체가 변화다.

    인 : 건국이래 첫 여성 대통령인데, 여성 대통령이 잘 해줘야 인식이 바뀌는 거 아닌가

    나 : 대통령께서 좀 더 많이 신경 써주시면 좋겠다.

    인 : 박근혜 대통령, 잘하고 있다 보는가?

    나 : 애국심과 열정을 따라가실 분이 없는데 결과부분이 있어서 대통령의 뜻 만큼 움직여지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결국은 5년 단임제 대통령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때가 왔다. 집권 여당도 책임이 있다. 국회가 원활하게 지원이 안된다는 아쉬움도 있다. 여당에서 견제도 하고 건설적 대안도 내놔야 하는데 활발한 맛이 없다. 청와대와 활발하게 소통해 대통령이 국정 추진력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은 꾹 참으면 5년이 지난다. 레임덕이 더 빨리 온다. 국가 발전도 없다.

    인 : 대통령제 개헌을 지지하는군요.

    나 : 나라가 발전이 없다. 장기 플랜이 하나가 없다. 꼭 장기 플랜이 있어야 하는 정책들이 있다. 그런게 합의를 이뤄야 하는데 지금 너무 비생산적이라는 게 몇 번 해보니까 알게 됐다. 국회에서 할 일을 하려면 개헌을 해야한다

    인 : 박근혜 대통령의 1년 9개월,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나 : 외교 성과를 첫 1년까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외교가 어려워진 부분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자체의 브랜드가 굉장히 국가 브랜드에 도움이 많이 됐다. 최근에 한·중, 한·미 주요 국가와의 외교는 사실을 조금 스무스하지 않다. 외교성과가 대통령의 개인기에 의한 것은 굉장히 긍적적으로 보는데 전체적으로 외교 전반적인 분야에 있어서는 최근에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인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최근에 미국에 강연을 다녀왔는데 미국 사람들이 시진핑과는 7번 만나고 오바마와는 2번 만났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중 동맹을 맺으려 하느냐고 한다는 얘기를 한다. 미국과 중국을 놓고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어디인가?

    나 : 한미 동맹이 기본으로 가야한다. 가장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도 같은 입장일 것이다. 어떻게 중국과는 전략적 관계로 가야하느냐, 중국의 경도돼 있다고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조금 이제 중국과 활발한 접촉을 비판하기 보다는 미국과 뿌리깊고 실질적 한미관계진전 필요하다고 본다.

    인 : 실질적인 진전 뭐죠?

    나 : 신뢰다. 신뢰가 구축돼야 할 것 같고 몇가지에 대해서는 국익을 생각하면서 좀 이것저것 눈치보지 않는 외교가 필요하다. 조금 아쉽다.

     

  •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28일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대통령 선거 안보관 중요, 박원순은 글쎄 

    인 : 박원순 시장하고 최근에 만나셨다. 인연이 계속된다.

    나 : 제가 제안했다. (서울시장) 선거 끝나고 나서 한 번도 연락이 없으시더라구요. (웃음) 다시 국회로 들어오면서 시당 위원장을 맡게 됐는데 서울시에서는 우리가 야당이지만 전체적으론 여당이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와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서울시장은 우리 각 당협 위원장들과 소통으로 서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인 : 박 시장은 국가보안법 폐지론자로 관련 책을 2권이나 쓰고 강력 주장해왔는데 대권후보 1위로 보도되고 있다. 국보법폐지론자가 대통령이 되어도 되나?

    나 : 우선, 국보법 폐지론자가 대통령이 된다는 점은 인정하기 어렵다. 대한민국과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국보법 폐지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 국보법 일부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문제는 좀 예민하다. 이념 문제에 대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계속 제기를 했는데, 본인이 자기 생각이 아니었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인 : 신뢰할 수 없는 발언이 많은데

    나 : 국민들은 시장 자리와 대통령 자리를 엄연히 달리 본다. 시장은 테크니컬한 자리라 생각한다. 생각이 어떻고 이런거 중요하지 않을 수 있는데 대통령 선거에서는 안보관을 더 중요하게 여길 것 같고 국민들도 그에 대한 판단을 할 것 같다.

     

    ◆ "野 극좌 시민단체에 끌려 북한 인권법 통과 안될 듯"

    인 : 북한 인권법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통과될 것 같나

    나 : 야당이 내놓은 안은 우리와 근본적인 괴리가 크다. 야당안은 실질적으로 지원해주자는 거고 우리는 북한 당국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기록보존소 설치에 대해서도 굉장히 차이가 있고 대북전단 입장도 달라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인 : 비관적이시군요.

