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마는 언제 어디서나 장사 한다

    악마는 언제 어디서나 장사한다.

  • ▲ 류근일 뉴데일리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 류근일 뉴데일리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우주적 존재론을 선(good)과 악(evil)의 대결로 설정하는 관점이 있다. 일부 종교가 특히 그렇다.
    이걸 과학적으로 증명할 길은 없다.
    그러나 정말 그런 게 아닌가 하고 느낄 때가 있다.

    세월호 비극 주변에서도 그점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악마가 발동하고 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침몰한 배의 선실 안에 갇혀있는 생존자인 양,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살려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띠운 악마들.
    이건 인간이 아니라, 인간에게 씐 악마,
    악령의 얼굴이라고 밖엔 설명할 길이 없다.

    가족들에게 은근이 다가와
    “1억 주면 배 안의 당신 아이를 꺼내주겠다”고 하는 악마의 상혼(商魂).
    절망적속 부모 심정을 착취하려는 악(惡)의 화신(化神)이다.
    법원 주변에서 피고인 가족에게 달라붙는 법조 거간꾼들,
    중병에 걸린 환자 가족들에게 다가서는 사이비 도사(道士)와 가짜 만병통치약 호객꾼들.
    이런 무리들이 다 그런 유형이다.
    이들 역시 인간이 아니라, 인간 영혼을 타고 앉은 악령의 얼굴이다.

    MBN이라는 종편 TV가
    거짓말 상습범 홍가혜란 [입]을 인터뷰해 방영한 망신살도 미디어에 씐 악마의 장난이다.
    요설(妖說)인즉  "정부가 민간 잠수부들에게 약속한 장비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악마의 자회사(子會社)가 된 좀비가 잇달아 MBN을 손자회사로 계열화한 꼴이다.
    언론 [창달]인지 [양달]인지를 하는 줄 알았더니, 아니 이게 웬 개망신...

    매스 데모크라시(대중민주주의)의 매스 컴 판에서는 이렇듯,
    매스(mass)들이 악마와 계약을 맺어서라도 화려한 [막장] 무대에 올라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한다.

    지금 언론들은 만만한 정부만 쥐잡듯 하고 있다.
    관료들이 우왕좌왕 하는 구석은 물론 있다.
    집계 숫자를 자꾸만 헷갈려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초동 단계에서 가족들에게 자상한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물론 야단맞을 일들이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다급하게 현장에 달려간 것이다.

    그러나 허둥대기로는 지금 정부만 그러는가?
    언론은 허둥대지 않나?

    MBN의 경솔하기 짝이 없는 실수와 사과(謝過)부터가 초특급 허둥댐이었다.
    언론은 또, 딱히 보도할 게 없으니까 똑같은 질문들을 패널들에게 계속 던지고 있다.
    “선장과 승무원들이 맨 먼저 배를 버리고 도망쳐 나왔는데요~~”. 
    그러나 이건 나흘 동안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그래서 이젠 전혀 뉴스랄 것도 없는 구문(舊聞)에 불과하다.
    이거야말로, 뭐라고 계속 떠들기는 해야겠는데 딱히 더 떠들 게 없어,
    한 소리 또 하고 한 소리 또 하고 하는 언론의 허둥댐 아닌지?

    기자들게에 있어 관(官)은 까라고 있다.
    그러나  [의례 그러는] 스테레오타이핑(stereotyping)이 되진 말아야 한다.
    그나름의 편파보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고 열나게 하는 공무원도 있지 않겠나?
    물속 세월호에 진입하려는 잠수요원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있다.
    그들의 노고에 공정(fair)한 시선을 보내야 한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