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을 분석했다...김정은은 강경파에 잡힌 [수령 연기자] 신세!
  • 김정은은

    강경파에 둘러싸인

    수령 연기자일 뿐

    장성택 처형을 통해 본 김정은 정권의 변화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탈북 통전부 간부, 시인


    "김정일 때에는
    당의 노선과 정책을 말할 때에는

    반드시 그 앞의 수식어로 수령의 영도가 강조된다.
    [당의 조직적 의사]는 전체의 의미에서
    찬성과 투표를 할 때에만 사용된다."


    장성택의 여성문제까지 공개한 것은 김경희에 대한 도전


      

  • 조선중앙통신사가 보도한 정치국 회의 결정에는
    장성택의 부화방탕한 사생활까지 거론된다.
    외부에선
    김경희와 장성택의 사이가 이미 전부터 좋지 않았다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북한 내부에선
    수령 뿐 아니라
    친인척의 존재는 물론 사생활을 발설하는 것 자체가 엄격한 불법이다.
      
    외부의 시각에서 보면,
    치졸한 처형방식이라고 비웃을 수 있겠지만
    북한 주민들에겐 유례없는 충격이다.

    김정일의 누이인 김경희가 그 정도로 무시되고 초라한 여자였는가?

    수령은 절대 신인데,
    친인척들은 인간 이하로 타락했었단 말인가?

    하는 강한 의문과 함께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김정은의 정치국 회의는,
    그렇듯 감히 거론돼서도 안 될 수령 가문의 성역까지 침범하며
    장성택의 흠집 내기에 최선을 다했다.
    장성택의 반당 반혁명적 범죄까지는
    수령 일가에서 영원히 제거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여자 문제를 거론한 것은
    김경희의 명예도
    동시에 빼앗는 극도의 모독이고 경멸이다.
      
    북한 간부들은
    식솔 중 한 명이 죄를 지어도 가족교양에 소홀했다는 죄를 물어
    가족혁명화 명목으로 해임 처벌을 받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정은의 유일영도체제가 아니라
    강경파 세력의 쿠데타 야망이 더 절실해서
    김경희의 인격까지 함께 묻어버린 정치국 회의 결과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는 대목이다. 


      


  •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의 발언은 왜 빠졌나?

      
    장성택 숙청을 결정한 정치국 확대 회의 보도에는 첫 머리에
    "김정은 동지께서 정치국 확대 회의를 지도하시였다"고 했다.
    그러나 확대회의 과정이나
    장성택 숙청을 결정하는 마지막 설명에서도
    김정은에 대한 언급은 단 한 마디도 없다.

    아버지 김정일 정권에선 결코 있을 수 없는 해괴한 회의 마감이다.
      
    김정일을 모셨던 회의들에서는
    [위대한 지도]
    로부터 시작하여
    끝날 때도 반드시 무엇이든
    천재인 김정일의 [위대한 결론]으로 끝을 맺었다.

    그런데 이번 정치국 확대 회의에서는,
    신격화의 시작만 있고 끝은 없었다.

    마치 마네킹을 옮겨 놓은 듯
    김정은이 참석했다는 전제만 있지
    장성택의 반당 반혁명적 행위에 대한
    지도자의 [대노]
    향후 당의 순결성과 단결을 강조하는
    현명한 [지침]은 아예 없는 것이다.
      
    장성택의 여자문제까지 모두 공개한 통 큰 정치국 확대 회의에 비하면,
    김정은의 유일적 존재가 너무 미약하다.
    김정은이 정말로 고모부에게 배신감을 느꼈다면,
    누구보다 많은 말로 흥분했을 것이고,
    그 대단한 권위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조선중앙통신사>는 사진들을 남발했을 텐데 말이다.

    김정은은,
    자기의 정면에서 고모부가 체포되어 끌려나갈 때

    그 사악한 무리들에게 포위된 제 처지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장성택의 조잡한 죄명은 곧 김정은 신격화 권력의 불안


    <조선중앙통신사>가 보도한 장성택의 죄명에는,
    역사상 북한 간부들에게 들씌울 수 있는
    모든 범죄와 모독이 포함돼 있다.
    김정은의 권위를 지키는데는,
    사실 그렇게까지 많은 증거가 필요치 않은데도 말이다.
    왜냐하면 지도자의 유일적 영도는 당연한 것이고
    또 그 원칙의 잣대로
    아버지 김정일처럼 단호하게 처단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치도 누구를 설득하려거나 강압하기 위한 증거물처럼,
    장성택의 죄명은 장황하다 못해 조잡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그 문구들을 자세히 뜯어보면,
    불안하게 시작하고 이어진
    김정은 3대 세습 과정이 그대로 읽힌다.
      
