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과 욕망] 자극했다는 점에선 부전여전(父傳女傳)! [정신과 영혼]은 누가?
  • 그녀가 말하지 않은 비밀


  • "통일은 대박이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이 화제다. 햇볕논리를 가장 단순명료한 카피로 박살내버렸다.ⓒ
    ▲ "통일은 대박이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이 화제다. 햇볕논리를 가장 단순명료한 카피로 박살내버렸다.ⓒ


“통일은 대박이다”


마침내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에서
“통일, 즉 자유통일이 대박이다”란 말이 나왔다.

사실 이 말 자체는 여러 사람이 했던 말이다.
신창민(중앙대 명예교수)이 썼던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박세일이 주구장창 주장했던 “선진통일”의 뜻이기도 하다.
재야에선 지난 7,8년 전부터
꾸준히 [자유통일]이란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핵심 슬로건으로 자리잡았다.

필자가 지난 10월에
결혼축가로 널리 쓰이는 슈타인-쏭(Stein Song)의 가사를 바꾸어 만든 노래
<자자세 행진곡>은 이렇게 선언한다.

소리 높여 외쳐라 하늘이 떠나가게
유민주 유통일계시장 우리의 길
종북 친북 떼촛불 진실과 생명의 적들
여기 떨쳐나선 동지 그들을 무찔러 부수네

무찔러 끝까지유민주 위해서 끝까지
무찔러 끝까지 유통일 위해서 끝까지
무찔러 끝까지 계시장 우리 길이네
겨레의 큰 얼은 우릴 웃으며 보듬네

소리 높여 외쳐라 하늘이 떠나가게
유민주 유통일 계시장 우리의 길
종북 친북 떼촛불 진실과 생명의 적들
여기 떨쳐나선 동지 그들을 무찔러 부수네

☞   http://www.youtube.com/watch?v=J-rUGVZcAHg


그러나 재야와 지식인의 주장과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담론이며
후자는 권력이다.
전자는 생각이며
후자는 정책이다.

대통령이 “(자유)통일은 대박이다”라고 선언함으로써
[햇볕망령]은 완전히 개박살 났다.

 

 

1. 햇볕논리는 [물질에 관한 욕망]을 비열하게 악용했다

 

햇볕논리는 이런 주장이다.

“통일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
그거 다, 니 세금으로 내야 할 텐데?

자유통일하려다간 전쟁 일어나.
그거 다, 니들이 나가서 죽어야 할 텐데?

좀 냉정해져 봐.
전체주의라도 괜챦은 거야.
같은 민족이잖아?
조금씩 도와주면 알콩달콩 잘 살 수 있어!”


햇볕논리는
민족을 위함도, 통일을 위함도 아니었다.
한편으론 “통일의 비용”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의 위험성”으로 겁을 주는 것—
이것이 바로 햇볕논리이다.

돈과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물질에 관한 욕망]을 악용한 비열한 사기극—
이것이 바로 햇볕논리이다.

“비열하다”고 말하는 것일까?

인류 최악-인류 최후의 극악한 전체주의 체제--
[김조(金朝) 신성(神性) 전체주의] 체제에 대해, 
“그래도 좋아”라고 세뇌시켰기 때문이다.


  • 방부재 속에 누워 영생을 꿈꾸는 김일성. 수백만명의 동족을 학살한 그가 좌파이고 진보라고? 흉칙한 전체주의 사교집단의 교주에 불과할 뿐이다.ⓒ
    ▲ 방부재 속에 누워 영생을 꿈꾸는 김일성. 수백만명의 동족을 학살한 그가 좌파이고 진보라고? 흉칙한 전체주의 사교집단의 교주에 불과할 뿐이다.ⓒ

  • 방부제 속에 누워 영생을 꿈꾸는 학살자 김일성.

