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가수' 최초로 한국서 제작한 싱글 '버터플라이(Butterfly)' 발매 2012년 데뷔..지난 2년간 美전역에서 4번째로 인기 있는 아티스트 선정

  • 음원 판매 수익금,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기부
    직접 작사한 '노란 리본(Yellow Ribbon)' 통해 유가족 위로

    수백명의 학생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 다수의 인명이 희생된 '세월호 사건'은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톱스타들에게도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다. 뉴스를 통해 비극적인 사건을 접한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은 각자의 SNS를 통해 애도의 뜻을 표했고, 저명한 헐리웃 스타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피력하며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거리가 먼 탓인지 도네이션에 참여한 스타들은 대부분 국내 연예인들이었다. 상당수는 말로서 위로를 건넬 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때마침 국내 공연 일정이 잡혀 있던 존 메이어(John Mayer)나 코니 탤벗(Connie Talbot)은 공연 수익금을 유족 등에게 전달하며 아픔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국과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없는 이들 대부분은 '소극적인' 위로에 그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역만리 미국에서 홀로 건너와 추모 앨범을 발매하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넨 '흑인 여성'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저는 몹시 화가 나고 슬픈데, 정작 발벗고 나서는 해외 아티스트들은 없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쉽네요.


    미국의 인디 뮤지션 '다르네(Darnaa)'는 지난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해외 스타로는 처음으로 세월호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곡 '노란 리본(Yellow Ribbon)'을 발매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얼마 전 우연찮게 세월호 영상을 보게 됐어요. 무슨 뉴스 프로그램이었는데, 아직 배가 절반 가량 수면 위에 떠 있는 장면이 TV에 나왔어요. 나중에 아이들이 선장의 지시에 따라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살아나올 수 있는 시기를 놓치고 결국 대부분 죽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너무나 화가 났어요. 제 어린 시절이 떠오르면서 많이 슬펐죠. 테러가 아닌 사고로 이렇게 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는 것에 대해 화도 나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다르네는 "국적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유명 스타들이 동참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전 세계의 모든 이들이 이번 사고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고, 함께 추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주시고 부디 힘을 내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제가 똑같은 아픔을 겪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학대 같은 아픔을 이겨낸 경험이 있는 만큼, 현재 낙담하고 계신 분들에게 몇 마디는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선 이겨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여러분들도 부디 마음을 굳게 먹고, 좌절하지 말고 힘을 내셨으면 해요.

    20대 중반의 다르네는 10대 시절 가정에서 심각한 성적 학대에 시달린 아픔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으로부터 신체적인 학대를 받아오던 다르네는 결국 아동보호기관에 맡겨져 가족과 유리(遊離)된 삶을 살아왔다. 다르네가 겪은 아픔은 2012년 발매한 '런어웨이(Runaway)'란 곡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르네는 데뷔 곡에 자신의 가장 아픈 부위를 녹여냄으로서 처절했던 '과거의 기억'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용기를 선보였다. 

    다르네는 어두운 수렁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값진 경험'을 세월호 피해자들과 나누고 싶었다. 비록 목숨을 잃은 고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자신 역시 고통과 좌절 속에 어린 시절을 보내왔기에 10대 학생들이 대거 사망한 세월호 침몰 사건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가 않았다.

    다르네의 아시아 활동과 프로모션을 돕는 EWA의 양승진 팀장은 "다르네가 먼저 '세월호 사건으로 피해를 본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이 없겠느냐'고 물어와 이번 추모 앨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원래는 다르네라는 뮤지션을 한국에 소개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세월호 사건이 터진거죠. 이 사건 때문에 프로젝트의 방향을 완전히 틀었어요. 이번 추모 앨범은 다르네가 먼저 저희에게 제안했던 내용이에요. "자기가 (이들을 돕기 위해)뭘 할 수 있겠느냐"고 저에게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다만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선물해라"라는 조언을 건넸어요.


    추모 앨범 발매는 물론 직접 한국에 갈 계획까지 세운 다르네는 '낯선 땅'의 이름 모를 친구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하기로 했다.

    다르네는 마침 이웃집에 살고 있는 한국계 지인에게 일종의 '희망 메시지'를 한글로 써 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날 다르네는 취재진에게 이웃집 지인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노란색의 '희망 스카프'를 공개했다.

