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習根平의 '國共합작론'
      
 習近平의 의도는 이제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임진왜란 때 조선과 중국이 함께 싸웠다고 말했고,
한국과 중국이 일제하에서 함께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의 8.15  70주년과 중국의 항일 승리기념을
함께 하자고 제의했다. 
 
   註   그러나 말이 좋아 임진왜란 때 함께 싸운 것이지,
조선 조정과 백성에 대한 명나라 李如松 군대의 행패는
보통이 아니었다.
 명군(明軍)은 왜군(倭軍)과 싸울 생각은 하지 않는 채 
한반도를 쪼개서 왜와 나눠가질 궁리를 했다.
 일제 때를 이야기 한 대목에서도 주의를 요한다.
상해임정 등 우리 독립 운동가들은 毛澤東 쪽이 아닌,
莊介石의 국민당 정부 쪽 도움을 주로 받았다.
 
  習近平은 한 마디로 ‘반일(反日) 코드’로 포장된 '반미(反美) 코드'로
박근혜 정부의 코를 꿰어서 한국을 한-미(일) 동맹으로부터 떼어놓으려는
전술을 노골화한 셈이다.
반일 코드로 엮어세우는 공산당 주도의 통일전선은
국공합작 이래의 중국공산당의 전통적인 헤게모니 전술이었다.
이 해묵은 전술을 習近平이 오늘의 시점에서 한국을 상대로 또 써먹은 것이다.
 
  1940년대에 내전(內戰)에서 열세에 몰린 중국공산당은
국민당에 대해 내전(內戰)을 멈추고 항일통일전선 즉 국공(國共)합작을 하자고 제의했다.
莊介石이 공산당의 속셈을 간파하고 이를 거부하자
周恩來는 만주군벌 張學良을 꼬드겨 莊介石을 유인, 구금했다. 西安事變이었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莊介石은 할 수 없이 국공합작에 동의했다.
 
 국공합작과 대일(對日) 전쟁 기간에 공산당은 시간을 벌면서 세(勢)를 확장할 수 있었다.
한 때는 莊介石에 밀려 멀리 延安까지 패퇴했던 중국공산당은 이 기간에
국민당 지역에 야금야금 똬리를 틀었고, 군사적 역량도 착실하게 쌓아갔다.
일본이 패전하자 마자 공산당은 장개석을 치기 시작했다.
공산당의 통일전선은 결국 속임수, 즉 '트로이의 목마' 전술이었다.
이렇게 해서 중국대륙은 공산당 수중에 떨어졌다.
 
 習近平이 “한-중이 함께 8. 15 기념을 하자...” 하면서
'반일 코드'로 박근혜 정부를 낚은 것은
중국과 한국이 함께 미-일 동맹에 대항하자는 ‘신판 국공합작론’이었던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외교당국은 이걸 알고 파티를 했을까, 모르고 했을까?
아마 어, 어, 어, 하는 사이 휘둘렸을 것이다.
“그저 좋은 덕담이겠거니...”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샴펜을 터뜨렸을 것이다.
무식한 이야기다.      
 
  •  한국의 이승만 박사는 일찍이 독립운동 시절부터
    공산당 식 통일전선의 속임수가 가진 위험성을 꿰뚫어보았다.
    그래서 그는 해방공간에서도 '한국판 국공합작'인 남북협상 같은 것엔 따라가지 않았다.
    그런  걸 하다간 공산당에 먹히기 십상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해서 대한민국을 세웠다. 대한민국 66년의 영광은
    다름아닌 이승만의 연공합작(聯共合作) 거부 노선이 낳은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공산당은 바로 이 때문에 이승만 박사를 사갈시 한다.
     그가 자기들 꾀에 속아주지 않아서 나쁘다는 식이다.
    그러나 만약 이승만 박사마저 공산당이 하자는 대로 연공합작을 했더라면
    지금 쯤 한반도엔 이 나마의 자유 민주 인권, 번영, 문명의 터전조차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로부터 반 세기가 지났지만, 중국 공산주의자들의 ‘국공합작’ 전술은
    한 치의 변함도 없다는 것이 이번 習近平의 대한(對韓) 정치공작으로 드러났다.
     
     우리는 물론 중국이라는 이웃과 얽혀살 수 밖에 없다.
     지정학적, 지경(地經)학적, 문화적 인연이 그렇다.
    그러나 그러다가 자칫 한-미 동맹을 느슨하게 하면서
    중국의 전략구도에 알게 모르게 흡인될 경우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악수(惡手)가 될 것이다. 
     
      상대는 그냥 중국이 아니라 '공산당+중화(中華)패권주의'다.
    이걸 잠시도 잊어선 안 된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