    장성택의 죄명은
    "분파책동으로 자기 세력을 확장하고
    감히 당에 도전해 나서는
    위험천만한 반당반혁명적 종파사건이 발생하였다"

    시작된다.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분파책동] 용어이다.

    그렇다면,
    김정은의 충신들은 왜 처음부터 장성택의 분파행위를 견제하지 않았나?
    김정은의 고모부여서?
      
    정작 그 고모부를 숙청할 때에는
    신속한 결집력과 잔인함까지 보여준 그들인데,
    왜 장성택이
    "제도보위, 정책보위, 인민보위에 엄중한 해독적 후과를 끼치고",
    "국가재정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게 하고
    나라의 귀중한 자원을 헐값에 팔아버리는 매국노"
    가 될 때까지
    사전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단 말인가?

    그 자체가 직무유기를 넘어 똑같은 유일영도에 대한 배신이 아닌가?
      
    장성택이 김정은의 유일영도체제에서 탈선한 분파였다면,
    그에 반하는 또 다른 분파가 결집하여 첨예하게 대립했다는 해석으로밖에 안 된다.
    그런 갈등의 분파여서
    김정은이 고모부와 함께 현지시찰을 하는 그 뒤에서
    "오래전부터 알고 주시"했고,
    또한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어 장성택을 제거"하는 거사를
    "우리의 영원한 영도자이신 김정일 동지 서거 3년상"의 계기에 맞춰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쿠데타 식으로 벌인 것이다. 


    장성택 숙청 뒤에 부각된 김정은의 유일영도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 노동신문과 공개 매체들은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제를 새삼스럽게 강조해 나섰다.
    누구도 그 세습지위를 의심하거나, 부정하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가관은
    어제까지만 해도 지도자의 고모부였던 장성택을 향해
    일반 주민들의 분노까지 동원한 점이다.
      
    정치국 확대회의에서의 숙청을 굳이 사회적인 숙청으로 확대하고
    민심의 대못까지 박는 그 이유가 무엇인가?
    김정은에게 도전하면
    그가 누구든 가차없이 처형한다는 과시용 치고
    너무 막 나가지 않나 싶다.
    김정은의 유일지도체제란 본질적으로 절대적인 신격화 권위이다.
      
    정말로 김정은의 충신들이라면,
    그 신격화 권위의 절대화를 위해
    지도자의 고모부가 숙청의 극한에 몰릴 때까지 수수방관해서도 안 되고
    결말도 조용히 처리해야 정상이다.

    설사 철없는 김정은이 지시하고,
    바람 피는 남편에 대해 김경희가 야단쳐도
    신격화 명분과 존엄부터 우선 계산할 줄 아는 이성의 집단이 됐어야 한다.
     
    그런데 정치국 확대회의 결정서에는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은
    우리 당의 조직적 의사인 당의 로선과 정책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라는
    대목이 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당의 조직적 의사인 당의 노선과 정책"이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김정일 때에는 당의 노선과 정책을 말할 때에는
    반드시 그 앞의 수식어로 [위대한 영도자]가 강조된다.
      
    김정일의 선전부는
    "당의 조직적 의사인 당의 노선과 정책"이라는 식으로
    수령의 유일영도가 생략된 당의 노선과 정책을 말하지 않았다.
    [당의 조직적 의사]란 표현은
    전체적 관점에서 찬성과 투표를 할 때에만 주로 사용됐다.

    그렇다면 오늘날 김정은 정권에서 [당의 조직적 의사]
    강경파가 결집한 의사라는 뜻인지,
    그래서 김정은도
    그 무리의 노동당에 굴복하여
    고모부가 비참하게 끌려나가는 뒷모습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장성택 숙청을 통해 본 김정은 정권의 변화는,
    한 마디로 요약된다.
    김정은은,
    강경파에 둘러싸인 수령 연기자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 강경파는,
    살아있는 김정은의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안정적인 권력과 명분을 정당화시켜 줄
    죽은 김정일의 유훈 통치로
    북한을 지배하려 할 것이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