    이 스카프에는 '당신의 슬픔은 나의 슬픔입니다'라는 한글이 쓰여 있어요. 이웃집에 사는 한 지인께서 손수 써 주신건데요. 제가 스카프에 이러이러한 내용을 한글로 썼으면 한다고 말하자 흔쾌히 직접 써 주셨어요. 아직 한글을 쓸 줄 몰라서요. 비록 글자는 제가 안썼지만 내용은 제가 원하는대로 써 넣은 겁니다.


    다르네는 입국할 당시 이 '노란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나타나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얼굴도 피부색도 전혀 다른 '외국인'이었지만 마음만은 한국인 못지 않은 뜨거운 정이 느껴졌다. "국적은 달라도 우리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다르네의 말이 실감났다.


  • 어린 시절 가정에서 '성적 학대' 고통..노래 부르며 아픔 치유
    데뷔곡 '런어웨이(Runaway)' 유튜브 조회수 300만 돌파 인기

    다르네는 특유의 소울과 매력적인 음색으로 미국에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톱 인디 뮤지션. 데뷔곡 '런어웨이(Runaway)'가 유튜브 조회수 300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짧은 기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수다. 2012년부터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다르네는 지난 2년간 미국 전역에서 4번째로 인기 있는 아티스트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와 실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금까지 비오비(B.O.B), 미구엘(Miguel), 알 켈리(R. Kelly) 등 미국 팝스타들의 쇼케이스 무대에 참여해 온 것은 물론, 세계 3대 뮤직 페스티벌인 'SXSW'에서 본인이 직접 40개의 밴드들을 초청, 합동 공연을 벌이는 등 미국 전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은 물론 소외된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제작한 디지털 싱글 '노란 리본(Yellow Ribbon)'은 다르네가 사비를 털어 만든 자작 앨범이다. 

    다르네가 직접 쓴 '노란 리본'의 "I don’t wanna let go, you were my everything(나는 당신을 떠나 보내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나의 전부이니까요)"라는 가사에는 이번 참사로 세상을 등진, 꽃 같은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이번 싱글 앨범에는 '제2의 보아'라 불리는 신인가수 지헤라가 피처링으로 참여했으며, 퍼프 디디, 아리아나 그란데 등 해외스타는 물론 JYJ 김준수 앨범의 프로듀서로 활동한 '프란시스(Francis)'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6월 중순 국내는 물론 미국-중국 등에서 동시 발매되는 '노란 리본'의 수익금 일부는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 (취재진) 흑인 여가수가 이역만리 한국 땅에서, 추모 앨범을 낸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한국 시장에 이같은 음반을 내게 된 이유나 계기를 좀 설명해 주실까요?

    ▲EWA 양승진 팀장 = 다르네(Darnaa)가 발매할 싱글 앨범 '버터플라이(Butterfly)'는 세월호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곡 '노란 리본(Yellow Ribbon)'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 뿐 아니라 동일한 아픔을 겪은 분까지 함께 위로할 수 있는 '희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됐습니다.

    특히 다르네는 소외된 아이들, 아동보호기관 등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합니다. 이 노래가 홍보가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그 친구들에게 힐링이 될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입장입니다.

    다르네가 겉보기엔 다이내믹하고 열정적인 모습들만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상처가 많은 친구예요. 어린 시절 가족 내에서 성적 학대를 받는 등 상상하기조차 힘든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세월호 참사를 남다르게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자기가 슬픔을 딛고 일어선 경험이 있는 만큼, 힘든 환경에 처한 어린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주고 싶었나봐요.

    이번 프로젝트는 순전히 다르네의 '의지'로 성사됐는데요.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세월호 참사로 실의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취지에서 기획됐습니다.

    - 미국에서 곧바로 오신거죠? 이곳까지 얼마나 걸렸나요?

    ▲다르네 = 뉴욕에서 출발해 1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 힘들진 않았나요?

    ▲다르네 = 기내에선 괜찮았는데, 지난달 22일 한국에 도착하고 3일간 몸이 너무 아파 힘들었어요. 지금은 좋아졌어요.

    ▲EWA 양승진 팀장 = 오자마자 몸살을 심하게 앓았어요. 고열 때문에 지난주 예정됐었던 인디 밴드와의 공연에는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며칠 전부터 몸이 좋아져 후니훈과 앨범 녹음도 하고 지니킴 포토월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 평소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나요?