  • 지 애비처럼 방부처리 되어 영생을 꿈꾸는 잔인한 도살자 김정일. 그가 진보? 전체주의 사교집단 계승자에 불과하다.
    ▲ 지 애비처럼 방부처리 되어 영생을 꿈꾸는 잔인한 도살자 김정일. 그가 진보? 전체주의 사교집단 계승자에 불과하다.
                    지 애비처럼 방부처리 되어 영생을 꿈꾸는 도살자 김정일.
                           이 사진들이 [북한 전체주의]의 정체를 간단명료하게 보여준다.


    햇볕논리는,
    삶과 실존에 관한 근본적 가치판단을 마비시킨 것이다.
    도덕-원칙-가치 전체를 붕괴시킨 것이다.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존엄과 자긍심을
    [반(反)민족적인 수구 꼰대의 오기]로 매도한 것이다.

     

     

    2. 깡통진보의 저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the Old Man)

     

    이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은
    깡통진보 진영의 간판급 국사학자 한홍구이다.
    그의 눈에는 대한민국은
    “‘반(反)민족적인 수구 꼰대”
    들이 만들어 운영해 온,
    수치스런 식민지에 지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그 (군국)소년들이
    어려서 입은 마음속의 일본 군복을 벗지 못한 채, 반공청년이 되어
    병영국가를 만들고,
    이제는 군국노인이 되어
    전쟁불사를 외치는 그런 나라다"

    -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 이런 사람이 개념있는 지식인으로 대접받고 있다. 한홍구야말로 [깡통진보]와 [종친떼](종북-친북-떼촛불 복합체)의 속성이 무엇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아이콘이다.ⓒ
    ▲ 이런 사람이 개념있는 지식인으로 대접받고 있다. 한홍구야말로 [깡통진보]와 [종친떼](종북-친북-떼촛불 복합체)의 속성이 무엇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아이콘이다.ⓒ

    햇볕논리는,
    한국인의 정신에서
    “머리의 정직성”(intellectual integrity)이라 불리는,
    인류가 가장 최신에 획득한 미덕을 제거했다.
    또한 햇볕논리는,
    한국인의 영혼에서
    (고통 받는 동료 인간에 대한) “공감능력”(sympathy)이라 불리는,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간직해 온 미덕을 제거했다.

    한반도 반만년 역사상
    가장 많은 인간을 가장 참혹하게 억압한 사람은
    인류 최악-최후의 전체주의를 만들어 운영해 온,
    [김조(金朝) 3대]
    이다.

    마찬가지로,
    한반도 반만년 역사상,
    가장 많은 인간을 가장 깊게 타락시킨 사람은
    햇볕논리를 정책으로 만들어 세뇌시킨,
    김대중이다.


  • 햇볕논리의 대표주자는 누가 뭐래도 김대중이다.ⓒ
    ▲ 햇볕논리의 대표주자는 누가 뭐래도 김대중이다.ⓒ

    그래서 급기야 2005년에는
    “국군과 인민군이 서로 힘을 합쳐,
    순수하고 아름다운 민중을 받들어 모시고
    미군과 싸운다”
    라는 환상을 세뇌하는
    <웰컴투동막골>이란 영화가 만들어져 블록버스터가 되기도 했다.
    평론가들은 이 끔직한 영화에 대해 평균 평점 8점을 주었고,
    일반인들은 8.93을 주었다.
    영화를 기획하고 만든 사람,
    영화에 대해 평론한 사람,
    영화를 보고 즐거워 한 사람—
    이들은 모두 인간에 내재된 타락과 어리석음의 표본일 뿐이다.


  • 이 땅에서 미군을 몰아내자는 환상을 세뇌하는 영화가 바로 <웰컴투동막골>. 깡통진보-종친떼 문화권력의 선전영화에 다름 아니다. ⓒ
    ▲ 이 땅에서 미군을 몰아내자는 환상을 세뇌하는 영화가 바로 <웰컴투동막골>. 깡통진보-종친떼 문화권력의 선전영화에 다름 아니다. ⓒ

    대한민국은 [정신과 영혼]에 관한 황무지가 되었던 것이다.

