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녀응원단 못 오는 게 우리 탓이라고?

    ‘미녀응원단’이란 말부터가 그렇다.
    미녀라야만 남쪽에 갈 수 있고,
    미녀이기 때문에 남쪽 사람들이 헬렐레 한다는 뜻이라면
    남쪽의 의식화 된 페미니스트 전사(戰士)들이
    발끈하고 화낼 만도 한 일이다. (놀랍게도 그런 일은 없지만).
    그런데 화는 고사하고 이런 용어를
    한다하는 메이저 언론들까지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으니
    한국사회가 ‘젊잖게’하곤 영 담을 쌓을 모양이다.

  • 더 웃기는 건 일부 정치한다는 친구들과 언론이
    “북한 미녀를 왜 못 데려오느냐며,
    그게 마치 우리 당국자 잘못이었다는 양
    게거품을 뿜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무성이란 친구가 그랬고,
    어떤 종편 TV 기자들이 그랬다.
    "왜 돈을 줘서라도 좀 못 데려오고 안 데려오느냐?“

     한 마디로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이고,
    아닌 밤중에 봉창 두드리는 소리다.

    북측이 “남쪽의 태도가...” 어쩌고 하며
    회담장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간 걸 두고
    “왜 북을 화나게 만들었느냐?”고 우리 측을 나무란다면
    그거야말로 우리 측으로선 억장이 무너질 소리다.

    새누리당 대표와 일부 언론이 언제부터 그렇게
    불문곡직 “북쪽은 잘못이 없고, 남쪽이 잘못 했다”는 식이 돼버렸는가?

    아니, 북 측이 “응원단 350명을 보내겠다”고 하면
    우리 측으로서야 당연히 비용 등 여러 가지 사항들에 관해
    이것저것 찬찬이 물어보고 따져보게 돼 있는 것 아닌가?
    그랬다고 “남쪽의 태도가...” 운운하며 트집을 잡는다면
    도대체 실무접촉이라는 걸 왜 하는가?

    북 측이 고려(高麗)에 일방적으로 조공 품목을 통고하는
    몽골 칙사라도 된다는 건가?
    그리고 우리는 따지지도 물어보지도 말고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 앉았으라, 이건가?

    사리가 이러함에도,
    회담 결렬의 책임이 마치 우리 측 실무대표단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실무적 질문과 타진에 있었다는 양
    “왜 못 데려오느냐?”며 야단을 치고 있으니,

  • 어이, 김무성 씨,
    당신 정말 우리 측의 '불손(不遜)함' 때문에
    ‘북한미녀응원단’ 구경을 못 하게 됐다고
    지금 누구한테 신경질 내고 있는 건가?

    ‘미녀응원단’이 오고 안 오고에 따라
    마치 남북관계에 햇볕이 들거나 먹구름이 끼거나 하는 것처럼
    떠들어대는 일부 ‘좌파도 아닌’ 언론의 경박한 태도는 더욱 더 웃긴다.
    ‘미녀응원단’이 오는 것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서
    만약 북이 미사일을 쏴댄다면(지금 이미 그러고 있지만)
    그건 햇볕인가 먹구름인가?
    그 땐 기사 제목을 뭐라고 달 작정인가?
    “갰다 흐렸다 남북관계”?

    이건 ‘미녀응원단’이 와야 하느냐 안 와야 하느냐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남쪽 일부 정치인과 일부 언론이
    회담결렬의 책임이 마치 우리 측에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게
    너무 억울해서 한 마디 던지는 것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