    ▲다르네 = 처음에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상당히 경직된 분위기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보수적인 문화 때문에 옷차림부터 노출이 아주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죠. 특히 공항에 도착하고 거리로 나왔을때 주변 사람들이 저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 같아 내심 긴장이 되기도 했어요.

    - 막상 한국 사람들을 만나보니 어떻던가요?

    ▲다르네 = 정말 놀랐어요. 말 그대로 상상초월! 한국이 매우 보수적인 나라일 것이라는 편견이 완전히 깨졌죠. 라스베이거스나 뉴욕을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에요. 24시간 음식을 팔고, 24시간 음주가무를 즐기는 문화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처음 만나는 사이인데도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자신에 대해 많은 것들을 털어놓는 모습에도 놀랐어요.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너무 나이스하고 스위트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온 이후로 기분이 더욱 좋아졌어요. 오히려 제가 사람들을 좀 긴장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를 보고선 "너무 섹시해요"라고 말한 뒤 굉장히 부끄러워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한 가지 에피소드는, 저를 만나는 사람마다 90도로 절을 해서 처음엔 매우 이상했죠. 나중에 주위 분들이 이런 게 '한국식 인사법'이라고 설명해주더군요.


  • - 그동안 다르네씨를 앨범 자켓 사진이나 뮤직비디오 영상을 통해서만 봐 왔는데요. 이렇게 실제로 뵈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미인이신 것 같습니다. 특히 얼굴이 엄청 작으세요.

    ▲다르네 = 아마 제가 하이힐을 신어서 키가 더 커 보이는 걸 거예요.

    - 아까 걸어서 들어오시는데 예쁜 마네킹이 걸어오는 것 같았어요.

    ▲다르네 = 호호, 감사합니다.

    - 입국하실때 '특정 문구'가 쓰여진 노란 스카프를 매고 오신 것으로 아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습니까?

    ▲다르네 = 이 스카프에는 "당신의 슬픔은 나의 슬픔입니다"라는 한글이 쓰여 있어요. 이웃집에 사는 한 지인께서 손수 써 주신건데요. 제가 스카프에 이러이러한 내용을 한글로 썼으면 한다고 말하자 흔쾌히 직접 써 주셨어요. 아직 한글을 쓸 줄 몰라서요. 비록 글자는 제가 안썼지만 내용은 제가 원하는대로 써 넣은 겁니다. 

    - 당신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라는 문구는 정확히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다르네 = 말 그대로 당신의 슬픔이 곧 나의 슬픔이라는 얘기예요. 저 역시 18살도 되지 않은 어린 시절, 아픔을 겪은 경험이 있는데요. 얼마 전 우연찮게 세월호 영상을 보게 됐어요. 무슨 뉴스 프로그램이었는데, 아직 배가 절반 가량 수면 위에 떠 있는 장면이 TV에 나왔어요.

    나중에 아이들이 선장의 지시에 따라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살아나올 수 있는 시기를 놓치고 결국 대부분 죽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너무나 화가 났어요. 제 어린 시절이 떠오르면서 너무나 슬펐어요. 테러가 아닌 사고로 이렇게 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는 것에 대해 화도 나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 혹시 과거에 어떤 아픔을 겪으셨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다르네 = 사실 이런 얘기를 잘 안하는데, 제가 부른 '런어웨이(Runaway)'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보시면 제가 어떤 고통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어린 시절 가족으로부터 신체적인 학대를 받으면서 살았어요. 그래서 아동보호기관에 맡겨져서 부모가 아닌 다른 가족들과 지냈어요. 물론 목숨을 잃은 고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저 역시 어린 시절 큰 고통 속에 살아왔다는 점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이 남 일 같지가 않더라고요.

    - 부모님과 사이가 많이 안좋으셨나봐요?

    ▲다르네 = 심지어 16살 때에는 가족들이 저를 강제로 결혼시킨 적도 있어요. 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당시 부모님은 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16살에 시집을 보낸 거죠. 다른 집으로 가라고….

    -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다르네 = 처음부터 결혼 같은 건 하고 싶지도 않았으니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건 당연했죠. 공식적으로 결혼을 했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이혼했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뮤지션이 되기로 결심했죠. 이때가 2010년 무렵이었어요.

    - 뮤지션이 되기 위해선 굉장히 전문적인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특별한 트레이닝을 받았는지?