    정신과 영혼에 관한 황무지를 그린 작품이 있다.
    미국 최고의 현대 소설가 중의 한 명인 코맥 맥카시(Cormac McCarthy)가 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그 작품이다.
    거기에 등장하는 연쇄살인범 치거(Anton Chigurh)는
    [세상과 당당히 맞서는 에고(ego)가 되기 위해] 무참한 살인을 저지른다.

     “정신과 영혼이 황무지가 된 상태에서는,
    에고(ego)가 [주체적 인간]이 되기 위해 선택하는 전략은
    살인이 될 수도 있다”
    --
    맥카시는 이 같은 음울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나아가, 그는 이런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만약 현대문명(modernity)이 이런 황무지가 된다면,
    [인간의 고통에 관한 공감능력]이라는 미덕은
    꼰대(노인)의 개꿈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런 황무지는,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간직해 온 미덕—공감능력—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살 수 없는 나라가 된다.
    그래서 소설의 제목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이다.”


  • 이 소설은 코엔 형제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2008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4개부문에서 수상했다.ⓒ
    ▲ 이 소설은 코엔 형제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2008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4개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렇다.
    햇볕논리에 의해,
    북한-전체주의 체제 아래에서 고통받고 있는 반쪽 겨레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은 [꼰대]가 되어 버렸다.
    그런 근본적인 공감능력은 [꼰대 근성]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깡통진보들은,
    1990년경부터 우리 귀에 대고
    “꼰대를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고
    바락바락 저주를 퍼부어 온 것이다.

    햇볕논리의 문화선전대 역할을 맡아온 깡통진보의 지식-문화권력은,
    이렇듯 북녘 동포에 대해 가슴아파하는 공감능력을
    [꼰대스러운],
    [노인스러운] 것으로 몰아붙여 왔다.
    상대를 [정신적 노인]으로 낙인찍고,
    노인에 대한 [지식-문화적 숙청]을 저질러 온 것이다.

    이에 발을 맞추어,
    깡통진보의 정치선동가들은
    [생물학적 노인]에 대한 정치적 숙청을 저질러 왔다.

    “노인들은 투표하지 마세요”

       - 정동영(민주당 전 대통령 후보)

    “서울시청역 지하철 계단을 키 높이로 만들어서
    노인들로 하여금 못 돌아다니게 해야 한다”

       - 김용민(저질욕설 방송 <나꼼수> 진행자, 전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 정동영(오른쪽)과 김용민. "꼰대를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악담을 퍼부었다.ⓒ
    ▲ 정동영(오른쪽)과 김용민. "꼰대를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악담을 퍼부었다.ⓒ

    이런 말은 반인륜적-패륜적 선동이다.

    햇볕논리는
    권력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정신과 영혼에 관한 황무지]로 만들었고,
    그 황무지에서는
    (깡통진보의 기준에 의한) [지식-문화적 노인] 혹은 [생물학적 노인]
    숙청-도태되어 왔다.

     

    3. 박근혜는 [물질에 관한 욕망]을 사용해 햇볕논리를 박살냈다

     

    햇볕논리는,
    세금위협-전쟁위협을 통해,
    [물질에 관한 욕망]을 자극해서,
    [자유통일]을 두려워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 박근혜의 발언은
    “자유통일이 새로운 프론티어다”라고 선언함으로써,
    [물질에 관한 욕망]을 자극해서 햇볕논리를 개박살 냈다.
    햇볕논리의 뿌리--[물질에 관한 욕망]을 빼앗아 온 것이다. 

    부전여전(父傳女傳)이다. 


    박정희 역시,
    [물질에 관한 욕망]을 해방시켰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고급스런, 골아픈 정치철학-도덕철학 차원에서 반공을 가르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물질에 관한 욕망]을 해방시켜
    [북한 공산전체주의]의 위협을 개박살냈었다.

    박정희는,
    “잘 살아 보세”--
    이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반공운동이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 "잘 살아 보세"란 말로 [물질에 대한 욕망]의 분출을 이끌어 내어 산업화을 이뤄낸 박정희. 모래밭에 세운 포항제철을 박태준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 "잘 살아 보세"란 말로 [물질에 대한 욕망]의 분출을 이끌어 내어 산업화을 이뤄낸 박정희. 모래밭에 세운 포항제철을 박태준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공산전체주의]는,
    “빈부 격차 없는 평등사회를 만들어 잘 살아 보세!라는 주장이다.