    나 : 야당은 결국 자신들의 지지기반 중 핵심지지기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야당이 조금만 바뀌면 전체적으로 당의 노선이 정해질텐데 자신들도 변하면 될텐데 핵심 지지자들에게 의존하게 되면 (통과) 안될 것 같다.

    인 : 핵심지지자가 누구인가?

    나 : 야당 뒤에 있는 극좌 시민단체이다.

    인 : 연내 통과 안되면 김무성 대표가 거짓말을 한 것인가.

    나 : 연내 통과 쉽지 않을 것이다.

    ◆  "법조인 입장에서 통진당 해산될 것 같다."

    인 : 통합진보당 해산은 어떻게 생각하나?

    나 : 법조인으로 입장으로서는 될 것같다.

    인 : 통진당 해산 결정이 내려지면 통진당 의원이 5명인데, 어떻게 하나

    나 : 해산결정 내리면 (의원직 박탈) 내리겠다는 것 아닌가.

    인 : 건의드리고 싶은게 통진당은 좌파 정당이라기에는 미국과 유럽같은 좌파가 아니다. 대한민국 적대 세력의 동조한달까, 그런 정당이 해산 문제 가지고 고민을 하고 있다.

    독일은 건국할 때 헌법수호책을 만들어서 각 주마다 독자적으로 헌법에 위배되는 생각이나 말이나 하는 집단, 이것을 원천봉쇄했다. 아에 정당 창당조차도 못하는 거다. 1949년부터 그렇게 했는데 우리는 뒤늦게 해산 운운하는데 원천봉쇄를 위한 입법을 한다든지, 집권 여당으로 해야하는 일이 이게 아닌가.

    나 : 저도 그걸 필요할 것 같다. 독일은 원천적으로 못만든다.

    인 : 그것을 나 의원이 입법 좀 하시죠.

    나 : 검토해 보겠습니다. (웃음)

     

    ◆ "0세 집밖으로 내모는 복지에서 벗어나야"

    인 : 새누리당 혁신의 아이콘이다.

    나 : 여당 혁신, 시대변화에 따라서 여당이 추구해야 할 보수 가치가 뭐냐, 가치의 혁신, 제도의 혁신이 있다.

    지금 혁신 테마가 지엽적이다. 우리 정당이 가장 중요한 것은 복지개혁이다. 무상 보육 디자인 잘못한 거 빨리 고쳐줘야 한다. 누리과정 5천억 지원, 내년엔 어떻게 할거냐. 보수는 더 책임감 있는 정당이다. 그동안 대선에서 보수의 핵심가치와 멀어지는 것들을 잘못 던졌다. 무상복지 공약 남발 많았다.

    지금 보육정책은 0세, 1세를 집밖으로 내몰고 있다.

    제가 없는 동안 국회에 이상한 게 많이 생겼다. 지금 선진화 법은 국회에서 정치의 영역을 없애버렸다. '세모'의 공간이 없어져버려서 야당이 핵심 지지층 의사에 반해버리니까 못해주는 게 많아졌다. 예전 '묵인'이라는 게 원천적으로 봉쇄돼 버렸다.

    인 : 야당은 어떻게 혁신해야 하나

    나 :  야당이나 여당이다 오너십이 없는 정당이기 때문에 정말 민주적 리더십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핵심이다. 옛날에는 DJ(김대중), YS(김영삼) 등 오너가 찍어서 하는 공천이었기 때문에 정당이 유지됐지만 지금은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

    공천 때 권력 가진 사람들이 휘둘렀다. 18대, 19대 다 그랬다. 친이가 친박 내몰았고 친박이 친이계 내몰았다. 과연 민주적 정당성 있다고 보나. 혁신위 들어간 것도 공천개혁은 하겠다고 들어간 것이다.

    인 : (함께 찍은 사진을 가리키며) 반기문 UN 사무총장하고 친한가?

    나 : 총장이 될 때 제가 야당 대변인이었다. 그 때 우리가 반기문 총장 후보같이 훌륭한 사람이 반드시 총장이 돼야한다는 논평을 냈다. 경쟁자가 동남아 어느 국가 사람이었는데 그쪽은 야당이 크게 비판했다고 한다. 유엔 선거할 때 국내에서 지지를 못받은 사람이 되겠느냐고 해서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해서 인연이 됐다.

    인 : 반기문 대망론으로 뜨거운 데 어떻게 생각하나

    나 : 글쎄요. 우리가 전에 원래 행정가로서 인기 많았던 분들이 정치영역에 와서 정치를 못한 예를 많이 보셨다. 김황식 총리 같은 분들도 있었고, 그렇게 녹록한 일만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도 많이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 ▲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28일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사진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