    ▲다르네 = 이렇게 얘기하면 부끄럽긴 하지만..제가 재능을 좀 타고 난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어서 합창단이라든지 관련 단체에 들어가 노래를 계속 불렀어요. 어린 시절 겪었던 아픔을 치료하고 극복하는데에 음악이 큰 힘이 됐어요. 제가 겪은 아픔들을 일일이 표현할 길이 없어 자주 글을 쓰곤 했어요. 이걸 어떻게 음악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자연스럽게 싱어송라이터가 됐죠. 그 후에 훌륭한 매니저를 만나서 트레이닝을 받았고 이렇게 가수가 될 수 있었답니다.


  • - 이번엔 매니저님께 여쭤보겠습니다. 2010년도 무렵 다르네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아는데요. 어떤 과정을 거쳐 캐스팅이 이뤄졌나요?

    ▲매니저 데이나 롸잇(Dana Wright) = 변호사로 활동 중인 한 친구가 어느날 시를 한 편 보여줬는데요. 내용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아는 작곡가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토스를 해줬죠. 그랬더니 작곡가 분께서 즉석에서 음악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의를 하셨어요. 곧바로 글을 쓴 다르네를 불렀고, "당신이 쓴 게 맞나요?" "혹시 이 가사로 노래를 부를 수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졌죠. 몇 가지 얘기를 나누다 잠시 제가 밖에 나갔는데 그 사이에 다르네가 노래를 불렀어요. 작곡가 앞에서...다르네의 노래를 들은 작곡가는 "재능이 있다"면서 "그가 쓴 12곡을 모두 노래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다르네 = 특이한 것은 제 노래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매니지먼트 계약을 했던 거예요. 그냥 글만 보고..(웃음)

    ▲데이나 롸잇 = 그동안 많은 뮤지션을 만나봤지만 글을 잘 쓰는 뮤지션은 만나본 적이 없어요. 노래는 연습만하면 누구나 다 잘 부를 수가 있어요. 하지만 이런 감성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죠. 그래서 글을 통해 다르네를 신뢰하게 됐습니다. 이 여성에게 작은 가능성이 아닌, 앞으로 평생 가져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졌어요. 물론 농담이지만 가사를 쓸 줄 알아야 로열티가 좀 생기고. 저작권료를 다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죠. 하하.

    - 고생 끝에 모두가 선망하는 가수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 모습을 가족들이 기뻐해 줄까요?

    ▲다르네 = 그냥 제가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디를 가든,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제가 활동하는 모습이 가족들에게 잘 전달 되기를 바래요. 그렇다고 화해를 한 것은 아니지만, 부모님과 연락은 하고 지냅니다. 

    - 뉴욕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주 활동 무대가 뉴욕인가요?

    ▲다르네 = 원래는 뉴욕에서 시작을 했어요. 지금은 애틀란타, 마이애미, LA 등 타지역에서 인기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초청도 많이 들어오구요. 공연을 잘 소화하기 위해 서부와 동부에 투어버스를 하나씩 마련하게 됐어요. 그 정도로 투어가 많아졌죠. 오히려 지금은 뉴욕에 없을 때가 많아요.

    - 소개 자료를 보니, 게스트나 오프팅 무대로 알켈리(R. Kelly), 비오비(B.O.B), 미구엘(Miguel) 등과 협연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신인으로서 이들과 한 무대에 서는 느낌이 어떤가요?

    ▲다르네 = 이들이 유명한 뮤지션인 건 맞지만 저에겐 그런 네임밸류보다는 음악적인 교감이 더욱 중요해요. 겉모습보다 그 사람이 추구하는 음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이나 롸잇 = 매니저로서는 유명한 사람과 콜라보를 하고 한 무대에 서는 일이 굉장히 좋고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하지만 다르네는 그런 친구들과 스케줄을 잡아도 전혀 흥분하거나 놀라지 않아요. 되레 "어떤 음악을 하느냐"고 질문하는 등 오로지 음악적인 면에만 포커스를 맞춥니다. 

    ▲다르네 = 저는 어떤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특정 그룹에 속하는 것보다는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싶어요.

    - 그래서 메이저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지 않은 건가요?

    ▲데이나 롸잇 = 솔직히 언젠가는 다르네도 메이저 레코드 레이블에 들어가게 될 겁니다. 하지만 이 친구의 가치를 존중해줄때 그때 들어갈 겁니다. 대형 레코드사에선 자기들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터무니없는 계약서를 내미는 경우가 많아요. 훗날 진가를 인정받는 날이 온다면 계약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이나 철학, 고집 같은 게 있다면?