    박정희는,
    경제발전을 통해 [잘 살아 보세!]”라고 주장했다.

    [잘 살아 보세!]라는 욕망의 목표는 동일하지만,
    그 욕망을 이루는 에너지는 전혀 다르다.
    [공산전체주의]는,
    원한과 복수욕을 에너지로 삼았다.
    박정희는,
    분발심과 땀을 에너지로 삼았다.

    [공산전체주의]박정희 사이의 차이는,
    [햇볕논리]박근혜 사이의 차이와 아날로지(analogy)가 있다.

    햇볕논리는,
    김조(金朝) 전체주의 비위를 맞추어 잘 살아 보세!”라는 주장이다.

    박근혜는,
    자유통일을 이루어 잘 살아 보세!’라고 선언했다.

    박정희는,
    [잘 살아 보세]라는,
    [공산전체주의]가 사용해 온 [물질에 관한 욕망]을 잡아 채어 거꾸로 돌려
    공산전체주의를 찔렀다.
    박근혜 역시,
    [잘 살아 보세]라는,
    [햇볕논리]가 사용해 온 [물질에 관한 욕망]을 잡아 채어 거꾸로 돌려
    햇볕논리를 찔렀다.

    그래서 부전여전(父傳女傳)이다.  

     

    4. 120년의 과제: [물질과 욕망]의 해방

     

    동학봉기 이후 지난 120년 동안 대한민국의 역사는,
    [정신과 영혼] [물질과 욕망] 속에 몸을 숨겼던 시대였다.
    불교와 기독교, 동양사와 세계사, 전통과 현대문명,
    양쪽 모두를 뿌리까지 이해하고 있었던 우남 이승만조차,
    [정신과 영혼]에 관해서는 단 한 편의 칼럼을 남기지 않았다.

    어찌 하고 싶은 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을까?
    너무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 마디 하지 않았다.

    이승만의 시대를 포함한 지난 120년의 세월은,
    현대문명이 던지는 첫번째 과제—
    [물질과 욕망]을 마스터하는 것이 [시대의 사명]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승만[정신과 영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두 가지 예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첫째,
    1933년 제네바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는 이해 초에 국제연맹 회의장으로 달려가
    만주에서의 일본의 만행을 알리는
    팜플렛 《Koreans in Manchuria》(만주의 한국인들)을 뿌려서
    일본을 국제연맹으로부터 쫓아내는 일에 성공한다.
    그리고 제네바 근교 쉴롱 성(Château de Chillon)에 두 번이나 찾아간다.
    그 성의 지하 감방에는 16세기 스위스 종교전쟁 때 사람들을 가두었던 지하감방이 있다.
    바이런(Lord Byron)은 이 성에 갇혔던 죄수를 소재로
    <쉴롱의 죄수>(The Prisoner of Chillon)
    라는 명시를 남겼다.
    아버지, 형이 감방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 보아야만 했던 사람,
    오랜 시일이 지난 후 풀려났지만 자신의 고향, 친척, 친구가 모두 사라져버린
    낯선 세상을 감당했어야만 되었던 사람을 그린 슬픈 시이다.
    우남은 그 바쁜 와중에 이 성에 두 번이나 가서
    죄수가 묶여 있던 돌기둥을 만졌다.
    온갖 감회가 사무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일기에 이렇게 짤막하고 무뚝뚝하게 썼다.

    “쉴롱 성에 두번 째로 갔다.
    죄수가 묶여 있던 돌기둥을 봤다.
    바이런이 자기 이름을 새겨 놓은 것도 봤다.”  


