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선 '투쟁 위주는 그만'이라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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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새민련 비대위원장은 ‘투쟁 위주의 정당’으론 안 된다는 투로 말했다. 좋은 글 구(句)다,
그러나 이게 과연 될 일일까? 어려울 것이다.

왜? NL(민족해방 계열) 세(勢)가 새민련의 실세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한투쟁을 원하지 ‘정치’를 원하지 않는다.
수습하기보다는 깨려는 세력이다.
무엇을 위한 무한투쟁인가? 변혁을 위한 무한투쟁이다.
 NL이 어떤 변혁을 지향하는지는
1980년대 중반 이래 너무나 잘 알려진 대로다.
 
 새민련이 되기 직전의 민주당은 우리가 옛날부터 알던 전통야당 민주당이 아니다.
김대중의 이른바 '새피 수혈' 이래 NL 세력이 야금 야금 기어들어 와
그것을 아예 자기 것으로 먹어치운 ‘간판만 민주당’이다.

이들 NL에게 맞는 당명은 실은 부루조아 자유주의 당명인 민주당이 아니라
 ‘NLPDR(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당’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썩 이롭지 않다고 보아,
국민들에게는 자신들이 마치 왕년의 자유민주 전통야당 민주당의 후예인 양
시늉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란 이름의 안전판 또는 보호막 속에 들어 앉아
자기들만의 진짜 집을 짓고 있는 모양새라고나 할까.
 
 이들은 한명숙 민주당 때를 고비로 해서 급속히 국민적 보편성을 잃어갔다.
그래서 안철수 김한길 체제가 들어섰던 것이다.
NL로서는 이들을 앞세워 그 외피(外皮) 뒤에 잠시 잠복해 있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그 안철수 김한길도 불과 몇달 만에 선거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자 NL은 “그렇다면 진짜 실세가 누군지 보여주겠다”는 듯,
수면 위로 재차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런 NL이 버티고 있는 한 민주당을 ‘투쟁정당 아닌 것’으로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NL 자신들이 “후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때는 물론
전술적 방편으로, 한시적으로 ‘온건’의 옷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작금의 새민련 속 NL들은 “야당이 야당답지 못해 망했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강경하고 선명한 ‘투쟁본색’을 들어내자는 소리다.

박영선 위원장도 MBC 출신이다 뿐이지 NL 변혁운동 본류는 아니다.
이런 비(非)본류가 “투쟁위주는 이제 그만...”이라고 말해 보았자,
NL 본류는 “누구 맘대로?”라며, 피식거리고 꿍얼거리고 씹어 돌릴 게 뻔하다.
 
 어제(8/5) 저녁에도 자유민주 진영의 지식인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NL은 정말 말이 안 통하는 부류”라는 이야기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튀어나왔다.
박영선 위원장은 아직 NL 맛을 제대로 다 못 본 것 같다.
 더 좀 보기 바란다. 그런 다음 이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기로 하자.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