    ▲다르네 = 음악은 하나의 철학이라기보다는 자기를 표현하고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 즉 툴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음악이 좋습니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은 물론 중요한 일이죠. 하지만 음악을 통해 스스로 힐링이 된다면 그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을 거예요.


  • - 한국에 출시될 앨범 녹음을 앞두고 있죠? 지금 심정이 어떤가요?

    ▲다르네 = 제가 레코딩하는 일을 공연 다음으로 좋아해요.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어떤 에너지가 항상 꽉 찬 느낌이고, 제가 많은 것을 얻어간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번 노래는 슬픈 노래죠. 하지만 다른 측면에선 대단히 아름다운 곡이에요. 제 음악을 잘 녹여낼 수 있는 장르 중 하나예요. 그래서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지헤라'라는 멋진 친구와 함께 녹음을 할 건데요. 녹음실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가 됩니다.

    - 후니훈씨와의 작업은 느낌이 어땠나요?

    ▲다르네 = 처음 노래를 들었을때 미국의 웬만한 래퍼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힙합하는 래퍼들이 멋지게 보이려고 일종의 허세를 부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 사람은 진짜 래퍼인 것 같았죠. 이런 훌륭한 뮤지션과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이날 본래 목소리보다 낮은 톤으로 녹음을 했지만 너무나 즐겁게 작업을 했습니다. 

    - 이번에 출시할 앨범에는 '노란 리본' 한 곡만 담겨 있는거죠?

    ▲EWA 양승진 팀장 = '노란 리본(Yellow Ribbon)'은 디지털 싱글로 온라인에서만 발매할 예정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 의미도 있지만 동질의 아픔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로하고자하는 마음에 '버터플라이(Butterfly)'라는 상징적인 단어를 타이틀로 잡았어요. 한국의 다른 뮤지션들이 준 곡들도 있는데 아직은 공개를 늦추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에서 한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작업한 곡들이 있는데 아직 출시 시기는 미정입니다.

    - 자신의 이름을 내건 노래가 한국 시장에 나오기 직전입니다. 좀 긴장되지 않나요?

    ▲다르네 = 너무 많이 긴장돼요. 흑인 여성으로서 최초로 한국의 프로듀서와 손을 잡고 앨범을 내는 일이잖아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고, 한국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받아들이실지도 너무 궁금하고 기대가 돼요. 함께 녹음 할 '지헤라'와 사전 미팅을 한 적이 있는데요. 자신의 팔을 제 팔에 갖다대더니 "우리 피부색이 비슷하다. 그러니 같은 인종이야"라고 웃으며 말하더군요. 한국이 백인이나 황인, 흑인을 특별히 구분하는 국가가 아닌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 제가 보기에 다르네씨는 너무 아름다우시고, 뮤지션으로서의 역량도 탁월하시기 때문에 언젠가는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모두가 저 같은 생각이라면 이번 음반도 대 히트를 칠 텐데요. 장담하기는 힘들군요.

    ▲다르네 = 오늘 기자님 의상 스타일이 너무 좋으신데요. 지금 이 시간이 한국에서 진행한 투어 일정 중 가장 재미있고 뜻 깊은 것 같습니다. 호호.

    - 음악에 대한 제 시각은 스스로 굉장히 대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르네씨는 한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스타일의 가수라고 생각해요. 외모나 음악 스타일, 자신만만한 태도 등 성공할 수 있는 요소가 아주 풍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무척 궁금해집니다. 어떤 방식으로 한국 시장에 접근하실 계획인지 알고 싶습니다. 

    ▲EWA 양승진 팀장 = 원래는 다르네라는 뮤지션을 한국에 소개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세월호 사건이 터진거죠. 이 사건 때문에 프로젝트의 방향을 완전히 틀었어요. 이번 추모 앨범은 다르네가 먼저 저희에게 제안했던 내용이에요. "자기가 (이들을 돕기 위해)뭘 할 수 있겠느냐"고 저에게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다만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선물해라"라는 조언을 건넸어요.