    둘째,
    우남이 구례 화엄사에 가서 남긴 14자의 한문이다.
    우남은 불교, 특히 화엄사상을 깊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전국의 유서 깊은 화엄 사찰들을 거의 모두 방문했다. 
    그러나 절에 가면 현판만 썼을 뿐 자신의 생각은 남기지 않았다.
    단 하나의 예외가 구례 화엄사이다.

    거기서 그는 다음과 같이 썼다.

    新羅百濟桑海地
    華嚴依舊大江流

    신라와 백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땅에
    화엄만 예와 다름없이 큰 강으로 흐르네


    나는 이 14자야말로
    우남이 얼마나 자기자신을 억제하고 살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지난 120년 세월 동안 한국인의 당면 과제는
    [물질과 욕망]의 해방—그것이었다.

    이승만의 행운은,
    [물질과 욕망]에 달통한 박정희를 그 후계자로 두었다는 점이었다.
    박정희의 불행은,
    [정신과 영혼]에 달통한 철학자-예술가들이
    그가 숨지고 34년이 지나도록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의 정신과 영혼은 메말랐다.

    언론인-정치인-교사조직이 교학사 교과서를 테러해 죽여버린 것만 보아도,
    우리의 정신과 영혼이 얼마나 황폐해져 있는지 너무나 잘 알 수 있다.
    지식층이 이토록 흉악하고,
    학부모가 이토록 무기력하며,
    교육감 이하 교육공무원이 이토록 무능하다는 것이야먈로
    대한민국 최대의 문제이다.
    대한민국을 수치스런 나라로 폄훼하고,
    경제발전을 달랑 한페이지 밖에 다루지 않는 교과서를 사용해서 청소년을 세뇌시키는 폭력을,
    말릴 길도, 극복할 길도 요원하기만 하다.

    그렇다.
    우리는 지극히 물질주의적인 문명 속에 살고 있다.
    [물질과 욕망]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동하고 있는 문명이다.
    그래서 [정신과 영혼]에 달통한 철학자-예술가가 등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만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아니다.
    [오직 생명과 진실만을 바라보는 지극한 마음]이 있다면
    [물질-욕망][정신-영혼]과 어우러질 수 있다.
    [오직 생명과 진실만을 바라보는 지극한 마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쌓여 간다면,
    어느 순간,
    박정희가 숨진 지 34년이 지나도록 등장하지 않고 있는 철학과 예술이
    한 방에 그 위대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천사백 년 전 원효는 이렇게 말했다.

    [오직 생명과 진실만을 바라보는 지극한 마음](至公)이 있기에,
    움직임과 멈춤이 서로 꼬리를 문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의식하지 않는 공정한 마음](無其私)이 있기에,
    더러움과 맑음이 서로 어울린다.
    더러움과 맑음이 어울리기에,
    초월과 속진(俗塵)이 하나가 된다.
    움직임과 멈춤이 서로 꼬리를 물기에,
    대류와 순환이 생긴다.
    대류순환이 있기에,
    느낌과 뜻이 통하게 된다.
    초월과 속진이 하나가 되기에,
    시시콜콜한 분별이 끝장난다.
    시시콜콜한 분별이 끝장나기에,
    [거대한 영혼의 바다]를 보게 된다.
    이 바다를 마음 속에 모시는 자는,
    그림자와 메아리를 타고 다닐 수 있기에 가로막힘이 없다.
    이 바다를 향해 기도하는 자는,
    세상 사람이 받드는 개념과 이미지를 모두 부수고 나서도
    그 영혼을 의지할 곳이 있다.
    “그림자와 메아리를 타고 다닌다”는 것은,
    모양새와 이야기를 뛰어넘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이 받드는 개념과 이미지를 이미 다 부수었거늘
    새삼 무엇을 더 뛰어넘고
    새삼 어디에 또 귀의한다는 말인가?

    이를 두고 [무도덕(amorality) 속의 지극한 도덕]이라 부르고,
    [부정 속의 총체적 긍정]이라 일컫는다.    

    有至公故 動靜隨成.
    無其私故 染淨斯融.
    染淨融故 眞俗平等.
    動靜成故 昇降參差.
    昇降差故 感應路通.
    眞俗等故 思議路絶.
    思議絶故 體之者 乘影響而無方.
    感應通故 祈之者 超名相而有歸.
    所乘影響 非形非說.
    旣超名相 何超何歸.
    是謂 無理之至理 不然之大然也.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의 발언은,
    [자유통일][물질과 욕망]의 차원에서 해석한 것이다.

    그런데 [자유통일][물질과 욕망]의 차원으로만 충분한 것일까?

    우리는 “대박”이기 때문에 통일하는 것이고,
    “손해”이기 때문에 분단하는 것일까?

     


    5. 우리는 박근혜와 다른 언어, 다른 문맥을 찾아야 한다


    이제 우리 사회는 다원적-다층적인 사회가 되었다.

    이승만이나 박정희 시대는,
    뛰어난 대통령이 그 시대의 언어와 문맥을 형성하고 주도하던
    [독창(獨唱, Solo)의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대통령이 사용하는 언어-문맥과,
    시민이 사용하는 언어-문맥이 다르며, 달라야 한다.

    대통령은 [물질과 욕망]의 차원에서 [자유통일]을 해석하라.
    우리는 [정신과 영혼]의 차원에서 [자유통일]을 해석한다.

    대통령은 [물질과 욕망]의 문맥에서 [자유통일]이 가져올 [번영]을 예언하라.
    우리는 [정신과 영혼]의 차원에서 [자유통일]이 가져올 [인간성숙]을 예언한다.

    우리는 감히 선언한다.

    [자유통일]은,
    경제 [대박]에 관한 문제를 넘어,
    개인 실존 차원의 자긍심-원칙-도덕에 관한 문제다!”


    전체주의는,
    [이승에서 인간을 구원하는 국가체제를 만들겠다]
    라는 정치 사교(邪敎)이다.
    그 중에서도 [김조(金朝)-전체주의]는,
    김씨 일족을 신으로 떠받드는 인류 최후-인류 최악의 전체주의이다.


  • 인류최악-최후의 [김씨 왕조 전체주의]를 끌어가는 3대. 왼쪽부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 인류최악-최후의 [김씨 왕조 전체주의]를 끌어가는 3대. 왼쪽부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이에 대해,
    도덕 차원에서 단죄하고,
    정치 차원에서 증오하고,
    영혼 차원에서 저주하지 않는다면,

    이는,
    [나]
    라는,
    우주 전체의 무게만큼 무거운,
    [개인 실존의 뿌리]
    [뽑아내는 짓]에 다름 아니다.

    이 흉악한 악마의 체제 밑에서
    70년 가까이 산송장으로 시들어온 2천5백만 겨레에 대해 고통하지 않는다면,

    이는,
    [나]라는,
    우주 사물 하나하나만큼 소중한,
    [개인 실존의 가치] [짓뭉개는 짓]에 다름 아니다.

     

    [햇볕논리]는 국가 정책으로 그런 흉측한 짓을 부추겼었다.
    [개인 실존의 존엄성-원칙-도덕-가치]를 박멸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가정책이었던 것이다.
    [개인 실존의 존엄성-원칙-도덕-가치]를 경멸하는 것이
    깡통진보와 [종친떼](종북-친북-떼촛불 복합체)의 선동선전이었던 것이다.

    그렇다.
    우리, 각성한 시민은
    이 같은 살벌한 실존 차원의, 영혼 차원의 가치판단을 표현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은 이를 표현할 수도 없으며 표현해서도 안 된다.
    대통령은,
    [물질과 욕망]의 차원에서
    [자유통일이 대박]
    이라고 선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

    나머지는 우리, 시민의 몫이다.
    [자유통일]이라는 비전에
    영혼차원, 정신차원, 도덕차원, 실존-가치차원을 구축하는 것—
    이것은 온전히 우리 시민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시민은 그 영혼과 정신이 자유스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시/민/만/세!



  • 박성현 저술가/뉴데일리 주필.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도 일체 청구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두두리 www.duduri.net 를 운영중이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웹사이트 : www.bang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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