    한국에 와서 많은 뮤지션들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아마 월드컵 시즌이 끝난 뒤엔 한국 팬들에게 보다 많은 음악을 들려드리려 노력할 겁니다. 한국에서도 이제 영어로 노래를 부르는 뮤지션들이 많아졌어요. 재미교포 2세들도 활발히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저희는 "이게 바로 미국 음악이다"라고 접근하고 싶지는 않아요. 음악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나고 함께 작업하는 게 전부죠.

    서양과 동양의 뮤지션들이 만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그게 바로 다르네가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이유예요. 한국 뮤지션과 서양의 뮤직 디렉터가 만나 다양한 콜라보 작업을 시도하고, 그래서 '동서양 음악이 이렇게 화합될 수도 있구나'라는 점을 느껴보고 싶어요. 

    - 한국 시장에 한국 팬들을 위한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최초의 흑인 여성이 되셨는데요. 이 얘기는 결국 한국 가수들과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겠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겠죠. 따라서 한국 음반 시장에 대한 분석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미래의 동료이자 경쟁자가 될 한국 가수들에 대한 느낌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EWA 양승진 팀장 = 상업적으로 접근하거나 성공하려는 생각은 처음부터 배제하고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어떤 전략을 갖고 시장 분석을 한 적도 없습니다. 현재 저희들이 목표로 삼는 것은 오로지 음악을 하는 것입니다. 이번 프로모션 투어도 다르네가 '자비'를 들여 온 것입니다. 스스로 돈을 내 음반을 만들고 한국까지 찾아온 거예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에서 앨범을 내는 일이 상업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기대가 아주 커요. 이번에 인디 밴드들과 홍대에서 라이브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요. 불과 10명 정도 둘러 앉은 미니 콘서트 형식이었지만 다르네는 그 순간이 무척 짜릿했다고 해요.

    그냥 이 친구의 목표는 그렇게 음악을 하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서 함께 음악을 하는 거예요. 이번에도 노민우씨의 기타 연주를 듣더니 즉석에서 미국으로 초청하겠다고 하더군요. 

    -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한국 남성들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다르네 = 되게 핫한 것 같으면서도 대단히 스위트해요. 미국 사람들과 비교하면 아주 부드럽고 달콤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계속 웃기만 하고, 표현은 잘 안하는 것 같더라고요. 달콤한 이야기를 하고 아주 예의가 바르게 행동을 하는데 그뿐이에요. 제가 상대방을 긴장하게 만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예쁘다" "섹시하다"고 말한 하고 그냥 지나가버려요. 무슨 언어적인 문제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놀랐던 점은 한국의 아이돌이 다들 예쁘다는 점이에요. 남자들이 화장을 하는 게 너무나 신기해요. 미국에서는 이런 남성들을 '매트로 남성'이라고 부르는데요.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많이 타지만 굉장히 스위트해요.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풀장에 간 적이 있는데요. 다 모델들인 줄 알았어요. 죄다 근육질에다가 얼굴도 잘 생기고..


  • -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전해주실 말이 있다면?

    ▲다르네 = 솔직히 제가 어떤 얘기로 위로를 해도 잃어버린 아이들을 되찾을 수는 없는 일이죠. 이 부분에 대해선 뭐라드릴 말이 없네요. 다만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이들이 이번 사고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으며 함께 추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주시고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국적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되겠지만 빨리 사태가 수습돼서 국가적으로도 안정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로 저는 몹시 화가 나고 슬픈데, 정작 발벗고 나서는 해외 아티스트들은 없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쉽네요. 제가 한국에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자체가 감사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힘이 됐으면 합니다.

    제가 똑같은 아픔을 겪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학대 같은 아픔을 이겨낸 경험이 있는 만큼, 현재 낙담하고 계신 분들에게 몇 마디는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선 이겨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여러분들도 부디 마음을 굳게 먹고, 좌절하지 말고 힘을 내셨으면 해요.

    - 끝으로 미래의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르네 = 저의 노래를 좋게 들어주신 한국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미래의 팬이 되실 분이라면 저를 응원해 주셨으면 해요. 응원을 많이 받는 만큼 더 열심히 노래하고 앨범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EWA 양승진 팀장 = 기본적으로 다르네가 한국에 온 취지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누구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어떻고 어떤 음악이 유행하는지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에 와보니 어떻더라는 것을 직접 느끼고 싶은 거죠. 그래서 전략이나 그런 것들이 저희에게는 중요치 않아요. 아무튼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사진 제공 = EWA / 피알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